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마법사의 국가
살벌한 산악 지대에, 그 나라는 조용히 존재했습니다.
높은 벽이 나라를 뒤덮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 안을 엿볼 수는 없습니다.
태양에 비추어 열띤 바위 위를 하나의 빗자루가 날아서, 미지근한 공기를 가르고 갑니다.
빗자루를 조종하는 것은 한 명의 아름다운 소녀. 검은 로브와 고깔 모자를 쓰고, 회색 머리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누구나 돌아보고 한숨을 내뱉어 버릴 정도의 미모를 갖춘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저입니다.
아, 농담입니다.
"……이제 금방이네요"
원래 산이었던 것을 깎아 만든 것 같은 높은 벽. 시선을 살짝 비틀자 문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곳에 빗자루를 내려둡니다.
뭐, 상당히 귀찮은 장소에 있는 나라지만 이는 그들 나름의 배려라는 거죠──무심코 잘못 들어가려 하지 않기 위한. 이런 곳에 있는 나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절대로 오지 않을테니까요.
문 앞까지 나온 곳에서 저는 빗자루를 내렸습니다. 입국 심사를 실시하는 병사 씨가 혼자서 맞아 줍니다.
그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천천히 본 뒤 저의 가슴에 있는 브로치에 시선을 돌리면서 상냥한 미소를 보였습니다.
"어서 오세요. 마법사의 나라에.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마녀님"
"? 어라? 마법사 여부의 심사는 안 해도 되나요?"
그렇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방문한 자는 모두 문 앞의 병사에게 마법을 보여야 한다고. 거기에서 일정 이상의 능력이 없으면 입국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브로치는 착각할 수 없는 마녀의 것. 어서 들어오세요"
그랬었지. 그랬어. 빗자루로 날 수 있음이 입국의 최저 조건이었죠. 생각해보니 이 문에서 저의 궤적은 훤히 보입니다. 부끄러워라.
저는 문앞의 병사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큰 문을 지나갔습니다.
여기는 마법사의 나라. 마도사, 마녀 견습, 마녀──즉, 마법사 이외는 입국을 거절하고 있는 기묘한 관습의 나라입니다.
문을 넘는 순간 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이상한 간판이 두 개가 나란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빗자루에 걸친 마법사가 원형으로 뒤덮여 있는 간판이 하나. 그 옆에는 걷는 병사가 삼각으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뭘까요, 이 간판.
그러나 그 답은 올려다보면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빽빽하게 가득차 있는 벽돌 집들의 위, 혹은 태양 밑을 마법사가 날아다니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마법사만 입국을 허락하는 나라만의 규칙인 것이죠. 모두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지상을 걷는 사람은 극히 소수의 것 같네요.
간판의 의미를 이해한 저는 빗자루를 꺼내서 옆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땅을 차고 붕 허공으로 떴습니다.
간판의 의미를 간결하게 표현한다면.
"하늘을 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가──"
이리하여 마법사의 나라는 진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른 대지처럼 펼쳐진 갈색의 지붕들 위를 마법사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빗자루를 멈추고 담소에 빠진 자도 있고, 짐을 빗자루에 동여매고 있는 자, 보기에도 수상쩍은 마녀 같은 노파, 하늘을 달리며 속도를 겨루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그들은 하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매우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저는 그들 사이에서 나라의 위를 날았습니다. 멍하니 흐름에 몸을 맡기다가 문득 지붕 위에 동여매어 붙은 간판이 눈에 들었습니다. 『여관』이라고 하네요. 그대로 그냥 지나치자 『야채 가게』의 문자. 그밖에도 『정육점』과 『보석상』까지. 역시 지붕 위에서 생활하고 있을 뿐이네요. 지붕 위에 간판을 걸어두는 것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살펴보면 대부분의 지붕에 사람 한 명은 빠져나갈 창문이 장치되어 있습니다. 멍하게 바라보자, 갑자기 그 창문이 열리고 안에서 남자 한 분이 빗자루를 타고 뛰어나왔습니다. 즉 이런 겁니다.
저는 그저 한가로이 국가의 경관을 만끽하면서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난 것은 얼마가지 않았을 무렵입니다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뒤에서 절규.
저는 빗자루를 손으로 받치며 모자가 날라가지 않도록 누르고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아, 늦었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운석처럼 엄청난 속도로 절규와 눈물을 내뿜으며 제 쪽으로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그것은, 제가 보았을 때에는 이미 지붕 하나분 정도 거리까지 다가왔습니다.
피한다? 터무니 없는 소리.
반사적으로 상체를 피하려고 했지만 역시 격돌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우갸"나 "우겍"이라는 귀여움이 없는 비명을 지르고, 저랑 그 사람은 실타래처럼 꼬이면서 지붕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진열된 기와는 와르르르 무너졌습니다, 이윽고 우리는 지붕에서 떨어지기 직전에서 멈췄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지면 위에 기와 하나가 떨어진 것이 보였습니다. 보행자가 없었던 게 다행이네요.
각도가 얕았던 것과 제가 정면 충돌을 피한 것, 그리고 날아온 수수께끼의 인물이 기와의 공격을 한 몸에 받아 준 덕분에 저에게 상처는 없었습니다.
