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삼촌의 방문
"명심해, 아빠가 근처에 없을 때는 삼촌이랑 얘기하지 마, 알겠니?"
"네, 아빠."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옷 제대로 입어. 삼촌 왔다."
현관문이 흔들리며 열렸고, 토미 삼촌은 여름 날씨에 일하느라 그런지 땀에 푹 젖은 채로 서있었다.
"오늘 완전 찜통이야. 안 그래?"
삼촌이 가방을 내려놓고 신발끈을 풀며 말했다.
"하룻밤 지내게 해줘서 고마워."
"아침이 되자마자 바로 나가주면 좋겠네." 아빠가 차갑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그럼," 삼촌이 나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삼촌 안아 줄 거지? 꽤 오랜만이구나."
난 삼촌에게 두어 발자국 다가가 살짝 기댔다. 나를 꽉 안은 팔이 불편해서 작게 신음했다.
"밖이 37도야. 덥지도 않니?"
삼촌이 내 긴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전 오늘 안 나갔는데요." 내가 대답했다.
"너 할 거 있다고 안 했어?" 아빠가 끼어들었다.
그게 아빠가 내게 보내는 신호인 걸 깨달았고, 난 내 방으로 돌아왔다.
늦은 밤, 침대에 누워 잠들기 편한 자세를 찾느라 뒤척거리는데, 내 방 앞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잠시 조용하더니 내 방 문이 살며시 열리고, 내 방에 들어오는 남자의 검은 실루엣이 보이곤, 다시 문이 닫혔다.
얼마 동안은 불편한 침묵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 조심스럽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이게 다 꿈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삼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이 시간에 내 방에서 느껴지는 다른 사람의 온기는 낯설었다.
이런 건 예상 못했다. 난 정 오려면 낮에 다시 오길 바라며 삼촌이 돌아가길 기도했다.
그의 손이 내게 닿았다. 삼촌은 내 허리 부분의 셔츠를 들어올렸다.
두 가지가 내 시야 끝에 들어왔다. 손전등의 희미한 불빛과, 토미 삼촌의 눈이 내 살갗을 살펴보고 있는 것. 그의 거친 손가락이 내 등을 위로, 그리고 아래로 만졌다.
그 순간, 갑자기 삼촌이 일어나더니 내 방 문을 열고 나갔다. 난 다시 자려고 노력했고, 결국 잠에 들 수 있었다.
내가 깼을 때, 이미 삼촌은 가고 없었다.
아빠가 잠시 나가고 정오쯤, 전화기가 울렸다.
"여보세요?"
"안녕, 얘야."
"토미 삼촌?"
"그래, 아빠 계시니?"
"아뇨, 가게에 갔어요."
"잘 됐네." 삼촌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의 침묵이 지나갔다.
"어젯밤 일 때문에 전화했단다. 깨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깨어 있었어요."
"그래, 그럼 바로 본론을 말 할게. 네게 물어볼 게 있고 솔직하게 대답해줬으면 한단다. 그럴 수 있지?"
"네, 삼촌."
"그 많은 멍들은 어쩌다 생긴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