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오 10권을 정주행하다가 생각난 본편 15권 전개에 대한 추측글
소드 오라토리아 10권의 제노스 탈출전 전날 시점 내용을 읽어보면, 로키가 아이즈에게 분명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럼 딴 얘기데이. 아이쭈가 얼마 전에 내한테 어떤 얘기 들려주지 않았나."
그러나 아이즈의 현실도피를 용납하지도 않고 물음을 거듭했다.
"납치당한 땅꼬마 쫓아다가 니 '베올 산지'에서 조난당래뿌렀제? 그때 니들 구해줬다 카는 '에다스 마을'...... 지금 어케 댔는지 아나?"
네. 딱봐도 겁나 불길한 내용이죠. 이미 벨과 아이즈는 소오 9권에서 '나중에 에다스 마을에 다시 한 번 들르자'라고 얘기를 나눠서 복선을 뿌렸고, 그걸 소오 10권에서 에다스 마을에 무슨 변고가 생겼다고 더 확대시켜놓은 상황입니다. 던만추 15권은 일상편으로 예정돼있는데, 팔이 제대로 아물 때까지 던전은 못 들어가는 벨과 소오 11권에서 크노소스 토벌에서 빠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혼자 외롭게 노는 상태인 아이즈가 만났을 때 벨의 팔 상태로 인해 불가능한 수행 외에 할 만한 일은? 답 나오죠. 예전에 했던 약속 지키는거.
제 예감상, 벨은 던만추 15권에서 에다스 마을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헤스티아의 강력한 권유로 인해 하층 원정에서 암피스바에나를 고생 끝에 잡는 등 여러 소모를 입은 파밀리아 단원들을 이끌고 요양차 에다스 마을으로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헤스티아 구출 작전에서 벨이 입은 은혜를 갚게 하기 등의 명분으로 심심한 아이즈가 난입하면서 수라장이 일어나는 등 러브코미디 장면도 나오면서 오랜만에 정말로 편안한 내용을 연출하는 거죠.
그런데, 전개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집니다. 산속에 꽁꽁 숨겨져있지만 나름 잘 정비돼있던 에다스 마을의 모습은 어디가고, 몬스터들에게 습격당한 듯한 폐허만이 남아있는 거죠. 다름이아니라, 흑룡의 비늘이 훼손당했든 효력이 다했든 어쨌던간에 마을을 지키던 흑룡의 기운이 무력화되면서 마을이 깨강정이 난 겁니다. 이후 몬스터의 습격에 사망해버린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의 시체를 수습해 땅에 묻고 간이 묘비나마 세워주던 일부 생존자(전 갠적으로 소오 9권에 나온 촌장의 아들딸이 이런 역할로 나올 것 같습니다. 만약 소오 9권에서 벨 일동에게 술을 친절하게 권유하던 아들내미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헤스티아와 아이즈에게 예쁜 옷으로 갈아입을 것을 권하던 외동딸만이 홀로 남아 PTSD에 시달리고 있을 경우, 정말로 비극적이고 참혹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네요)들과 벨이 만나게 되고, 생존자들은 과거 자신들이 친근하게 맞아주었던 외부인들을 금세 알아보고 '모험자들이 몇 주만 더 더 빨리 오셨으면... 이렇게 다들 허무하게 죽어버리진 않았을 텐데...' 하면서 대성통곡을 하는 전개가 나오고, 일행은 마을의 참상에 각기 분개하거나 애도하면서 복구를 십시일반 돕습니다.
이후 벨의 경우 마을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던전 출신보다야 훨 약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흉포한 몬스터들에 의해 돌아가신 자기 할아버지(물론 이 할아버지가 제우스이고 죽은 적 없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독자가 알고 있습니다)를 떠올리고, 아이즈의 경우 흑룡의 비늘에 의해 보호받던 친절한 주민들이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이전의 검은 불꽃과는 다른, 자기 주위의 사람들을 몬스터들에게서 지키기 위한 투지를 불태우게 됩니다. 도르무르나 루비스처럼 단순한 일상물에 나온 캐릭들도 정도는 약할지언정 어느 정도의 비극을 맞이할 수 있게 내용을 전개시키는 작가님의 경우 충분히 이런 전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새벽감성으로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