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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네번째 이야기 (그림 주의)
나가토유키 | L:57/A:433
1,552/3,050
LV152 | Exp.5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28 | 작성일 2020-06-06 2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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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님의 열네번째 이야기 (그림 주의)

시험 대비를 하다보면 저는 가끔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소름이 돋는다던가. 혹은 방에서 멀리 떨어진 화장실의 물소리가 들린다

던가 하는 괴상한 일들이지요.

 

그날도 새벽을 넘기며 시험 대비를 하고 있던 중 이었습니다.

 

여간 어려운 문제 하나를 붙들고 낑낑대던 와중, 목이 말라 거실로 나왔습죠.

 

그렇게 물을 먹고 나니 또 게을러지는 제 자신이 조금은 한심스럽더군요.

 

쉬는 시간 이라는 핑계를 대며 친구 놈과 문자를 하던 와중 문득, 배가 고파오더군요.

 

‘뭐, 먹을것 없을까나?’

 

하고 냉장고를 이리 저리 뒤적거렸습죠.

 

한참을 뒤적거리다보니, 샌드위치 하나가 남아있더군요.

 

얼른 우적우적 씹어 먹은 뒤 배도 채웠겠다, 다시 공부를 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서 앉았을 때

여전히-

 

“꼬르륵.”

 

하고 배가 곯더군요. 그렇다고 이 와중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것이잖습니까.

 

스스로 자제를 하며 겨우겨우 참고 공부를 하는데, 이게 영 집중이 안되더라죠.

 

정신을 차렸을 때 전 이미 츄리닝을 입고 모자를 쓴뒤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따고 있더군요.(-

_-)

 

“에이, 뭐 어때…….”

 

자기 합리화를 시킨 뒤 현관문을 살며시 닫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습니다.

 

고요함.

 

그 적막한 새벽에- 차 소리가 가끔들릴뿐 사람 소리라고는 도저히 들리지도 않더라죠.

 

시간을 확인해보니 3:24(am)쯤 되었더군요.

 

“딩-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곧바로 탄 뒤 1층을 누르고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졌습니다.

 

문제가 풀리지 않아 이리저리 뜯고 뜯었던 흔적이 머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던터라, 누르는데 애

좀 먹고있을때-

 

“1층입니다.”

 

벌써 도착했더라고요.

 

“에이, 뭐 밤인데 누가 볼려구.”

 

그날따라 혼잣말이 참 많이도 나오더라죠.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계단을 타고 내려와 주위를 보니 문득 저 멀리 횡단보도가 보이더군요.

 

신호는 계속해서 바뀌고 바뀜을 반복했고- 사람이 없어야 할 터 인데.

 

여학생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가방을 앞쪽으로 양손으로 든뒤, 서 있더군요.

 

‘..재 뭐야?’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을 때도, 여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조용히 서 있

더군요.

 

어차피, 저랑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습니다.

 

편의점에 도착한 뒤에 삼각 김밥과 이외 몇 음식과 음료를 산 뒤, 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을 때 쯤

이었습니다.

 

제가 집에서 나올 때는 일부로 피한 곳 한곳이 있습니다.

 

외골목인데요.

 

저희 집 쪽으로 빠르게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외골목을 반드시 지나야해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음식을 빨리 먹고 싶었던 걸까요?

 

결국- 외골목의 계단을 타고 한걸음 올라갔습니다.

 

문득, 그러고 보니 나가다 본 그 여학생이 신경이 쓰이더군요.

 

고개를 돌려 횡단보도를 보았고- 전 기겁했습니다.

 

여학생이 횡단보도 한 중앙에 서서 저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순간 심장이 덜컥- 하면서 등에 땀이 한줄기 흘러내리더군요.

 

‘그냥가자‥‥.’

 

스스로 자기 의식을 끊임없이 거는데, 다리가 원망스럽게도 움직이질 않는 겁니다.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그때- 여학생 방향 쪽 도로에서 찻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치인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제야 다리가 움직이더군요.

 

안심을 했습니다만, 제 다리를 집방향쪽이 아닌 여학생 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씨!―’

 

구해야한다. 라는 생각이 돌아가자는 욕구를 억누르고 계속해서 머릿속에 울리더군요.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말입니다.

 

여학생은 꼭 제가 와 주기를 바라는 듯, 한발 한발 뒤로 가면서 저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위협감을 느꼈는지- 그제야 제가 잠시 뛰는 것을 멈추고 여학생을 바라보았죠.

 

그때- 머릿속을 딱 한 사실이 스치더군요.

 

‘왜, 경적 안 울려?’

 

이미 차는 여학생이 보이고 보일정도로 조금 가까이 온 상태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경적 한 방 울리지도 않더군요.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느꼈을 때, 눈물이 죽 하고 흘러내리더군요.

 

이미 정신은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집 방향 쪽으로 뛰기 시작했고, 뛰던 도중 고개를 돌리니

 

여학생이 전과는 다르게 두 양팔을 축 내리고 고개를 푹 숙인뒤 몸을 좌우로 조금씩 흔들며 서

있더군요.

 

 

 

 

 

 

 

 

 

 

 

 

 

 

 

 

왜인지몸에 한기가 죽- 올라오면서, 점점 다리가 빨라졌습니다.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더군요.

 

또, 그대로 서 있어주었으면 정말 고마웠을 겁니다.

 

한참을 달리고 있노라니.

 

“라... 라라...”

 

식의 이상한 음률이 울리듯 퍼지더군요.

 

‘뭐야?’

 

하고 뒤로 돌아 여학생을 바라보았을 때- 전,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정수리가 부러지듯

느꼈습니다.

 

여학생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비록 느린 속도였지만 그 미묘한 음률을 계속해서 입으로 떨며

 

천천히 끊기듯, 카메라에 한방씩 찍히듯.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으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눈물범벅이 된 채 집 쪽으로 달려가 현관문을 들어갔을 때 쯤-

 

도로에서-

 

“끼이이익 - 꽈아앙”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털-썩”

 

다리가 풀리더군요.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이제 죽는다고 그녀가 오고 있다고 머리는 일어나라고 수없이 명령을 내렸지만

 

제 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

 

그런 저의 예상도 빛나갔습니다.

 

한참이 지나니 다리에 힘이 돌아오고 일어나졌을 때,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간

뒤 베란다를 통해

 

도로를 보니, 여학생은커녕 차 2대가 자기들 끼리 부딪혀있더군요.

 

“..뭐야”

 

친구 놈한테, 그 내용을 문자로 보내고 상담을 하니 그때 까지 고맙게도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

놈의 답장은 이랬습니다.

 

 

 

 

 

 

 

“너, 동무로 데려가다 운전자 2명 대려 간기다. 고맙게생각혀”

 

 

 

 


그 문자를 보니, 온몸이 진정되지 않고 미친 듯 떨리며 답장도 보내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쭈그려 앉아 잠에들은듯 합니다.

또, 잠에 들었을 쯤 귀에 살며시 앰뷸런스 카 소리가 들리기도 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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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7/A:303]
쥬프
흠 담력은 좋아지겠네
2020-06-07 15:43:31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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