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메이킹의 변화, 도쿄 구울 노잼의 원인
꿀잼이었던 도굴 1부와 달리 2부(re)는 시원하게 조져버렸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가 스토리를 잡아먹어버렸다는 것이다. '뭔 소리야?'싶겠지만 내 주장을 차분히 읽어주길 바란다.
먼저 1부 주요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을 알아보자.
카네키 켄 : 구울과 인간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심한 청년
키리시마 토우카 : 인간의 삶을 동경하는 구울 청소년
요시무라 : 인간과 공존을 추구하는 구울 노인
아몬 코타로 : 구울에 복수심을 품은 열혈 수사관
다음으로 1부 조연의 성격과 역할을 알아보자
리제 : 인간 사이에 숨어있는 구울의 상징, 카네키의 힘
츠키야마 슈 : 인간을 음식으로만 보는 변태 구울,점점 카네키에 경도되어 변화함
니시오 니시키 : 인간에 원한을 가졌지만 인간 애인을 사랑하는 청년
마도 상등: 수사관의 구울 인식의 대표, 아몬 분노의 장치
후에구치 히나미 : 평범하고 연약한 구울 아이
스즈야 쥬조 : 구울에게 키워져 뒤틀려버린 소년, 시노하라 특등의 죽음으로 인간성을 되찾음
분량이 많은 1부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구울과 인간의 갈등'이라는 주제에 밀착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2부에 비해 강렬한 캐릭터는 적지만 모든 캐릭터가 작품의 주제와 방향성이 같다. 때문에 캐릭터들이 독자를 작품에 자연스럽게 몰입시켜 도쿄 구울 1부는 매끄럽게 스토리가 진행된다.
정리하자면,
1. 1부 캐릭은 성격, 역할이 주제랑 관련이 깊다.
2. 그래서 독자가 생각없이 읽어도 주제랑 스토리가 이해된다
3. 우리가 도굴을 재밌다고 느꼈다.
반면 2부의 주요 캐릭터를 알아보자
카네키 켄 : 기억을 잃고 수사관으로써의 삶을 살아감. 옛 지인을 만나면서 기억을 되찾음, 그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임
우리에 쿠키 : 아버지가 올빼미에게 살해당함, 어린 나이에 복수심과 상승심을 가져 안 좋은 방향으로 표현됨, 친구의 죽음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정확하게 파악해 정신적인 성장을 이룸
무츠키 토오루 : 부모에게 학대당해 가족을 살해, 그 기억을 잃었지만 남자로 살게된 여자아이, 고문으로 기억을 되찾아 미치광이 살인마가 됨
2부의 조연+단역은... 숫자랑 내용이 너무 많다.
하여간 2부의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은 1부와 확연히 다르다. 각자가 자신의 인생과 주제를 가지며 살아간다. 메인스토리와 다른 개인의 인생과 주제다. 이는 '얼음과 불의 노래' '피를 마시는 새' 등 대작 소설에서 사용된 캐릭터메이킹이다. 캐릭터가 다양한 성격과 기원을 가져 개성이 살아있어 내용이 풍부하고 다각화되지만, 1. 집필의 난이도가 너무 높고, 2. 분량도 너무 많아진다. 3. 결말도 내기 힘들다.
그런데 대작 작가에 비해 스이는 당연히 문학적 실력이 부족하고, 만화 매체 특성상 분량제한도 심했다. 그래서 도쿄구울 2부에선 스토리는 캐릭터에 먹혀 사라져버리고, 수많은 캐릭터들조차 의미있게 쓰이지 못한 채 죽거나 공기가 되었다. 가뜩이나 알아보기 힘든 스이의 그림체와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가 시너지를 일으켜 독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도굴은 캐릭만 빠는 2류 만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리하면,
1. 스이가 2부는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보자고 결심함
2. 난이도 감당 못함, 만화라 분량도 제한됨
3. 스토리는 캐릭에 묻힘, 캐릭도 못 살림
4. 이해가 안 감 -> 재미없음
+2부 후반(요즘)은 결말을 위한 억지 교통정리임
++요약 : 1부는 캐릭터가 스토리를 따라감 -> 2부는 캐릭터성 살리려다 스토리 망함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반박, 오탈자, 문법 지적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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