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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 신동집 시
크리스 | L:57/A:444
1,727/3,130
LV156 | Exp.55%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103 | 작성일 2019-08-24 0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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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 신동집 시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있는 이대로의 오렌지다.

더도 덜도 할 수 없는 오렌지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

 

마음만 낸다면 나는

오렌지의 포들한(1) 껍질을 벗길 수도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

 

마음만 낸다면 나는

오렌지의 찹잘한(2) 속을 깔 수도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

 

그러나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대는 순간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에 있다.

오렌지도 마찬가지 위험한 상태에 있다.

시간이 똘똘

배암의 또아리를 틀고 있다. //

 

그러나 다음 순간,

오렌지의 포들한 거죽엔

한없이 어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오 누구인지 잘은 아직 몰라도. //

 

* 감상 : 오렌지를 소재로 하여 존재의 본질을 추구한 주지주의 계열의 작품이다. 사물의 겉(일상적)과 속(본질)의 의미를 대조시켜 한 존재의 참다운 본질 파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지시, 상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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