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딱히 인간을 이해못하느니 그러기 전에 저는 저 자신부터 모르겠습니다.
방탕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변명하자면 적극적인 방탕이 아닌,
예컨대 흥청망청 돈을 쓴다는 식의 방탕한 나날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돈을 쓰는 방법조차 저는 모르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크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가장 악질적인 방탕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합니다.
습관적인 방탕이었습니다. 저는 어느샌가 방탕한 나날밖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방탕한 나날밖에 보내는 방법을 모릅니다.
저는 아주 수동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이란 것은 주체적으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하는 거라면 저는 필경,
노력이라는 것을 살면서 해본 적이 없습니다.
괴로운 나날은 많지만, 슬픈 나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울만한 일은 없었습니다. 가끔은 괴로워서 울어야 되는건가 싶었지만
눈물이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울어봤자 가식적인, 작업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씩은 다른 누군가를 탓하기에는 그럴 자격조차 없는 것 같아서
어쩔수없이 자책을 합니다.
난해함, 난해함, 난해함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인간이라는 것은 돈만 있다면 삶의 큰 걱정을 덜고 살 수는 있을 것만 같아 보인다.
딱히 사람들도 목적의식이란 것은, 그러니까 왜 살아가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다들 돈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