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삼각관계 - 2
나도… 그렇게 탐하고 싶었다.
물론 그 라헬이라는 여자가 아닌 내가 진심으로 동경했던 그녀를.
내 혀가 달의 조각처럼 빛나는 그녀의 입술을 어루햘고
내 손이 갈 곳 잃은 그녀의 손을 더는 떠나가지 못하게 구속 싶었다.
그리곤
침대? 바닥?
어디라도 좋다.
그녀를 눕히고 그녀가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면 나는 그 자체를 싸늘하게 능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렇기에 난 밤이 부럽다.
부러워 미쳐버리겠다.
그런 생각때문에 무언가 블그스름 하면서도 검은 감정이 생겨나려고 한다.
…… 아니…. 이미 생겨났다.
오랜만에 떠올리기 싫으면서도 그리운 꿈을 꿨다.
그건 차갑고 어두운 내 안의 기억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추억이다.
"하…."
모순적이지만 떠올리기 싫은 가문과 가족 안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그녀가 나눠줬던 따스함이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나는 그 따스함을 줄곧 떠올리고 싶었다.
하지만 떠올리려고 하면 마치 도저히 풀 수 없게 엉킨 실처럼
싫은 기억까지 같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언제나 고통스럽게 했고 주저했고 결국 난 떠올릴 수가 없었다.
나는 어느새 흐르고 있는 눈물을 닦으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 꼴사납군…."
아무도 없는 방의 공허함이 내 눈에 비친다.
외롭다.
어제 그런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일까.
옆에서 누군가가 나를 말없이 끌어안아 줬으면 좋겠다.
나를 눕히고,
아니 내가 눕히고 나를 올려다봤으면 좋겠다.
"…나도 미쳤군."
생각의 가지가 더는 뻗어 나가기 전에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거부했다.
일단 다시 쓸데없는 잡생각이 들기 전에 샤워를 해야겠다.
나는 옆의 테이블에 놓인 물컵으로 목을 살짝 축이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내리는 물줄기를 맞으며 나는 밤에게 느낀 감정을 정리하려 했다.
그것의, 그 감정의 이름은 질투.
내가 생각하기에 추악하고 더러운 감정이며
내가 그것에 굴복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면 나의 모든 걸 부술 수 있는 위험한 감정이다.
"……추악한…."
얼마 전에 만난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밤은 빛이 나는 존재다.
그의 행동은 눈부시고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는 아닌 보는 이에 따라 다른 법.
나란 놈은 그것을 보며 떠오른 것이 동경도 선망도 아닌 질투였다.
…… 젠장 내가 이렇게 추악했었나?
똑똑
생각에 집중하며 샤워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하던 샤워를 멈추고 머리를 닦으며 샤워실 앞에 놓인 가운을 입고는 말했다.
"누구지?"
문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 저, 저는 라헬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쿤 씨인가요?"
생각이란 이성보다 빠르게 본능적으로 나를 흥분시켰다.
…… 뭐지 이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나는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진정시키며 들려오는 목소리에 대답했다.
"그래."
"저… 잠시 할 말이 있는데 문 좀 열어주시면 안되나요?"
…… 곤란하다.
왠지 모르지만 난감하다.
그런 생각에 나는 여자의 청을 거부했다.
"이렇게도 말은 할 수 있으니까 거기서 전해."
"아… 그게…. 그렇…죠?"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 의기소침해 하는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뭐야. 분명 조금 전까지 생각도 하지 않았던 여잔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거기까지 생각하니 나는 멋대로 움직이는 내 몸을 말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벌컥
내 안의 무언가가 시키는 대로 그녀가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문을 열었다.
촌스러운 노란 머리와 주근깨를 가진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색하게 나를 보고 웃어 보였다.
'아….'
그리고 그녀를 본 순간.
추악하고 더러운.
내 안의 질투가 말했다.
'너도 할 수 있어. 뺏어.'
쿤은 왠지 눈도 높아보이고여
칭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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