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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화 - 6번째 생일날
샘화 | L:47/A: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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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538 | 작성일 2014-08-02 13: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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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화 - 6번째 생일날

부엌 쪽에서 여인의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두부한모, 고추, 호박을 썰어 된장을 푼 멸치국물 뚝배기에 투하를 시켰다.

 

잠시 후, 구수한 냄새를 풍기면서 뚝배기가 끓어오르자, 국자에 조금 떠서 간을 보더니, 무언가 허전하듯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을 하더니, 고춧가루 한 스푼을 떠서 뿌리고는 다시 간을 봤다. 그리고 이제야 만족을 했다는 듯이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불을 낮추며 뚜껑을 덮고 안방으로 향하였다.

 

+

 

“여보, 일어나요, 회사가요죠.”

 

“어… 조금만 더….”

 

아무리 흔들어 봐도 일어날 기미가 없자,

 

“일어나라고요!!”

 

이불을 잡더니 있는 힘껏 잡아당겨 걷어 올렸다.

 

3월 초 아직 차가운 아침공기가 피부에 와 닿자, 몸이 떨려오면서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살며시 떴다.

 

“아침 다 차렸으니, 얼른 나와요.”

 

그 모습에 아내는 웃으며 방밖으로 나갔다.

 

+

 

“하~암~!”

 

입이 찢어질라 하품을 하며 세면장으로 들어갔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눈 밑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에 머리는 새가 눌러앉아 살아도 괜찮을 정도의 새집이 떡이 되어있고, 아직도 잠에서 덜깬 초점 없는 눈동자가 보였다.

 

우선 잠을 깨기 위해 찬물로 세수를 시작해, 칫솔에 치약을 묻혀 양치질을 했다.

 

+

 

‘내 이름 강민식.’

 

올해 서른여섯으로 두 살 연하의 아내와 같이 낡은 아파트에서 사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너무나도 평범해서 인생이 따분하고 지루할 정도의 평범한 회사원이다.

 

하지만 이런 인생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나에게 있어 필요한 행복요소들이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구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아침에 없던 식욕을 돋아 주었다.

 

“오~ 오늘 아침은 구수한 된장찌개?”

 

“어서 드세요.”

 

민식이의 반응에 기분이 좋았는지, 반대쪽 자리에 앉아 싱글벙글 웃으며 쳐다 봤다.

 

“내일 무슨 날인지 아시죠?”

 

밥을 거의 다 먹어갈 때 쯤, 아내의 질문에 가슴을 탁! 치며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였다.

 

“당연하지, 수민이 생일이잖아!”

 

“푸훗, 푸하하하!”

 

그런 모습에 아내는 배꼽 빠져라 웃기 시작하면서 덕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아내는 눈에 고인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내며 말을 이어갔다.

 

“마침 내일 토요일이고 하니깐, 놀이동산이나….”

 

“엄마… 왜 이렇게 시끄러워?”

 

이야기소리에 잠이 깼는지, 방문을 열고 눈을 비비며 나오는 수민이의 모습이 보였다.

 

“어이고~ 우리 딸, 일어나셨어요?”

 

탁자에서 일어나 수민이를 안아주러 가자,

 

“어, 아빠다. 아빠!”

 

안아주려는 엄마를 피해 아빠한테 쪼르륵 달려갔다.

 

“일어나셨습니까, 공주님?”

 

민식이는 수민이를 번쩍 들어 올려 안더니, 무릎위에 앉혔다.

 

“응! 아빠도 벌써 일 끝나고 온 거야?”

 

“뭐? 푸하하!”

 

너무나도 귀여운 나머지 볼을 살짝 꼬집어 주었고, 그에 뾰로통해진 아내가 입을 열었다.

 

“수민이 너, 언제 엄마가 가장 좋다면서 아빠가 계시니깐 아빠한테 쪼르륵 달려가?!”

 

그렇게 말하면서 아내가 눈으로 싸인을 보내자,

 

“뭐, 그게 사실이야?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은 거였어?”

 

“어? 그, 그게….”

 

그에 막장구를 치며 수민이는 당황하더니, 어쩔 주 몰라 했다.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너무 귀여워서 다시 한 번 볼을 꼬집어 주며 시간을 확인 하니,

 

“아차,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재빨리 서류가방을 챙기면서 현관을 나섰다.

 

“다녀오세요.”

 

“아빠, 빠빠~.”

 

현관까지 마중 나온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여인들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면서 집밖을 나섰다.

 

+

 

“선배,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어느덧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 직장 후배인 배후가 자판기 커피를 건네주며 다가와 옆자리에 앉았다.

 

“응? 딱히 없는데?”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혼자 웃어요? 혹시… 여자 생겼어요?!”

“이 나이에 여자는 무슨….”

 

아차, 싶었다. 가볍게 맞받아친다는 것이 나이차가 얼마 안 나는 ‘노총각’ 앞에서 할 소리는 아닌 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이가 밥 먹여주나?’라면서 암울해져 궁시랑 거리는 배후가 보였다.

 

“노, 농담이야, 농담!”