검색 로브에 들러붙은 갈색 파편을 치며 저는 일어섭니다.
"…………"
"에구구구……"
묘한 신음 소리를 내며 눈을 돌린 것은 저보다 조금 더 연하로 보이는 10대의 여자였습니다. 검은색 머리는 짧고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중성적인 얼굴. 복장은 검은 망토 아래에 흰색 블라우스와 체크 무늬 스커트. 제 밑에 깔린 모습으로, 그것들은 정말 너덜너덜했습니다.
가슴에 브로치도, 아무것도 붙여있지 않는 걸로 보아서, 아마도 마도사겠죠.
"……저, 괜찮은가요?"
쓰러진 그녀의 어깨에 닿자 그녀는 눈을 열었습니다.
"…………"
"…………"
그리고 침묵.
아무래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기에, "빗자루의 조작, 실수하셨나요?"라고 했습니다.
비웃는 것처럼 느꼈을려나요. 에에.
"……아"
"드디어 머리가 제대로 작동한 것 같네요"
저는 미소를 짓습니다.
"우와와와와"
그녀는 다시 눈을 돌렸습니다.
"어, 어어어어어어쩌지, 어떡하지? 나, 이렇게 수많은 기와, 고칠 수 없는데……"
어라.
"그 전에 사과가 먼저 아닌가요?"
"아, 죄,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구요! 정말!"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 괜찮으신가요? 엄청나게 호쾌하게 날아왔는데"
"아, 저는 괜찮아요! 이렇게 팔팔하니까요!"
라면서.
머리에 붉은 액체를 흘리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고민 같은 것이 일절 보이지 않는 맑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
"피가 나오고 있어요. 게다가 머리에서"
"이건 땀이에요!"
"그런 철냄새가 나는 땀이 있나요?"
"아, 그럼, 저기……, 땀이에요!"
"이제 알겠으니 좀 진정하세요"
"네!"
"……"
왜 그럴까요? 갑자기 날려진 것도 있어서 그런지, 몹시 지쳤습니다.
설교를 한 후에 기와를 고치려고 했습니다만, 이제 됐어요. 여기까지 위험한 상태의 아이에게 그런 걸 시키면 제가 귀신이라고 생각되겠네요.
저는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이거 드릴게요. 머리에 대세요"
"엣…… 하지만"
"그리고 저는 이제 기와의 수리를 할 테니까, 저쪽에서 조금은 쉬세요"
"아니에요, 저도 도울게요!"
"그 상태에서 도움을 받으면 방해일 뿐이에요. 쉬세요"
저는 단호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방.해.입.니.다."
"……네"
그리고 버려진 고양이처럼 풀이 죽은 그녀는 지붕 꼭대기에 앉아 머리에 손수건을 대고 있었습니다. 건강하게 보였지만 역시 무리하고 있었던 듯 앉은 순간에 그녀는 나동그라졌습니다.
그녀는 일단 뒷전입니다. 그 정도의 상처라면 죽지는 않겠죠.
우선은 이 참상을 어떻게든 하겠습니다──저는 손에 마력을 담았습니다. 순간, 희미한 빛과 함께, 가느다란 지팡이가 제 손에 놓입니다.
이는 마법사의 특권입니다. 저희는 모든 것을──예를 들어 지팡이나 빗자루 같은 마법 도구도──마법에 의해서 꺼낼 수 있습니다.
지팡이에 마력을 담아서 저는 마법을 발동시켰습니다.
시간 역전의 마법.
이름 그대로 흘러가는 시간을 역전시키는 것으로 부서진 물건 등을 수리하거나 부상을 고칠 수 있는, 약간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마법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에 사는 마녀라면 누구나 가능하겠죠. 뒤에 쓰러진 마도사한테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마법을 받은 직후, 기와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깨진 기와들이 각각 이어지면서, 마치 퍼즐 조각처럼 원형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파편이 사라지고 부서진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 마법의 방출을 멈추고 저는 돌아섰습니다. 다음은 그녀의 차례니까.
"자, 다음은 당신이에요"
"저기, 그게……"
몸을 일으키며 머리를 누르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면서 저는 마법을 걸었습니다. 부드러운 빛에 휩싸이면서 그녀의 남루한 옷과 상처가 나아갑니다.
"우와……"
대단하다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습니다.
아니, 마녀가 되면 이 정도는 평범하게 가능한 것인데요.
그녀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나서 저는 지붕에 뒹굴고 있던 빗자루를 허둥지둥 주우러 갔습니다. 소동이 커지기 전에 이곳을 떠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저기!"
저는 뭔가 말을 할려는 그녀를 거의 무시하는 듯한 형태로 빗자루를 타고,
"감사라면 괜찮아요. 빗자루로 날아다닐 때는 주위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구요?"
"잠시만요, 뭔가 사죄를──"
"필요 없어요. 저는 급하니까요. 안녕히 계세요. 이름도 모르는 마도사님"
그리고 빗자루를 띄웠습니다.
번역하면서 보던 라노벨인데, 나름 재밌습니다 ㅋ
지금은 2장 번역 준비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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