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 박하
허수경 - 박하
우린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모르지
아침에 일어나면 내 목을 누르는 슬픔
그저 지나갔으면 했지만
매일의 손님이야, 이 슬픔은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아마도 내 아침의 버릇이겠지
네가 쓰러졌는데도 난 몰랐고
내가 우는데도 넌 몰랐지
꼭 우린 모르는 사람들 같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건
단 하나, 빛나는 우리 인생의 별
살아가는 거야, 서로 사랑하는 우리,
상처에 짓이겨진 박하 향기가 날 때까지
박하 향기가 네 상처와 슬픔을 지그시 누르고
너의 가슴에 스칠 때
얼마나 환하겠어, 우리의 아침은
어디에선가 박하 향기가 나면
내가 다녀갔거니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