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사카즈키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이유
무늬 없이 반들거리던 너의 손톱과 끝이 빛바래지 않은 머릿결,
조각한 듯 각진 콧대와, 밤이면 속속들이 별이 모여들던 너의 눈동자.
그리고 그 부드러운 입술이며 바다의 거센 파도 같은 목소리며
우뚝 서서 에이스의 심장에 주먹을 담그던 그 강직한 모습과
불쑥 껴안을 때 풍겼던 장미 향기, 마그마의 광물 같은 눈웃음.
그리고 화산재 색 양탄자 같은 너의 장갑과 몇 번이고 쓰다듬던 너의 손등과 손마디.
아직도 D드라이브에 잠들어 있는 네 스무살 적 얼굴과 용암 빛 이야기들,
눈물을 앓는 내게 처방전이 되곤 했던 너의 몇 마디 단어와 넓은 품과
새벽녘 붉은 용암같았던 고백이며 너의 훗날이 무사하기를 빌며 엮던 숱한 꿈들의 시나리오.
함부로 너를 잊자니 버려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