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푹 쉬고 몸을 챙기자 그리고 나으면 다시 그들과 함께 토지를 풍족하게 하자. 일년 후, 오년 후, 십년 후에도 나는 이 토지에서 살아갈거라 맹세했다.
암약해오던 적대세력 마왕연맹이 그 이름을 들어내는 6권입니다.
2권의 적이자 3권부터 강제로 동료로 삼아진 흑사반의 아이 페스트의 생전, 아이들의 방탕심에 스며드는 악신 혼세마왕과 조우한 이자요이, 2120년에서 영격을 얻었다는 맥스웰의 악마, 암약하는 우로보로스. 5권에서 어느정도 쉬었다가 문제아 시리즈가 다시 본전개에 들어간 권이었습니다.
어느정도는 진과 페스트로 시점을 두고 정체를 숨긴 적대세력의 전하, 린과 친분을 다지기도 하는데요. 6권부터 진과 페스트 사이에선 서서히 커플 냄새가 납니다. 무려 주인공 연애비중도 0인 소설인데; 주인공이 본래 히로인이었다는 것도 있겠습니다만.
고작해야 인간 8000만의 힘으로 별의 움직임을 바꿔야하는 숙업을 지닌 페스트가 앞으로 시리즈에서 결말을 맞이할지 기대되는 권이었습니다.
흑토끼는 이번권에서 죽음에 준하는 타격을 입고 달토끼의 영격을 잃게 됩니다. 태양의 갑옷과 인드라의 창을 동시에 착용한 대가인데요.
2권에서 사신의 은혜마저 무효화한 이 불사신의 갑옷은 마하바라타에 기술된 대영웅 카르나가 탄생과 동시에 아버지인 태양신 수리야에게서 받은 물건입니다. 이것을 후일 카르나는 인드라의 창과 교환한 것이고 문제아에서는 다시 흑토끼가 인드라에게서 전해 받은 것이죠. 본주인이 창과 동시에 소유한 사실이 없어서인지 함께 착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거 같습니다
2권부터 잭 오 랜턴을 통해 간간히 관여한 도깨비불의 정령집단 윌 오 위스프의 수장이 드디어 등장합니다만 여러가지 일로 캐릭터가 바로 뭍혀버려 안타깝습니다;; 사실 캐릭터 자체도 같은 영국출신인 맥스웰의 악마에게서 도망치다 퀸 핼러윈에게 의탁한거라 안습이네요.
윌라 더 이그니파투스는 윌 오 위스프의 윌의 여성형, 이그니파투스는 어리섞은 자의 불꽃이란 뜻으로 위스프의 다른 명칭입니다. 핼러윈의 상징인 잭 오 랜턴 또한 역시 윌 오 위스프의 형태 중 하나입니다.
맥스웰의 악마는 열역학 제2법칙을 부정하는 사고실험에서 가정된 악마입니다. 미시세계의 입자를 관측하고 제어할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엔트로피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이끌수 있다는 것으로 존재한다면 에너지 전환률 100%에 달하는 운동기관이 가능하게 됩니다. 문제아 시리즈에서 냉풍과 열풍을 발산하며 공간도약하는 것처럼 주변의 열평형을 깨버리는 묘사도 본래는 이런 제2영구기관으로서의 묘사죠.
본래는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고안한 이 악마는 과학에의해 부정되지만 문제아 시리즈에선 어쩐일인지 2120년에서 스스로 문을 열고 모형정원에 왔다고 합니다. 요우의 세계, 흡혈귀들의 세계처럼 문제아 세계의 미래에 관한 떡밥입니다.
혼(混), 유수호한(游手好闲, 손으로 물만 젓는다), 허도광음(虛度光陰, 공허한 나날이 빛처럼 지나간다), 일사무성(一事無成, 무엇하나 이룬것 없다)
손오공에게 나가떨어진 1번 타자 요괴 혼세마왕은 문제아 세계관에선 어린아이의 방탕심이나 민초의 불안에 스며드는 악신입니다.
의미 있는 것 없이, 이룬 것 없이 시간을 헛되이 소모하는 것에 대한 경고는 앞으로 문제아 세계관의 핵심맥락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라고 볼수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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