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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쥐와 도시 쥐
샘화 | L:47/A:246
239/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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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96 | 작성일 2019-06-17 23: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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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쥐와 도시 쥐

시골에 시골 쥐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시골 쥐는 낡은 집에서 비록 가난하게 살았으나, 논밭을 일구며 마음만큼은 풍요로운 부자였죠.

그에게는 도시에서 사는 친구 도시 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 도시 쥐가 자신의 집에 놀러 온다는 소식에 기뻤습니다. 너무나도 기뻐 시골 쥐는 창고에서 옥수수며 감자, 고구마 등 지금까지 수확해 저장해둔 식량을 아낌없이 꺼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서울 쥐에게 대접해 주었죠.

“친구야 먼 길 오느라 많이 배고프지? 많이 먹어.”

도시 쥐가 기뻐하며 맛있게 먹을 모습이 상상이 가자 시골 쥐는 얼굴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시골 쥐의 예상하고는 달리 도시 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감자와 고구마를 몇 입 먹고서는 식탁에 내려놓는 거 아니겠습니까.

“왜 그래, 혹시 입맛에 안 맞니?”

시골 쥐의 물음에 도시 쥐는 보란 듯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서 입을 열었습니다.

“지금 이것도 음식이라고 꺼내 대접한 거니? 심지어 음식에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잖아!”

생각지도 못한 도시 쥐의 반응에 시골 쥐는 매우 당황하였습니다.

“어? 미, 미안해…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몇 입 깨문 감자와 고구마에서는 정성이 담긴 만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시골 쥐의 속마음만은 타들어 갔습니다. 친구 온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일어나 준비했는데 말이죠.

그런 시골 쥐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시 쥐의 입은 자꾸만 쉴 새 없이 자꾸만 나불나불거렸습니다.

“손님 대접이 영 꽝이구나, 차라리 오지 말고 집에서 쉴 걸 그랬어, 실망이야.”

“미, 미안해….”

주눅이 든 시골 쥐를 바라보며 도시 쥐가 피식 웃더니, 더 높이 콧대를 높이면서 덧붙였습니다.

“우리 집에는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널리고 널렸는데 말이야… 그래, 이번에는 괜찮다면 네가 우리 집에 와볼래?”

“어, 가도 돼…?”

“물론이지! 내가 이보다 수십, 수백 배는 맛있는 음식 대접해줄게, 가자.”

시골에서만 살아오면서 여기서 자란 음식만 먹어온 시골 쥐에게는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밀려왔습니다.

‘이보다 수십, 수백 배 맛있는 음식이라니, 대체 어떤 음식일까?’

궁금증에 이끌린 시골 쥐는 도시 쥐를 따라 도시에 놀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

친구 따라 도착한 도시는 그야말로 굉장했습니다.

웅장하게 솟아오른 건물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하늘을 찔러댔고, 그 아래 수많은 사람들은 서로 앞다투며 바쁜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처음 바라보는 도시 광경에 시골 쥐는 벌어지는 입을 다물 줄 몰랐습니다.

“우와….”

“이쪽이야, 빨리 와.”

도시 쥐의 말에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따라간 도시 쥐의 집은 무척이나 넓어 또 한 번 시골 쥐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우와 우리 집 텃밭을 합한 것보다 더 넓어!”

어깨를 으쓱이며 도시 쥐는 시장할 시골 쥐를 위해 부엌으로 안내하였습니다.

부엌 중앙에는 당연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식탁이 있었는데, 시골 쥐는 무언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도시 쥐에게 물었습니다.

“친구야, 식탁이 너무 높지 않아?”

고개를 올려서 바라봐야만 하는 식탁 높이는 시골 쥐가 사는 집 높이만 하였습니다.

작은 육체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식탁이 너무 컸던 거죠.

그 외에도 다른 가구며 주위 장식들도 비정상적으로 높고 커다래서 의아했지만,

“누가 촌놈 아니랄까 봐, 원래 도시 집은 다 그래.”

도시 쥐의 말에 납득하였습니다.

식탁 다리를 잡고 올라간 곳에는 신선한 과일이며 구수한 빵에 시골 쥐가 좋아하지만 없어서 못 먹는 치즈에 그밖에도 보지도 못한 수많은 음식들이 식탁 위에 즐비하였습니다.

“이거 정말 다 먹어도 되는 거야?”

“그럼, 물론이지.”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도시 쥐가 씨익 웃어 보이며 치즈 한 덩어리를 뜯어다 시골 쥐 앞에 내밀어 주었습니다.

“내가 오늘 최고의 꿈을 꾸게 만들어 줄게.”

도시 쥐의 말에 시골 쥐의 얼굴에는 만발에 웃음꽃이 피면서 치즈를 받아먹었습니다. 그리고는 그걸 시작으로 여기저기 식탁 위를 달리면서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치즈며 풍미가 가득하고 구수한 빵에 씹으면 씹을수록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과즙이 흘러넘쳐 목구멍을 적셔주는 과일까지, 모든 음식이 너무도 맛있었습니다.

