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쿠리우스는 자멸인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멸하고 싶다는 소망이 구현화된 존재라고. 일체의 사물의 안팎과 같이, 소중한 일상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의 뒷면에는, 가짜같은 일상을 부수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 것처럼. 메르쿠리우스에게 있어서는 라인하르트가 그런 것처럼, 그에게도 그가 그런 것처럼. 그것은, 신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죽는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는 기지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고, 그와 파멸적인 우정을 쌓아간다. 그렇다, 마치 지금까지의 일상이 끝을 고한, 그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