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모험 썰
자전거를 새로 산 김에 신나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여기저기 돌아다녔음.
오목교 밑 안양천 자전거 도로를 쌩쌩 달리다 보니, 어느새 구로구 쪽으로 한참을 넘어와 있었음. '이제 슬슬 돌아가야겠다' 싶어서 유턴을 하고 돌아가던 중... 바로 그때, 대참사가 발생함.
어두워서 그냥 평범한 흙길인 줄 알고 그대로 돌진했는데, 알고 보니 바퀴가 푹푹 빠질 정도로 깊은 늪 같은 진흙밭이었던 거임. 순식간에 나와 내 소중한 새 자전거는 진흙탕 속에 푹 담가졌고, 입고 있던 옷에도 사방팔방 진흙이 튀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됨.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자전거를 진흙 속에서 억지로 뽑아냄. 그러고는 흙투성이가 된 자전거를 번쩍 든 채로 바로 옆에 있는 풀 무성한 언덕을 기어올라 간신히 진흙밭을 탈출했음.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확인한 내 자전거의 꼴은... 온통 진흙 범벅이 되어 처참하기 짝이 없었음.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순 없지. 나는 급히 기지를 발휘해 근처 공중화장실을 찾아냄. 천만다행으로 그곳엔 길이가 꽤 긴 물호스가 있었고, 호스를 화장실 밖으로 쭉 끌어와 자전거를 상대로 긴급 세차를 진행할 수 있었음.
물론 타이어 트레드 사이사이에 꽉 끼어버린 찰진 진흙은 단순히 물을 쏘는 것만으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음. 하지만 어차피 타이어는 지면과 맞닿아 구르는 소모품이니까 크게 미련을 두지 않기로 쿨하게 마음먹음.
그래도 가장 중요한 바디 쪽 진흙은 말끔히 제거했고, 진흙을
뒤집어써 갈색으로 변해버린 내 신발에도 시원하게 물을 한 번 쏴준 뒤에야 무사히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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