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열한번째 이야기 2 (사진 주의)
저희 방송실은. 방송기계를 앞에두고. 그 앞에 유리를 깔아두어. 그안에. 녹음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깜깜한 방송실안의 녹음실에. 누군가가 서있었습니다.
뒤로 돌아있는지. 앞을향해 저희를 보고있는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요.
˝달칵˝
상준이가 급히 불을 켜는 스위치를 눌렀습니다만.
불은커녕. 허무한 버튼소리만 들릴뿐이었지요.
˝달칵 - 달칵˝
반복해서, 스위치를 누르는소리.
˝아이씨 ! 이거 왜 안켜지는데 !!˝
공포가 극에 달한듯. 다급하게 울먹이며 상준이가 말했습니다.
˝그만하래이.˝
친구놈이 싸늘하게 말하더군요.
˝민상이 니 핸드폰 이리줘봐라.˝
핸드폰 플래쉬중 제일 밝은것은 제 핸드폰이었기 때문인지..
˝여기˝
하고 핸드폰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요놈이 플래쉬를 키더니
'무언가'가 서있는 그 유리를 향해 불을 들이대는겁니다.
그리고. 그곳엔.
불빛에 딱 맞는. 범위에 '무언가' 의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필시. 재미있다는듯, 죽여버리고 말겠다는듯.
원망섞인 미소로 저희를 바라보고있더군요.
상준이가 뒤로 한발짝. 움직이자
'그것'도 녹음실 문쪽으로 한발짝 움직였습니다.
˝움직이지말래이.˝
친구놈이 말했습니다.
˝민상아.˝
˝응...!?˝
깜짝놀랐습니다.
˝내, 알기로 방송실 같은 학교특별실에는 이 학교 풍수를 피할려고 신기물건 걸어놓는다카나?.˝
퍼뜩,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한가지의 방법.
˝어. 맞아. 방송실에는. 십자가였어.˝
제가 말했습니다.
˝그거 좋구마. 상준이 니. 양옆에 달려있는. 비상용후레쉬 끄내라 !˝
˝덜컥 - 덜컥˝
하고. 어느새 상준이의 양손에는 비상용후레쉬가 있더군요.
˝내가. 이학교에 참 큰 일많이하는구마.˝
친구놈이 잠시. 고개를 끄덕인뒤.
제 핸드폰의 불빛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녹음실 양거울을 찾더니.
˝상준아! 저리 후레쉬 비춰라 !˝
하고 가르키더군요.
˝확˝
하고 상준이가 거울에. 후레쉬를 비추자. 녹음실 전면에 빛이 비추어지면서.
벽 중앙에 걸려있는 중소한 크기의 십자가가 떡 - 하니 나타났습니다.
곧 -
'그것'의 입이 찢어질듯 벌려지면서. 웃음은 사라지고
고통의 절정에 다다른 표정으로. 저희를 경계에 두고있는. 유리를
머리로 반복해서 부딪혔습니다.
˝쾅 - 쾅 - 쾅˝
˝그래봐야. 소용없다안하노!˝
친구놈이 '그것'을 향해 외치더군요.
˝조용히 사라지라카나!˝
하고 유리를 발로 뻥 - 하고 걷어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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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그것이 기어가듯 녹음실 벽면쪽으로 가더니.
그냥.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그저. 허무하게.
그렇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