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꿈을 꿀 때마다 계속 나타나는 사람이 있어~
주기적으로 험한 꿈을 꾸는 편이야.
기억이 날 때도 있고, 안그럴 때도 있는데 마른 눈물자국 때문에
또 꿈이 사나웠구나 하고 짐작을 하곤 했지.
몇년 간 그래왔지만 일어나서 생활하다 보면 또 금방 잊게되서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어. 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꿈은 다이어리에
살짝 적어두는 정도였고.
그런데 이번엔 이틀 연속으로 그래서인지 계속 기억에 남더라구.
또 신기한 일도 있어서. 적어볼까해..
예전부터 험한 꿈을 꾸면 나타나는 남자아이가 있어. 주로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꿈들인데, 괴로움이 절정에 다다르면 이 남자아이가 나타나.
남자앤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데려가. 그리고 한참을 걸어.
나는 그 아이가 나타나면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
예전부터 그래와서 익숙해진 것도 같고. 또 꿈에 그 아이가 나타나면
당분간은 별다른 꿈 꾸지 않고 푹 잠들곤 해서 반기게 되나봐.
그런데 이상한게 얼굴이 기억이 안나. 다른 인물들은(나를 공격하는?)
내 주변인물이기도 하고, 또 아니면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이라도 기억이
나는데. 이 아이는 손이나 팔목은 기억이 나도 얼굴은 기억이 안나는거야.
그냥 얼굴이 무척 하얗다는 것만 생각나고. 블러 먹인 것처럼
눈코입이 없엉... 무서울법도 한데 꿈속에서의 난 이 아이가 나타나면
마냥 좋아라하기만 해. (체구는 중고등학생 정도? 나랑 키가 비슷했으니까.)
아무튼 이번 꿈이 더 기억에 남은 이유는
남자아이와 나눈 대화내용이 짤막하게 떠올라서야.
그날도 어김없이 빛 하나 없는 깜깜한 곳에서 무서운 걸
보고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나타나서 밖으로 데려갔어.
그리곤 시장길을 함께 걸었지. 우린 웃으면서 이야길 나눴어.
(표정이 보이는 건 아닌데, 그냥 그렇게 느껴지더라. 웃고 있다고.)
걔가 그러는 거야 자기 어머니가 강원도인가 어딘가에서 가게를 한다고.
무슨 가게를 한다고 했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
걔 얘길 듣고 내가 바로 “순대국도 팔아?” 이렇게 물었어.
걔는 그렇다고 했고. 순대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나중에 어머님가게 가서 한번 먹어봤음 좋겠다. 라고 하니까.
걔가 순대국 좋아해? 하고 묻는 거야. 그래서 그렇다구. 좋아한다구 했지.
그리고는 잠에서 깼어.
깨고 나선 좀 웃었어. 꿈에서 순대국 드립한 내가 너무 웃겨가지구..ㅋㅋ
아무튼 그 아이랑 대화 나눴던 내용이 기억나는 게 좋아가지고
좀 업된 기분으로 시간을 보냈지. 그런데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순대국을 사온 거야!!!!!!!!!!!!!!!!!!!!!!!!
갑자기 기분이 얼떨떨 하더라구.
그날 꿈 마지막 장면이 <순대국 좋아해?> <응! 좋아해!> 이거 였는데.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날 저녁에 아빠가 순대국을 사오니까...
저녁 먹는 내내 걔 생각만 나고 말이지.
좀 신기하면서도 얼떨떨 하고 고맙기도 하고 몽가..묘한 느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