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원피스 십간지-독보적인 설정은 '왕하 칠무해'라고 본다.
그 정도로 작중 뜬금포로 추가된 사황이라는 설정 이전에는
초반부부터 언급되며 거의 최종보스급으로 연출되어 옴.
아마 작가부터가 사황이라는 개념보다는 칠무해를 먼저 상정한 것 같고.
그러나 주인공 루피가 칠무해들을 떡실신시키면서, 더 강한 해적이라는 설정이 필요해졌고- 그래서 생긴 게 사황.
나중에 사황이 등판하면서 3대 세력 사황-칠무해-해군 이런 식이 됨.
하지만 아무리 봐도 3대 세력이라고 놓고 보기에는, 당장 칠무해는 사황1세력에조차 비비기 힘든 게 현실.
왜냐 하면 이미 칠무해는 작중 초반부부터 언급이 되어서 단물이 빠진 상태에다가, 소년만화왕도물 특성상 초반에 나왔던 적들은 점차 상대적으로 약해지게 됨.
차라리 그놈들을 다 리타이어시키면 이후에 상관이 없는데... 작가가 캐릭터 죽이는 걸 끔찍이 싫어해서 계속 살려놓고 애정캐처럼 굴려주다 보니
별안간에 노멀루피기어2~3급에 중장 수준밖에 안 됐던 로브 루치가 재등장하면서 CP9에서 CP0로 격상되어 있고.
전 칠무해 크로커다일도 마찬가지로 버프 받고 활동재개.
뭐... 이 둘은 패기라는 설정이 없던 시절에 파워인플레의 희생양이긴 했음.
애당초 원피스 초반부에 건드렸던 에피소드들이 스케일이 너무 컸음.
알라바스타 왕국처럼 '규모가 상당히 큰 왕국'을 구한다든가.
애니에스 로비는 세계정부의 3대 기관 중 하나인데... 알고 보니 패기도 못 쓰는 십쩌리 CP9들이 최고전력.
임펠다운도 결과적으로 마젤란이나 시류 제외하고는 칠무해 한 세력조차 막을 수 없는데... 설정상으로는 정부 3대 기관 중 하나.
과연 위에 언급한 저 두 기관이 나머지 3대 기관 중 하나인 해군본부에 비빌 수가 있는가?
결국 칠무해는 작중 포지션이나, 애들의 솔로잉스러운 초반모습 등등. 굉장히 독보적인 존재였다고 본다.
그러나 소년만화의 특성상 장기연재를 위해 계속 강한 놈들이 등판해야 했고, 그로 인해 현재로서는 쌉쩌리화가 되었음.
사황이라는 설정을 도입한 후에 겁나 사황에 대해 빨아재껴버련 작가가, 하물며 칠무해들을 여전히 격파하고 있던 루피에게 더 높은 난이도를 선사하려다 보니
사황-사황최고간부 라는 개념이 생겨났고, 이 사황최고간부라는 놈들이 별안간에 칠무해를 압도하는 놈들이 되어버림.
솔직히 정상전쟁까지만 해도 흰수염+산하해적단 VS 해군+칠무해였다고는 해도. 사황최고간부에 속하는 마르코, 죠즈 등이 칠무해를 압도할 정도의 연출은 아니었음. 하나 대장들과 비벼야 했기에 칠무해보다는 분명히 더 강하다는 느낌이었고. 이때부터 파워인플레 현상이 일어나다가 패기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밸런스는 폭망하기 시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