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첩이 재평가 받을 일은 없겠지만
(기껏 환기 앞에서 한다는 짓거리가..)
가장 가능성 있는 전개를 예상해봐도?
매번 뒤집어엎어버리고 이목을 모독하는 작가의 연출 덕분에 이번 의안 전투도 이목의 치욕적인 참패로 끝나는 게 확정인 듯.
그날 그날 어떤 개인 심리상태로 보느냐에 따라 재밌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아니면 작가가 또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느끼지만..
<진시황본기>에서 나오는 승전 내용 엑기스만 작가가 가득 뽑아서 기-승-전-언더독 진나라가 빛나고 정의롭고 순결하고 영웅적인 위상이 넘쳐나는 멘탈리티로 육국의 강적들을 이겨나가고 땅따먹기를 성공해나가며 중화를 통일한다는 작위적인 컨셉은 봐도 봐도 정말 지친다고 느낄 정도.
살아 있는 동안 환기에게 소중한 존재(뇌토) 하나를 고문해서 망가뜨리고 죽이고, 죽기 전 환기를 약올려서 제대로 분노하게 만들고, 환기 본인이 죽지 않는 한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세계로 도망치는데 성공.
어리석은 판단으로 10만이나 되는 병사들을 환기가 참수하도록 자극했으니 호첩에겐 저승이 아니고 지옥이 어울릴 듯..
24만이라는 압도적인 병력을 갖고도 목이 달아나고 애먼 병사들까지 죽게 만든 호첩이 대부분 독자들에게 재평가 받을 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반어법식으로 평가하자면 작가의 연재로 살아있으면서 실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모독당하는 이목보다는 무난한 수준이라고 보일 정도.
스포 봐도 환기는 제노 일가의 막대한 희생으로 포위망 밖으로 탈출 성공.
야간 전투는 충분한 대비 없이는 아군이 당할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이목이 31만 대군을 갖고도 하기 어려움. 환기가 계속 도주하면서 조군을 유인해대는 동안 숲속에 숨어 있던 비신대, 낙화군, 그리고 정란차를 갖고 있는 범선 일가가 의안을 빈집털이해버린다면?
(이안의 비극 에피소드를 봐서 그런지 빈집털이는 확실히 치명적임)
이목의 평가는 이제 더 이상 회생하기 어려워서 작가 인생 최고의 돈벌이 수단(킹덤의 퀄리티가 아무리 떨어져도 이목의 인생이 어떻게 망쳐지는지 독자들이 호기심 때문에 보면서 함께 욕한다는 전제하에)이자 죽어버리는 게 더 나은 수준인 살아있는 고깃덩어리 신세에 지나지 않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