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엘리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전투와는 항상 거리가 백만광년정도는 떨어져 있는것으로 연출되어 나오던 엘리자베스가 최신화에서
그녀의 별명 피투성이 엘리를 모르는건 아니겠지? 라고 멜리오다스가 마신왕에게 말해 수많은 독자분들이 당혹스러우시게 만들
었던 적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의 순한 성격을 수백화에 걸쳐서 연재했던게 작가님 본인이었던만큼 갑자기 이런 설명이 나오자 굉장히 많은 분들이
당황스러워 하셨는데요.
엘리자베스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창조하셨을 작가님이 왜 이런 장면과 설정을 넣었을까? 하고 한번 추측해봤습니다.
피투성이 엘리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아마 멜리오다스의 경우를 통해 이해해보는게 가장 그럴듯하려나? 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무슨 소리인가.
멜리오다스는 이 만화가 시작되는 1화부터 이미 능글맞은 모습, 장난끼 가득한 모습 등을 보여오며 강함과는 별개로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이래 저래 보여 왔었습니다. 그런 그가 작품 진행 되면서 보다 보니까
알고 보니 단순한 용사 포지션의 주인공같은게 아니고 무려 마계의 신의 장남이며,
모든 종족이 두려움에 떨었다는 마신족,
그 마신족 중에서도 최정예인 십계 조차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는 최흉의 마신이었다.
과거의 그는 무자비하기 그지 없었으며 한줌의 웃음기 조차도 없이
상대를 개미 죽이듯이 하던 존재였다는 설명들이 작품 진행이 되면서 차차 풀어지게 되었습니다.
십계의 통솔자이던 시절에 언뜻 언뜻 나오는 멜리오다스의 모습을 봐보면
대죄의 단장과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격에 차이가 존재했었지요.
그 당시의 그는 등장할때마다 무감정, 무표정 그 자체인 것과 같이 나왔으니까요.
분명 같은 존재이지만 작품 속의 누군가 멜리오다스를 알고 지냈다고 할 때,
그가 현재의 단장의 모습만 보아 왔다면 마신족 시절의 멜리오다스의 표정이나 행동같은건
아마도 상상 조차 어려울 듯 합니다. 완전 딴사람이라 해도 좋을 정도의 차이니까요.
작품을 보다 보면 멜리오다스가 대충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신의 삶은 과거엔 그저 마신왕이 시키는대로 기계같은 감정으로 묵묵히 눈앞의
상대를 없애 왔다, 죽여 왔었다. 근데 엘리자베스를 만나면서부터 세계가 일변했고
자신의 삶에 크나큰 변화가 찾아 왔다. 그러고 나서 멜리오다스는 더 이상의 의미 없는 살생을 관두게 되고
마신족을 나와 엘리자베스와 떠날 생각을 했던게 과거회상으로 나왔었는데요.
멜리오다스의 과거장면과 그의 대사를 보면서 저는 어쩌면 엘리자베스도 아마 비슷하거나
똑같은 상황이었던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역시 멜리오다스처럼, 수천년도 전의 과거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머니
최고신의 명령 아래 무의미한 마신족 토벌을 해 오던 시절이 있지 않았을까. 그때의 그녀는
개인적인 마음이야 어떻든 여신족 최고 지휘자의 명령으로 인해 마신족들의 피를 잔뜩 뒤집어 쓰고
살아가던 기계같은 삶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시절의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마신족들이 보면서
두려워하며 그녀의 이명을 피투성이 엘리라 부르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죠.
멜리오다스는 엘리자베스를 만나면서 그 순간부터 자신의 삶이 변하게 되었다고 했으니
엘리자베스 역시도 마치 멜리오다스처럼 살아오다가 그를 만나면서 기계같던 삶에서 벗어나게 되었단
설정인건 아닐까 추측해봤습니다. 멜리오다스를 만나 깊은 사랑을 하게 된 뒤에 본격적으로 작품에서 쭈욱 다뤄졌었던
자애의 마음이 각성했을지도 모른다 싶고...
아무튼 작품 전개를 보면 엘리자베스가 과거에 어떤 상황이었을지
어떻게 살아 왔던 건지에 대한 회상 장면이 멜리오다스보다
적어서 왜 그런 이명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추리해보다가
멜리오다스가 이러저러했으니 엘리자베스도 그런 케이스 아닐까 하고 상상해봤네요.
멜리오다스의 극과 극같은 모습의 양면성을 이미 앞서 접해본 경험을 했으니...
아예 모르다가 작품 진행되면서 알게 된 멜리오다스의 전혀 다른 모습이 있었듯이, 엘리자베스도 과거엔 우리가
상상도 못해본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고 여겨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엘리자베스도 그런 이명이 있었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받아들여봅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