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파워 밸런스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내용은 미리보기 연재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독자분들이 미리보기를 모두 보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미리보기를 여러분이 모두 보셨기에, 구구 절절하게 내용을 정리하기보다는 논란이 되는 부분만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논란이 된다고 하는 것은 분명 암존이 무공이 최강이라는 것은 천존도 부정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마치 천존이 암존보다 위에 있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분들은 '천존이 암존보다 세력이나 평판이 위였기에 '나를 뛰어넘을 수 없을 걸세'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암존의 성격과 미루어 보았을 때 매끄럽지 못합니다. 암존이 천존의 말을 저토록 신경쓰고 있었다는 것은 실제로 천존이 결투에서 암존보다 위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히 세력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면 '흥... 약한 놈들끼리 뭉쳐서 헛소리를 하기는. 저것은 호랑이가 무서워 뭉치지 않으면 싸울 수 없는 들개들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암존이 무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천존이 저런 말을 했을까요?

 바로 무공의 강함이 결과적인 강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비유를 하자면 검사가 더 좋은 검을 들고 있는 것은 매우 큰 이점입니다. 그러나 좋은 검을 들고 있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검을 들고도 나뭇가지를 든 상대에게 지기도 하지요. 상대의 틈을 찌르는 공격. 매끄럽게 이어지는 공격과 방어. 상대를 혼란시키는 심리전이 무기의 성능을 뛰어넘어 승패를 결정짓기도 합니다.

 무협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강한 무공을 가지고 있는 것과 전투에서의 감각은 별개입니다. 언제 회피하는지, 어떻게 공격하는지, 상대의 다음 수는 무엇인지 예측하는 능력 등은 무공과는 별개이지만 승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경험 역시 이 부분에 포함되지만, 경험이 전부는 아닙니다. 재능 역시 이 기량을 결정짓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마치 천재 도박사는 경험만이 아니라 재능도 같이 있어야 하듯이)

 '어떤 무공을 쓰느냐'와 '어떻게 무공을 쓰느냐'는 별개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실제로 암존이 무공은 천존보다 뛰어났지만 결과적으로는 천존에게 패배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렇다면 천존의 말이 모두 매끄럽게 설명됩니다. 또한 암존의 태도 또한 설명되지요. 분명 무공으로는 한 수 아래인데 번번히 자신을 이기는 천존을 암존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암존이 약한 인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공은 전작의 주인공인 용비와 구휘마저 뛰어넘는 그야말로 최강이 아닐까 합니다. 암존의 무공에 대해서는 천존 역시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존자급 6명과 연달아 싸우고도 살아남은 것 또한 암존의 가공할 무공을 짐작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파천신군보다도 무공은 뛰어났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파천신군이 절기의 절반을 썼다고 '힘의 절반을 썼다'는건 절대 아니기 때문이지요. 만일 파천신군이 12 절기를 한번에 쓸 수 있다면 그 절반인 6 절기만 쓴 것이 절반의 힘을 낸 것이겠지만, 보통 절기는 한번에 한개만 사용합니다. 암존이나 강룡은 물론이고, 전편의 주인공인 용비나 구휘 역시 절기는 한번에 한개만 사용했지요. 특수한 경우에는 2개 정도를 쓰긴 하겠지만, 보통 절정 고수라도 절기는 하나만 씁니다.

 때문에 '파천신군의 절기 6개를 받아냈다'는건 파천신군이 힘의 절반만 썼다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암존이 절기를 6번이나 받아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암존의 몸 상태를 고려해 보면 전성기의 암존의 무공은 파천신군과 동일하거나 혹은 약간 우위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화의 의미는 전작의 용비와 이번편이 강룡을 모두 띄워주면서 차별화를 시켜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강룡은 젊은이의 육체로 파천신군의 내공을 받아들인 압도적인 고수로써, 이번에 암존을 꺾음으로 그 위용을 가감 없이 드러냈지요.

 반면에 용비는 그 어떤 고수라도 한치도 방침할 수 없는 기량을 가진 고수로써, 천존이 '그대를 이길 수 있는 이는 없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네'라는 대사로 그의 기량을 은연중에 나타냈습니다.

 때문에 강룡의 재능은 내공에, 용비의 재능은 기량에 있는 것으로써 둘을 차별화 시키고 둘을 띄워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면 고수 팬과 용비불패 팬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테니까요.

 결과적으로 저는 내공 순위는 암존 >= 파천신군 = 강룡 > 용비, 구휘 예몽이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이게 강함의 순위는 아닙니다. (암존은 파천신군과 정확한 비교가 안되서 >가 아닌 >=를 사용했고, 강룡은 내공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파천신군의 내공을 젊은이의 육체에 받아들였으니 같다고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