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에 대한 사담
일단 본인은 화이트빠임.
개인적으로 화이트는, 작가의 캐릭터 디자인 감각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캐릭터이자
동시에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 능력이 죽어버렸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함.
2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 늘어지는 전개와 긴장감 분배 실패, 그에 따른 억지 카타르시스와 노잼화가 계속되는 도중
지옥열차에서 첫 등장한 화이트는 확실히 엄청난 임팩트였음
'어쩌면 신의탑이 다시 재밌어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얀색을 기조로 한 화려하면서도 창백한 색감, 중성적인 외모와 그에 대비되는 무시무시한 성격 등. 캐릭터 디자인도 너무 잘 뽑혔고
'몰락해 재기를 노리는 전 슬레이어'라는 설정 역시 밤과의 라이벌리에 딱 맞았음. 포스도 지금까지의 적 중 역대급이어서 넘사벽 느낌도 적당했고
근데 작가의 허접한 스토리 전개 실력이 다 망쳐버림...
아니 그래, 호아퀸이 밤한테 어이없게 털린 건 그래 뭐 용서는 해줄 수 있어.
비록
나름 동세대 아리에 자식들 중 최고 재능에, 나름 아리에 직계 4명이 합체까지 한 스펙에다가, 나름 상위 하이랭커까지 해먹은 짬밥에다가, 나름 슬레이어로 불릴 정도로 위험한 주술사
등등의 쩌는 스펙이 있었음에도 랭커급에도 못 들고 밤에게도 개 쉽게 털려버린다는 건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뭐, 스펙 상향 속도 거지같이 느리고 주인공한테 억지 보정 먹이는 건 작가 고질병이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다구요.
그 이후가 더 문제임.
어쨌든 밤과의 결전 이후 화이트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건 이후에도 계속 밤의 라이벌을 시키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문제는 존재감이 1도 없음.
이 작가는 진짜 마법의 능력을 지녔다. 그 어떤 화려한 설정을 가진 캐릭도 동네 바보형급으로 없어보이게 만들 수 있음
설정 상 신사적인 기품 뒤의 사악함, 위험한 주술과 강력한 힘을 지닌 슬레이어 화이트는
그냥 자아도취 왕놀이에 빠진 영혼무새 초딩이 되어버렸슴다
대체 지가 쓴 설정은 어따 팔아먹은건지. 포스있는 라이벌은 커녕 이제 예능담당을 노려야 할 지경이 되고 있으며
어쩐지 외모도 점점 못생겨지고 있음. 하얀 색감도 언제부턴가 스리슬쩍 회색으로 칠하고 있고.
(그리고 대체 그 개 쓰레기같은 츄리닝들은 왜 입히는거지. 아니 대체 판타지 세계 캐릭터들한테 왜 현실 평상복을 입히지 못해서 안달난거야 대체 왜. 것도 더럽게 안 이쁜 옷들만.)
나름 지옥열차 마지막에 가서야 개뜬금없이 힘을 돌려주는데
독자들이 기대하던 화이트 부활 장면이었음에도 너무 뜬금없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겨를도 없었고
거기에 힘 조X 설정을 붙여놔서 정작 활약은 뭣도 없는...
무엇보다 너무 갑자기 진행된 파워 인플레로, 이제 슬레이어 자체가 별 느낌이 없어짐...
이 작가는 진짜 사람들이 기대하던,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장면들만 골라서
기가막히게 재미없게 그려냄. 그것도 진짜 능력.
그냥 신의탑 보다가 짜증나서 씀. 본인은 주인공들보다 매력적인 악당을 좋아하는데, 그 점에서 화이트가 너무너무 아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