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罷場) - 신경림
파 장(罷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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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 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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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창작과 비평>18호. 1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