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 목필균
바람이 계절을 품고 들어서더니
빗장 지른 대문을 그대로 두고 간다
최소한의 몸짓으로
동안거의 생각은 깊어가는데
따뜻한 아랫목에 묻어둔 밥 한 그릇
언제 올 줄 모르는 지아비를 기다렸던
어머니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데
지천으로 먹거리가 넘쳐나고
줄 서서 먹는 맛집 만 골라 다니는 자식들은
아랫목에 묻어둔 그 밥의 정성을 알까
지난해를 접고 올해로 들어서니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돋아나며
낡아진 몸만큼 기울어지는 마음
평정심을 잃고 허둥 되다 보면
입춘의 징검다리로 서둘러 건너가며
바람이 바람을 물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