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쳐버렷!! <제 1화>
긴 검은 생머리와 딱 보기에도 가녀리고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그 아이······.
크고 깊고 어딘가 신비한 기운을 뿜어내는 검은 눈동자와 앵두같이 반짝이는 작은 입술이 하나하나 너무도 사랑스럽다······.
그 아이와 손을 잡고 나는 벚꽃이 날리는 길을 따라서 천천히 걷고 있다.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얼굴을 붉히면서도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를 띄워주는 그 아이······.
그 아이의 찰랑거리는 검은 생머리가 바람결에 흩어질 때 그녀가 입을 움직였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위해 시선을 그 아이의 입술로 옮겼다.
그녀는 마치 비밀을 속삭이는 귓속말처럼 들릴까 말까할 정도로 조그맣게 말했다.
“나는···시형이 네가···일어나.”
응? 아니, 잠깐만. 말이 조금 이해가 안 되는데요. 지금 방금 ‘일어나’라고 한 거지? 무슨 의미지?
“일어나라고.”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아니 많이 바뀐듯하다.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은 퉁명스러운 표정의 내 여동생의 얼굴로 바뀌었다.
안 돼, 해피엔딩이 될 만한 상황에서 갑자기 베드엔딩으로 루트를 바꾸면 난 상당히 곤란하다고, 이봐.
“일어나라고···했을텐데!!!!!!”
순간 무언가 침대의 스프링을 이용해 뛰어오르는 것 같은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얼굴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늦었었다.
내 여동생이 온 몸을 던져서 나에게 기상천외한 기상을 시켜주느라 열심이었으니까.
“휴일까지 이러지마-----앗!!!!”
빠각-
“크헉”
나의 머리에 달려있는 수박이 절반으로 갈라지는 듯한 소리를 내자 내 입에서는 단말마와 같은 고통에 찬 짧은 외마디의 말이 나올 뿐이었다.
역시 아무리 체육관을 끊었어도 그 재능은 어디 가지 않는구나 동생아······.
나의 여동생님은 그 숏커트의 머리를 흔들며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가 오셨다고.”
네? 누구요? 엄마요?
나는 머리를 문지르며 부셔지려는 멘탈을 간신히 붙들어두고 물었다.
“오신단 말씀 없으셨잖아. 그리고 말로 하라고.”
내가 깨질 것 같은 이마를 문지르며 말하자 내 여동생님은 한심하다는 투로 나에게 말했다.
“어이, 진짜로 못 들었어?”
“아, 그러고 보니······.”
순간, 내 머릿속에서 내가 잊고 있던 장면이 떠오른다.
“어이, 거기 기생충. 이번 토요일에 엄마 오신다고 했으니깐 방 정리 잘 해두라고.”
아···아하하······. 까맣게 잊고 있었다······.
“또 까먹고 있었겠지. 한심하긴. 난 먼저 내려가 있을 테니깐 씻고 내려와.”
감사합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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