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곽주부 1(和郭主簿) - 도연명
藹藹堂前林 (애애당전림) 집 앞에 숲이 무성히 우거져
中夏貯淸陰 (중하저청음) 한 여름 시원히 그늘을 드리우고
凱風因時來 (개풍인시래) 부드러운 바람이 때맞게 불어와
回飇開我襟 (회표개아금) 회오리 바람이 옷깃을 푸네
息交遊閒業 (식교유한업) 만남을 끊고 한가롭게 살고자
臥起弄書琴 (와기농서금) 자다 일어나 책 읽고 거문고 타네
園蔬有餘滋 (원소유여자) 텃밭엔 채소가 넉넉히 있고
舊穀猶儲今 (구곡유저금) 묵은 곡식은 아직도 남았네
營己良有極 (영기양유극) 필요한 만큼만 스스로 가꾸며
過足非所欽 (과족비소흠) 넘치는 것은 좋아하지 않네
舂秫作美酒 (용출작미주) 차조를 찌어 맛좋은 술을 빚고
酒熟吾自斟 (주숙오자침) 술 익으면 스스로 따라 마시네
弱子戲我側 (약자희아측) 어린아들 내 곁에서 재롱을 떨며
學語未成音 (학어미성음) 말을 배우려고 옹알거리네
此事眞復樂 (차사진부락) 이 모든 것이 참된 즐거움이니
聊用忘華簪 (요용망화잠) 부귀영화 모두 잊어버렸네
遙遙望白雲 (요요망백운) 높이 떠 있는 흰구름 바라보며
懷古一何深 (회고일하심) 옛일을 생각함이 참으로 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