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 MAN
늦은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발길이 무겁다.
집으로 들어오지만 나를 반겨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 언제나 그렇지만 이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은 메꾸어지지 않는다.
... 작은 게임을 하나 하기로 했다.
어렸을 적에 가끔 학교에서 지루할 때 해봤던 게임이다. HANG MAN이라는...
기본 게임 방식은 유지하되, 하는 사람이 나 혼자뿐이니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예, 아니오로 적기로 하고 예가 나올 때마다 체크를 하기로 하였다.
첫번째 질문...
삶이 두려운가?
두번째 질문...
삶이 무거운가?
세번째 질문...
삶이 외로운가?
네번째 질문...
삶이 불행한가?
다섯번째 질문...
삶을 포기하고 싶나?
다섯번째 질문에 답을 한 순간, 난 의자를 밀치고 그대로 목을 밧줄에 걸었다.
꽉 조이는 줄로 인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잠시뿐이었고, 이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무언가 상쾌하다는 기분까지 느껴질정도로...
하지만 그 직후 느껴진 어두운 심연에 빠져드는 순간, 줄이 끊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망상에서 깨어난 것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삶이 힘들고 포기하고 싶지만 죽음보다 괴롭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망상에서만 목을 줄에 매단다. 현실에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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