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창의 인생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머나먼 약속도없이 몸을 따뜻하게 식혀주는 샤워도 하지 않은채
오늘도 하루를 낭비한다. 니 인생은 대채 무얼까, 님의 물음에 나는 답하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이쁘지 않는 차림을 한채 본체를 킨다.
본채를 키면 자유를 연상케하는 푸른 눈의 소녀 '세나' 가 날 반겨준다.
나는 미소를 머금은채, 미리 아이콘으로 생성해둔 '츄잉' 이라는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언제나 똑같은 느낌, 똑같은 장면 나는 이 장면과 느낌을 23년동안 반복했다.
허나 ,맨 먼저 알림이 있는지 없는지 재빨리 확인했다.
알림은 없었다는 걸 안 나는 모든 기분들이 다 빠져나갔다.
힘이 없어졌다. 눈을 아기고양이 처럼 뜬채 내가 매일 즐겨하던 게시판으로간다.
많은 글과 많은 덧글들, 그리고 내 취향 이 비슷한 이 게시판에서
나는 결코 빠져나갈수없었다.
오직 덧글을 쓰고 글만 쓴것뿐인대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 가버리는걸까?
모든게 슬프고 몸이 얼어나갔다. 입은 풀이죽었다.
이 나에게, 희망과 복을 주시오
모든 세상이 힘들고 슬프게 보였다. 내가 사는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
배 가 장구를친다. 아마 배고픈가봐, 라고 생각하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얼음같은 곳에서, 남은 식량은 그저 '깍두기 2개' '계란 빈통' '빈 생수병'
나는 한숨을 내쉰다. 어머니가 오실 때 까지 나는 다시 컴퓨터 방으로 향한다.
눈을 스르륵 뜨면 알림이 있다는 빨간색 N이라는 문자가 날 반긴다.
나는 내려 가 있던 입꼬리를 귀신처럼 확 올리며 얼른 버튼을클릭한다.
꽤 많은 글을 올렸기 때문에 알림이많다. 이날 보다 행복한 날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친목하지 말라고 욕을 먹었다.
하지만 여기서라도 친구를 사귀고싶었다...
중학교 때부터 내성적이었던 나는 따돌림을 당해왔다.
온갖 초코빵을 사오고, 냄새나는 다리에 쳐 맞고
현실 친구 따윈 없었다. 나는 그저 츄잉이 인생 전부 였다.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누구나 반겨주는 그런 정 많은 모습에 나는 반해버렸다.
나는 나쁜 넘이었다. 빵가격이 올라가자 나는 엄마에게 용돈을 더 올려달라!
왜 우리집은 이런 꼴이냐!? 라며 호통을 쳤다.. 그때 나는 매우 화나있었지만
엄마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ㅠOㅠ;; > >
나는 노진구보다 나쁜 넘이다. 찌질한 넘이지만 츄잉 멍청한 새키들은
나에대해 잘 모른다. 언제나 이용할수있고 언제나 엿맥일수있는 넘들이
바로 이 넘들이다.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 말을 건다. 그러나 그들은
내 얼굴도 모른채, 내 찌질이같은 조용한 음성도 모른채 그저 웃으며
반겨준다. 그들도 똑같다. 그들도 학교에서 친구란 없다. 내성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함께 어울려논다.
나는 이런 똑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많은 츄잉에 언제나 하루를 보낸다.
마치 내가 그림을 올리면 모두들 추천 10개는 넘어가 베도에가면
한번쯤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 일러스트레이터 나 해볼까? '
나는 그런 막연한 희망에 웃는다. 그래 나도 재능이있다며 자기합리화를 시전한다.
참으로도 인간은 한심하다. 쥐뿔 만큼도 안되는 재능을 마치 있다고 생각하니
풉, 웃음이 나와버렸다.
심심해서 자유 게시판을 가보면 ' 새벽까지 츄잉하는 ㅅㄲ들 특징' 이라는
글을 올려놨다. 나는 반쯤 화가 찬 감정에 한번 글을 보았다.
' 새벽 까지 츄잉하는 넘들은 다 학교에서 친구가없거나
걍 츄챵인생임 '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다. 사실 맞는 말이었지만
거기에 반박하면 나는 풀발기 했다고 욕을 오지게 쳐먹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넘도 다름 없었다.
그넘의 정보를 누르면 글은 104902개 덧글 439014개 였다.
나는 한숨을 쉰다. 그도 그저 똑같은 츄챵인생이라고.
내 정보를 누르면 글은 31902개 덧글 2130개
그 보다 작은 글과 덧글은 쓴 나는
' 나는 츄챵인생이 아니구나. 다행이다' 라며
합리화를 한다.
나는 캐릭간단배틀을 한다. 이거라도 잘해야
나에게도 장점이 생긴다는거 아닌가?
이런 나에게도, 모든 것이 희망찬 하루였으면 좋겠다.
오늘도 웃기를 100번 한채 본채를 끈다.
다리는 꽤 아프다 허나 괜찮다며 다리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고 이불을 덮는다. 그리고 오늘 츄잉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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