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전과 환기 - 오십보백보
691화에서 왕전이 마침내 환기의 노림수를 파악하고 환기를 미쳤다고 평가하는데.. 왕전이 환기에게 그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작중 환기는 자기 산적 군대이든 아니면 지원군이든 처음부터 모두 다 미끼나 희생양 취급하며, 적에게 먹이감으로 내주어
발생하는 엄청난 희생을 이용해서 승리를 취해왔죠.
이번 평양 침공전에선 옥봉에게 영구를 공격하라고 명령해서 옥봉만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고 그 전에 흑양 함락전에서
비신대에게 원군을 보낸다고 속이고서 미끼로 삼아 경사를 끌어내어 죽이려 했습니다.
그 결과 비신대도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고..
이번 691화에서는 아예 자기 본군 8만 전체의 희생까지도 불사해 호첩의 목을 노리기로 작정한 것을 확인하고 역시 환기는
환기답다고 느꼈습니다.
이옥이나 흑앵의 운명은 이제 어떻게 될지..
작중 왕전은 자기 말마따나 <틀림없이 이기는 전장> 외에는 흥미가 없다고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승리가 확정되는 조건이 다 갖춰진 상황>에서 자기가 싸울 때 모든 것을 자기 장기판의 말로 취급하고
이용하겠다는 걸로 느껴졌습니다.
그게 자기 아들이든 누가 되었든..
산양 함락전에서는 벽을 5천인장으로 임명해놓고 훌륭한 <미끼> 취급을 해서 염파 사천왕인 강연을 잡으려고 했고..
업 공방전에서 아광이 중상을 당하고 대장의 지휘가 부재인 절망적인 상황일 때 왕전은 왕분을 우익의 대장으로 임명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대신 비신대와 옥봉대 양쪽 다 <각성>하길 은연중에 요구했습니다.
진짜 이신이나 왕분이 병사들의 사기를 폭발시켜 <각성>을 해내지 못했다면 진군 우익은 더 궁지에 몰렸을 것이고..
왕전의 중앙군까지 위험해지는 상황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싸우는 방식이나 타고난 두뇌는 다르지만 둘 다 하는 행동이 비슷해서 결국 왕전이나 환기나 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똑같은 것 같네요.
그게 호첩의 최후만큼이나 기다려집니다.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