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휙, 휙 책을 보는 둥 마는 둥 보는 사람. 그리고 한 사람 더
"너는 왜 그리 책을 대충대충 보니?"
"응 왜냐하면 시간이 아깝잖아."
"그래도 그렇게 보면 책 내용이 뭔지 모르잖아."
"아니야. 대충은 알 수 있어. 그리고 이 세상에는 명작들이 엄청 많으니 이걸 볼 시간도 아깝다고!
그러니 나는 빨리빨리 봐야 해."
"그래. 그래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명작들을 보았어?"
"음.. 한 100개 가까이 보았을려나."
"그것 참 대단하군. 그래서 그것들을 보니 명작이라는 느낌이 들어?."
"응. 정말 재미있어."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뭔데?"
"어.. 어.. 그러니까. 갑자기 물어보니까 생각나는 것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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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넌 그랬어. 그리 대충대충 시간을 들이지 않으니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리가 있나.
그 명작이라는 것들을 읽느라 시간 낭비 참 대단히 했구만. 그래. 낭비낭비낭비 운운하더니만
차라리 1개를 진심을 담아 읽었더라면 무언가 남아 있었을지도 몰르겠는데.
너는 시간낭비한거야. 너가 읽은 것들은 명작이 아니야.
단지 시놉시스에 불과한.. 그런 것들을 명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왜 그리 시간을 낭비하지않는 것에 집착하는 거지?
넌 지금까지 시간 낭비했으면서. 너가 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던 적이 있던가?
하루 86400초를 모아서 1년에 31536000초. 그것을 또 몇십곱을 낭비하고 낭비한게 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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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직설적으로 말을 할 수는 없겠지. 이 녀석은 거의 내 유일한 말동무니까
그리고 이녀석이 더 나은 인간이 된다면 나는.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말해줘."
"그래 그럴게."
그러면서 책을 또 휙휙 넘기는 모습은 혐오스럽고 냉소만 불러 일으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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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둘다 혐오스러울뿐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