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공부할 때 머리 식히기 좋은 서정적인 수학시 2편
김소연, 수학자의 아침
나 잠깐만 죽을게
삼각형처럼
정지한 사물들의 고요한 그림자를 둘러본다
새장이 뱅글뱅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겨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안겨 있는 사람을 더 꼭 끌어안으며 생각한다
이것은 기억을 상상하는 일이다
눈앞에 기어들어온 개미를 보는 일이다
살결이 되어버린 겨울이라든가, 남쪽 바다의 남십자성이라든가
나 잠깐만 죽을게
단정한 선분처럼
수학자는 눈을 감는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숨을 세기로 한다
들이쉬고 내쉬는 간격의 이항대립 구조를 세기로 한다
숨소리가 고동 소리가 맥박 소리가
수학자의 귓전을 함부로 들락거린다
비천한 육체에 깃든 비천한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눈물 따위와 한숨 따위를 오래 잊었어요
잘 살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잠깐만 죽을게,
어디서도 목격한 적 없는 온전한 원주율을 생각하며
사람의 숨결이
수학자의 속눈썹에 닿는다
언젠가 반드시 곡선으로 휘어질 직선의 길이를 상상한다
수능을 치룬 후 고3들의 심정을 담은 시...일까?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 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 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
첫사랑이었다.
도깨비에도 나오고 유튜브에서 스푼 광고 때도 튀어나오는 유명한 시임.
시인 이름이 참 임팩트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