 

등을 토닥이며 달래줘도 풀릴 기미가 없자,

 

“사실 내일 내 딸 수민이 생일이야.”

 

“오, 축하드려요, 선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아졌다.

 

‘…단순해서 다행이야.’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 뱉으며 쳐다봤다.

 

“근데 선물을 무엇으로 사줘야할지가 고민이야.”

 

“선물이요? 흠….”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곰 인형은 어때요? 커다란 곰 인형.”

 

“곰 인형…? 좀 유치하지 않아?”

 

“곰 인형이 어때서요?!”

 

민식이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흥분하며 소리치자, 휴게실 안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배후자신도 창피한걸 아는지, 얼굴이 빨게 지면서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이번에는 낮은 소리로 말을 이어했다.

 

“곰 인형이야 말로 나이제한 없이 남녀노소 물불가리지 않는 최고의 선물이라고요!”

 

마지막으로 따봉까지 보이며 설명을 끝내는 배후였다.

 

“곰 인형이라….”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며 얼마 남지 않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

 

“어서 오세요.”

 

가게 안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만화나 동화 속에 들어온 듯 한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웃으며 반겨주는 여직원이 다가왔다.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세요?”

 

“아, 네. 곰 인형… 커다란 곰 인형 찾는데요.”

 

“아, 곰 인형이요?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여전히 여직원은 웃으며 가게 구석진 곳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그곳에는 아기자기한 수많은 곰 인형들이 진열 돼 있는데, 그 중에서 어른몸통만한 분홍색 곰 인형이 유독 눈데 띄었다.

 

‘…왠지 수민이하고 닮았네?’

 

“이것 포장해주세요.”

 

“네.”

 

기쁜 마음에 그 곰 인형을 집어 들어 여직원한테 건네주는 순간,

 

‘툭!’

 

곰 인형이 바닥에 떨어졌다.

 

“아, 죄송해요!”

 

“…….”

 

당황하며 여직원은 곰 인형을 다시 주워 올려 탈탈 털더니, 금방 포장 해준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서 떠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뭐지, 이 불긴한 기분은…?’

 

+

 

아파트에는 도착 하였지만, 주차장에서 전혀 나올 생각이 없는지, 도착한지 한 시간이 넘도록 멍하니 차안에 틀어박혀 앉아 있었다.

 

“…….”

 

멍하니 앞만 바라보던 민식이는 고개를 돌려, 아까 사서 뒷좌석에 놔둔 곰 인형을 쳐다봤다.

 

아직도 소름이 돋는 게 기분이 나빴다.

 

갔다 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기분 탓이라 믿으며 가볍게 고개를 흔들더니, 양쪽 뺨을 때리고는, 차 밖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였다.

 

+

 

“어서 와요, 오늘은 좀 늦었네요?”

 

“어? 응… 어쩌다 보니.”

 

아내의 물음에 건성으로 대답을 하며 집안을 둘러보니, 수민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저녁 8시… 아직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앞섰다.

 

“…수민이는?”

 

“오늘 유치원에서 많이 피곤했는지, 벌써 잠들었어요.”

 

“그, 그래?”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긴장이 풀린 민식이는 그대로 곧장 소파에 엎어져 저절로 시선이 텔레비전으로 향하였다.

 

텔레비전에서는 늘 아내가 보던 드라마를 시청해주고 있었다.

 

“저녁은 아직 이시죠? 조금만 기다려 봐요.”

 

“응….”

 

이미 반쯤 풀린 눈으로 대답하던 민식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오늘 날씨는 야외 활동하기 좋은 화창한….’

 

벽 너머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와 잠이 깨면서 부스스한 머리를 긁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실 소파가 아닌 침대 위 방안이었다.

 

아무래도 어제 소파에서 자는 민식이를 보다 못 한 아내가 침대위로 옮겨준 듯싶었다.

 

“후~암~!!”

 

“여보, 일어났어요?”

 

입이 찢어지라 하품을 하며 방밖으로 나오자, 아내가 반겨주었고, 아직 오늘의 ‘주인공’인 수민이는 꿈나라 여행 중인지 보이지 않았다.

 

“아침 먹게 얼른 씻고 나와요.”

 

아내의 말에 알았다는 듯이 다시 한 번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면장으로 향하였다.

 

+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놀이동산에 가서 이것저것 타보고, 맛있는 점심에 저녁에는 극장에 가서 만화영화를 관람 하였다.

 

피곤하지만, 무척이나 행복한… 행복한, 즐겁고 재밌는 하루였다….

 

+

 

역시 일기예보는 믿을만한 게 못 된다.

 

멀리에서 청둥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잠시 후, 하나둘 빗방울들이 민식이의 머리에 떨어진가 싶더니, 어느덧 빗물들이 민식이의 양쪽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

 

‘끼~익, 쾅!!’

 

“꺄~앗!! 여자아이가 차에 치였어!”

 

“어, 어이… 괜찮은 거야?”

 

“빨리 119!!”

 

주위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거칠었던 여자아이의 숨소리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273088&genre=102

하루에 한화씩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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