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이 된 학원 리뷰 - 근대 사회의 문제점을 다룬 작품
-서론
아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애니 극장판을 불러보라고 하면 단연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빠지지 않고 나올 것이다. 소설로 처음 공개된 작품이, 약 6번의 실사영화화를 거치고서,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애니로 처음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를 끈 작품. 이번에 본 '표적이 된 학원'의 경우도, 이와 매우 유사하게 6번의 실사드라마화를 거치고 이번에 선라이즈를 통해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되었다.
사실, 대부분 이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바로 Supercell의 은색비행선이 OST로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일본에서 먼저 방영하고, 한국에 늦게 소개된 탓인 것도 있을 테지만, 어찌되었건 Supercell의 음악과, 몇몇 BGM이 작품 배경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빛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빛에 대한 묘사와 배경작화를 자랑하는 탓에, 배경과 배경음악의 조합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비롯한 대부분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쓰이는 음악들은, 스토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떤 의미로는 색다른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전하고자 하는 마음,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이야기의 중반부까지는 거의 사실상 이 작품의 주제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고, 사실상 이 작품이 리메이크된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다. 7번이나 리메이크 될 정도로 오래된 작품이, 휴대폰에 의존하는 사회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점은 인터넷이 상용화되는 시대를 정확히 예견한 '공각기동대'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놀라운 부분이다.
작중에서도 나왔듯이, 말이라는 것은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거나, 혹은 진심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연극과도 다를 바 없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휴대폰이 없으면 고독하다고 느끼지만, 결국에는 중요한 건 휴대폰이나, 텔레파시 같은 '남과 이어지게 해주는 무언가'가 아닌, '남과 이어지고자 하는 마음'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과거와는 다르게, 문명이 매우 발전하여 얼마든지 떨어져있어도 사람과 사람은 이어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주위에 있어도 고독하다고 느끼며,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은 오히려 많아졌다. 이런 사회를 겨냥해서 리메이크된 표적이 된 학원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작품이다.
-표적이 된 학원, 그 후반부
중반부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마법이 풀린 순간 이야기는 색다른 전개를 띄기 시작한다. 실상, '표적이 된 학원'은 초반부와 후반부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봐도 될 정도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다르다, 초반부에서는, 얽히고 섥힌 4각관계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전하는 것을 다뤘다면, 후반부에서는 친구를, 연인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전혀 다른 것을 보는 이에게 전한다.
사실, '표적이 된 학원'의 후반부는 시간 부족으로 인해 떡밥회수도, 이야기 전개도 엉망으로 이루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원성을 산 부분이다. 그러나, '표적이 된 학원'의 후반부의 주제는, 중반부에 필적할 정도로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 바로, '없었을 터인 사람 같은 건 없다'이다.
- 없었을 터인 사람 같은 건 없다
초반부에서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나, 전할 수 없는 마음을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중요한 것은 남과 이어지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보는 이에게 전달했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후반부는 그것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 초반부와 같은 플롯은 따르고 있다. 고백을 통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확인 시키고, 사람은 무엇으로 존재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유명한 만화 '원피스'를 보면, 사람은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 죽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이 말은 쿄고쿠가 사라지기 직전에, 세키가 한 말과 비슷하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사람은 존재할 수 있다고. 몇만 광년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은 친구였다고 말한다.
떨어지게 되면 잊게 되고, 사라지게 되면 좋아했다는 마음 또한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던 쿄고쿠나, 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표적이 된 학원'이 후반부에서 전해주는 이야기다. 다른 누군가가 기억해주는 한, 눈 앞에서 사라지더라도 계속해서 남아있을 수 있다는, 몇만 광년을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친구라는 게, 표적이 된 학원이 후반부를 보는 이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였던 것이다.
-결론
사실, 이 작품을 이해하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필요했다. 1시간 45분짜리 작품을 9시간 동안 돌려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정도로 난해한 작품이고, 필자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 작품을 이해하려면 충분히 긴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Supercell 음악을 들으려고 본 작품이, 중반부쯤에서 현대사회를 겨냥한 듯한 말을 해서 오기로 리뷰를 작성하게 만든 작품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탓에 생각보다 길지 않으니 심심할 때 꼭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