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었다2. 이름값을 한다.
안녕하세요.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같은 1人인 뿌흥뿌흥입니다.
짱돌 같은 머리를 굴리다가 어랏? 싶은 단서의 설정들이 있어 자료를 조사하고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먼저는 데쿠, 정확히는 미도리야 이즈쿠인데요. 이 녀석이 무려 주인공을 2회차 하고 있는 어마무시한 녀석이지요.
1회차는 미도리야 자쿠(綠谷 弱), 2회차는 미도리야 이즈쿠(綠谷 出久)로 살아가고 있는데, 2회차에서는 어쩌면 아카타니 미쿠모(赤谷 海雲)이라는 이름으로 살 뻔 했었죠. 그걸 유심히 관찰해 보니 몇가지 확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 호리코시 작가님이 아메리칸 히어로 코믹스 덕후라는 이야기를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교적인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았을 수도 있다 가정을 이야기 드렸는데요... 호리코시 작가님의 이름을 보다보니... 데쿠의 이름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슈바! 이건 왕건이야!!!
그런 생각이 들자, "호리코시 작가가 구원에 대한 이미지를 정리하면서 성경을 찾아봤으면 과연 어디를 봤겠는가. 어느 부분인가?" 이런 시선으로 조금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몇 군데 관련성이 있겠다 싶은 부분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구약도 최소한 이사야서는 읽어보신 것 같고, 신약에서는 4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카톨릭 기준 마태오 복음서, 마르코 복음서, 루크 복음서, 요한 복음서 으로 표기됩니다.) 그리고 깊게 팠으면 요한 계시록(카톨릭 기준 - 요한 묵시록)까지... 봤겠다 싶네요.
왜 그 부분인가? 라고 물으시면 구약의 예언서는 구원자의 탄생의 예언과 그 형태가, 4복음서가 그리스도교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수의 공생애 기간이 제자들의 시선에서 기록이 되어 있고, (이후는 예수의 제자들의 서신서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이라 알기 힘들고요) 그리고 요한계시록은 선과 악의 행방과 예수의 재림에 대하여 적혀 있으니 그 때의 구원의 형태가 어떠할 것인가 접근 했다면 반드시 읽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으악! 왠 예수쟁이 냄새냐!"스럽겠지만 히로아카가 얽혔으니 차분히 봐야겠죠....
제가 그 중에서 주목한 것은 마태복음6장, 마태복음13장, 요한복음 16장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요한복음은 빼야 겠습니다.... 내용이 이거까지 하면 너무 많아져요. 레알 엑기스만 모아서 갑니다. 마태6장은 그 유명한 '주기도문'이 있는 장이고, 마태13장은 천국 비유가 있는 장입니다. 그 중에서도 마태 13장은 씨뿌리는 자의 비유, 씨 뿌린 밭을 천국에 비유하는 내용이 나오는 장입니다. 참 요한복음에는 "내가 세상을 이기었다."라는 표현이 나와요.
여러분, 작가님의 이름을 골똘히 들여다 봅시다. 호리코시 코헤이(堀越 耕平) ... 특히 코헤이라는 이름 부분을(...)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작가님이 '이름값 한다.' 이런 표현을 전작에서 사용했고 여러분이 히로아카를 들여다봤으면 알겠지만 그 '이름'이 겁나게, 빡시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경작할 耕자에 평평할 平자인데 이 '평'자가 너른 땅을 이를 때도 쓰는 한자라 큰 밭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작가님의 이름을 '밭을 경작하다.', '평화를 키워내다.' 이런 뜻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 쯤이면 우리는 소름이 돋아야 합니다. 작가님이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우리는 체감하고 있으니까요(...).
그 밭에 뭘 심었느냐? 데쿠요. 아니 미도리야 이즈쿠지... 데쿠가 초기 설정을 바꾸면서도 안 바뀐부분이 히어로 코스튬하고 히어로 네임, 그리고 이름에 谷자가 변함이 없는데, 그 한자가 계곡 곡자로도 쓰지만 곡식 곡자로도 읽힙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
마태복음 13장 24절입니다 - 예수께서 그들 앞에 또 비유를 베풀어 가라사대 천국은 좋은 씨를 제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
마태복음 6장 10절입니다 -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근데요. 그 나라가 천국이잖아요? 또 천국이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다고 했고.
