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것이 바람탓만은 아니다 - 박건삼
버즘나무 사이로
춤추듯 햇살이 일렁이는 건
분명
소리없이 흔드는 바람 탓일 게다
바다와 하늘 사이
흰 돛단배가 파도에 밀려오는 건
아마도
스평선 넘어 불어오는 바람 탓일 게다
예나 제나
너를 향한 마음이사
일편단심인줄 알았는데
이따금
흘러가는 미소에도
가슴이 울렁이는 걸 보면
흔들리는 게 바람 탓만은 아니었구나
결국
산다는 건 흔들리는 것
달빛에도 오동잎이 흔들리듯
흔들리는 모든 것이 마음이란 걸
耳類의 길목에서
깨닫고 되돌아 보면
바람도 아닌탓에
또 다른 내가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