바람에게 - 유치환
바람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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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나는 알겠다. 네 말을 나는 알겠다.
한사코 풀잎을 흔들고, 또 나의 얼굴을 스쳐 가 하늘 끝에 우는 네 말을 나는 알겠다.
눈 감고 이렇게 등성이에 누우면 나의 영혼의 깊은 데까지 닿은 너. 이 호호(浩浩)한 천지를 배경하고, 나의 모나리자! 어디에 어찌 안아 볼 길 없는 너.
바람아, 나는 알겠다. 한 오리 풀잎마다 부여잡고 흐느끼는 네 말을 나는 정녕 알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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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마시집>(19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