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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 - 김현승
사쿠야 | L:97/A:61
657/5,370
LV268 | Exp.1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78 | 작성일 2020-03-14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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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 - 김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했던

영원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영원의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

 

이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 나의 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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