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유정(靑芝有情) - 한하운
靑 芝 有 情
한 하 운
내가 울고 싶어서
파랑 잔디를 찾아갑니다.
남 몰래 한(恨)이 가도록 울고 싶어서
파랑 잔디를 찾아갑니다.
인간 폐업
천형 원한(天刑怨恨)을 울었읍니다.
몇 백번 죽음을 고쳐 죽어도
자욱 자욱 피 맺힌
그리움과 누우침이 가득찬
문둥이 아니겠읍니까
실컷 울어봐도 유한(有恨)이 가시지는 않아
그래도 울음이 울음을, 눈물이 눈물을
달래 주는 자위가 그립습니다.
눈 감고 눈 감고 누워서 조는
미령(靡寧)의 피로한 몸에
폭신한 파랑 잔디는
생명의 태반인 양
지령(地靈)의 혈맥이 이다지도
내 혈관에 싱싱한 채 순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