이전에 유정란님이 데쿠는 구원이라는 개념을 극을 추구해 만들어 낸 인물 같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제가 찾은 흔적들도 지금 이러하니... 소름이 좀 오소소 돋았어요. 와... 이 작가 혼모노다(...)
여기서 좀 더 진행해 봅시다. 성경에서 이 씨뿌림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요, 구약에서 이스라엘 애들이 신이랑 맺은 약속이 있는데. 얘드리 죽어라 약속은 개무시하고 지들 맘대로 해서 사실상 이 약속이 솔로몬 때 깨어졌습니다. (넹. 그 솔로몬요. 사실은 배신의 아이콘이죠. 루시퍼 같은... 아버지가 준비한 신의 성전을 완성한 사람이기도 했는데 나중에 나이 먹어 후처를 겁나게 많이 들이면서 그 후처들의 종교들도 받아 들여서 예루살렘에 만신전 세운 노망난 할배가 솔로몬입니다.)
그러고나서 바벨로니아에 이스라엘이 멸망되고 바벨로니아가 페르시아의 침공을 받아 멸망 받아 이스라엘 애들이 다시 이스라엘에 돌아왔고 거기서 시대가 조금 흘러 선지자들이 나타났죠. 이런 일들이 있기 전에 그러니까 바벨론 유수 때(바벨론으로 이스라엘 애들이 끌려간 것) 예레미아 선지자가 앞으로 있을 "새 일"(사43:19, 렘31:22)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것도 씨뿌림으로 표현(렘31장)을 합니다. 그 "새 일"을 위해 신의 아들인 예수가 오고 밭에 씨 뿌리고 가는 게 공생애 기간 인 것이고 그 씨 뿌리는 것을 거두는 내용이 계시록(계14장)의 일이죠.
그런데 그 씨가 작가님이 뜻하는 게 데쿠뿐만은 아니에요. 사실 히어로 지망생들을 알이나, 수정란, 유정란 등으로 부르는데 넓게 보면 그것도 "씨알" 알의 일종 이니까요. 아마 구약의 세세한 부분은 작가님이 모르시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쓴 게 이거면 더 무섭다(...)
아 그래서 그 알이 뭐냐고요? 마태복음 13장36절에서 43절입니다. 그중에서도 37~38장입니다. '대답하여 가라사대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천국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요'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하는 게 사탄이라는 단어의 뜻입니다. 이 사탄이 히브리 말로 "대적자"라는 뜻이고요. 헌데 이게 중국어, 일본어 성경에서는 敵으로 표현이 되고... 그런데 敵聯合라고 쓰고 빌런연합으로 읽고 있는데요. 성경에서 바벨이라는 뜻이 섞였다는 즉 여러가지 놈들이 연합했다는 뜻으로 사용하기에 이부분은 작가님이 몰랐을리가 없다... 그런 판단이 드네요? ...
이야길 정리하면 데쿠를 작가님이 자신의 이야기에 심어 키우고 있지만, 동시에 그 이야기를 듣는 우리 독자들에게도 작가님이 새 시대를 만들어갈 영웅의 씨앗을 심고 싶었던 거라고 느껴지네요.
마태복음 13장에서 밭의 비유를 하는데 이 밭이 진리를 듣는 사람의 마음을 비유하거든요. 그리고 그 심어진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때가 바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때인데... 이걸 굉장히 작가가 잘 이해하고 또 바라고 이 작품에 자신의 모든 걸 걸어서 불 태운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미쳤어... 완전히 미쳤어... 그래야 우리 작가님이지. 진짜 데쿠 아빠다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반하겠네...뭐 이미 반했지만.
데쿠는 진짜 작가님이 자기 살점 때서 만든 아이 같아서 뼈와 살이 없는 애라는게 간혹 안쓰러워요. 올마이트도 작가가 추구하는 바가 있어서 그런 생동감 있는 캐릭터지 싶죠.
히로아카가 작가의 전부는 아니지만 전부에 가까운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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