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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동과 장미 - 오규원
대갈맞나 | L:47/A:502
262/2,670
LV133 | Exp.9%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08 | 작성일 2019-05-18 23: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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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동과 장미 - 오규원

개봉동 입구의 길은

한 송이 장미 때문에 왼쪽으로 굽고,

굽은 길 어디에선가 빠져나와

장미는

길을 제 혼자 가게 하고

아직 흔들리는 가지 그대로 길 밖에 선다. 

 

보라 가끔 몸을 흔들며

잎들이 제 마음대로 시간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장미는 이곳 주민이 아니어서

시간 밖의 서울의 일부이고,

그대와 나는

사촌(四寸)들 얘기 속의 한 토막으로

비 오는 지상의 어느 발자국에나 고인다. 

 

말해 보라

무엇으로 장미와 닿을 수 있는가를.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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