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아카를 보면서 느낀 작가의 메시지 몇가지.
1. 히어로와 빌런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하는 부분.
이것이 굉장히 재미있는게 빌런을 한자로는 敵으로 적고 있어요. 사실 빌런연합을 악당이라고 한자로 쓸 수 있는 부분인데 적연합이라 쓰고 비런렌고로 읽고 있죠. 작가는 빌런을 인간 사회와 적대하는 존재로 규정을 짓고 있어요.
즉 바쿠고나 엔데버도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와 등 돌린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작가가 굉장히 진짜 선악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는 느낌이네요. 치사키의 양아버지도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 뿌리는 사회와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부분이 결국은 악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는 걸 볼 수 있네요.
동시에 히어로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진짜 히어로도 아닐뿐더러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진짜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면적으로 보여주죠. 또 우리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대표적인 사람들이 그래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좀 찝찝하긴 하지만 사람되라고 응원하게 되는 구석도 있지요. 이게 다음 주제와 연결된다고 봅니다.
2. 내가 원하는 자신이 되라.
빌런을 제외하면 독자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체적으로 보면 질투심, 자존심에 자아가 성장하지 못하고 주변을 상처 준 바보들이죠.
내 자신이 되는 과정에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가끔는 어쩔 수 없는 무력함, 증오, 질투 등 살아온 환경에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려면 상처를 준 대상을 용서하고 자신을 고통스럽게 한 것들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또 사과할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전하는 것도 중요하죠.
재미있는 것이 이해와 용서 그리고 속죄의 걸음이 보통 종교들이 추구하는 보편적인 방향이고 히로아카가 다른 능력배틀물과는 다른 길을 가는 작품이라 봅니다. (이거 소년 만화코스프레하는 철학서여)
이전에 엔데버나 바쿠고의 평가가 아주 나빴는데 요즘 이 캐릭터들이 변화하는 것 보면 독자들도 욕은 하지만 그래도 좀 나은 사람되라고 응원을 하긴하죠. 작가가 이미 밑밥 깐다고 생각해요. 저도 바라는 바고... 이야기가 더 깊이 있어 지니까요.
인생을 살다보면 예기치 않게 뭐 같은 일들이 생기죠. 진짜 사람 죽이고 싶을 때도 있고, 주먹질 할 때도 있죠. 그런데 계속 미워하고 복수하고 싶어하는 것은 내가 그 뭐 같은 상황을 이긴게 아니였습니다. 나쁜 일이 이미 지나간 것이 되니까 외나무 다리에서 원수를 만나도 아무 생각이 안나요. 내가 할 일, 되고 싶은 것들이 증오가 나간자리를 채워주니까요.
이긴다는 것-극복하는 것이 힘이나 재능을 통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는 걸 깊이 있게 설명해주는데 호리코시 작가는 이걸 자기 자신이 되는 것으로 표현 해줘요. 의사나 판사 등 지식과 기술은 사람에게 배울 수 있지만 내가 누구인가? 내가 되고 싶은 나는 어떤 모습인가 알 수 있는 존재는 신이 아니라면 자기자신 밖에 없잖아요? 작가가 진짜 쉽지 않을 이야길 꺼내고 있어요.ㅋㅋㅋㅋ
3. 인간은 무엇인가
에리와 초딩이들을 통해서 이 질문을 본질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봅니다. 에리를 배려해 히어로의 죽음을 받아들인 어른들과 에리를 도구로 사용한 치사키, 통제 불가능한 아이들을 감화시키며 자신들도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이 최근 보여졌죠. 올마이트가 그 현장에서 평화의 상징은 무엇인가 엔데버에게 이야기 하죠. 의미 심장하다 봅니다.
작품에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 1번 샘플은 데쿠라고 생각해요. 데쿠가 진짜 부족한 부분이 많고 그 부분이 독자들 사이에서 자주 논란이 되는데 육체가 부족하기에 인간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싸워 이겨가야하는 애죠.
진짜 작가가 애를 잔혹하게 굴린다 싶어요...독자들에게 얘가 진짜 주인공이라고 이야기를 들을려면 결말쯤에나 가능하지 싶은 작가의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와 진짜... 독해요... 정말 너무 괴롭혀. 주인공인데도 왜 얘가 원포올 후계자냐고 독자들이 묻게 만들어. 작가가 그 질문을 원해요. 애를 굴리면서 독자에게 물어보는 지경이야. 그리고 독자에게 이야기로 보여주겠지. 으와 독하다... 데쿠 힘내....
데쿠가 멍석중이기도 하지만.... 데쿠 성에 곡자가 골짜기라는 뜻인데 곡식 곡자랑 같은 글씨로 쓰거든요? 그게 곡식을 키우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데 보통 골짜기에 물이 솟아는 샘이 있죠. 그래서인지 계곡 곡자가 곡식 곡자가 같은 글자로도 쓰이는 데 곡식 곡자를 좀 조사해보니... 성장시키다. 귀하다. 녹봉 등등 진짜 좋은 뜻이에요. ㅋㅋㅋㅋ 푸른 곡식이 오래도록 성장한다하니, 데쿠라고 부르는 별명과 숨겨진 이름 뜻이 완전하게 다르죠. 동시에 시가라키를 통해 악이 되어버린 인간을 비추기도 합니다. 나쁜 방향으로 인간이 자란 모습을 보여주고있죠.
4. 플루스 울트라.
세계의 성장은 어디까지인가?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갈 수 있는가? 누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는 죽으면 그저 끝인 존재인가?
원포올이나 올포원, 그리고 나이트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고 죽음이 의지를 꺾는 것이 아니고 뜻을 이어가는 자들을 통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부활해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죠.
전투별의 발지까지 찾아보고 느낀건데 작가가 히로아카 그리기 전에 약이라도 먹었던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 분이 오셨는지 와... 성장이 대단하다 생각이 드네요. 세계관과 서술의 성장이 같은 사람이라 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진짜 작가의 모든 것을 갈아 넣어 만든 작품 같아요. ㅋㅋㅋㅋㅋ 완결하실 때 까지 건강 또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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