“만족스러워?”

도시 쥐의 물음에 게걸스럽게 먹던 시골 쥐는 입안에 한가득 음식을 담은 채로 대답하였습니다.

“응, 매우 만족스러워! 집에 초대해줘서 고마워, 친구야!”

“하지만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다고.”

그리 말하고선 도시 쥐는 어디선가 이 만찬에 피날레를 장식할 거대한 생크림 케이크를 가지고 왔습니다. 눈처럼 새하얀 생크림 위에 온갖 과일들이 반짝이며 빛이 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시골 쥐는 반쯤 먹다 만 사과를 바닥에 떨어트리고서 무언가에 홀린 듯 한 발짝, 한 발짝, 천천히 케이크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이윽고 케이크를 한 움큼 쥐고서 입안에 넣는 순간, 미끌미끌한 생크림이 혀를 감싸 돌고 돌면서 입안에 향긋한 단맛이 퍼지더니,

“맛있어!!”

시골 쥐는 미친 거처럼 소리를 지르며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딸랑-.’

“맛있어, 맛있어, 너무 맛있어!”

‘딸랑-.’

소리를 지르며 먹는 것도 잠시.

“친구야, 고마워! 네 덕분에…?”

고개를 돌려보니 친구 도시 쥐는 온대 간데 사라지고 없고 대신 납작하고 새까만 털이 자란 얼굴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시골 쥐의 몸은 돌처럼 딱딱하니 굳어져 손에 들고 있던 케이크 덩어리를 바닥에 떨어트리는 순간, 그것이 날카롭게 야옹~ 하고 우는 동시에 시골 쥐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와장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샤악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시골 쥐는 뒤 돌아볼 용기도 그럴 틈도 없었습니다. 그저 죽기 살기로 뛰면서 식탁에서 뛰어 내려온 시골 쥐의 두 눈에 반쯤 열린 문이 보였습니다.

‘옳지, 저기로 도망치자!’

시골 쥐가 뛰어 들어간 곳은 어둡고 위잉 거리며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 보일러가 설치된 지하실이었습니다.

시골 쥐는 재빨리 보일러 뒤로 몸을 숨겼습니다.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 끼익 거리는 소리를 이어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덕분에 고양이하고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걸 아는 동시에 시골 쥐는 무언 이상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 고양이는 자꾸만 ‘야옹’, ‘샤악’, ‘그르릉’거리며 온갖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저 고양이가 뭘 잘못 먹었나?’

분명 저 고양이는 미친 고양이라고 시골 쥐가 생각할 때 눈을 마주 쳤습니다.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바로 눈앞에서 검은 고양이가 입을 좌우로 찢으면서 샤악 거리자 숨이 가빠지고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며 지금까지 살아온 짧은 삶이 눈앞에 생생히 스쳐 지나갈 때였습니다.

“꺄앗!”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고양이와 시골 쥐의 시선도 자연스레 문 쪽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윽고 여자의 화난 목소리가 지하실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바스테트. 바스테트! 어딨니, 이 못된 고양이 녀석!”

바스테트라는 고양이는 힐끗 시골 쥐를 쳐다보고선 못 이기는 척 지하실에서 나갔습니다.

온몸에 힘이 풀린 시골 쥐는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아직도 놀란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거리며 뛰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도시 쥐가 조심히 다가왔습니다.

“괜찮니, 친구야?”

혼자만 도망쳤던 도시 쥐에게 시골 쥐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친구? 괜찮니?!”

시골 쥐는 너무도 화가나 자리에서 일어나서 도시 쥐를 노려보았죠.

“어떻게 나만 두고 도망칠 수 있니? 것도 아무 말 없이 혼자서!”

“미, 미안해… 늘 있는 일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뭐? 그럼 항상 밥 먹을 때마다 이러는 거니?!”

잘도 나불나불거리던 도시 쥐의 입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리 떵떵거리던 자신감은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고개를 숙인 채 고개만 끄덕거렸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도시 쥐의 어리석음에 시골 쥐는 혀를 차며 입을 열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잡고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먹을 바에 차라리 네가 그리 맛없다던 음식을 편안하고 느긋하게 먹는 게 낫지 않겠니? 고마워, 도시 쥐야. 네 덕분에 오늘 상상도 못 할 최악의 꿈을 꾸고 간다.”

그리 말하고는 시골 쥐는 다시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도시 쥐는 바스테트에게 잡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시골 쥐는 훗날 흑사병이 터져 인류가 멸망하려던 때 ‘캄비세스’라 불리며 혁명을 일으켜 쥐와 고양이 그리고 인간 사이의 전쟁을 일으킵니다.

 

 

 

뒷내용이 궁금하면 베르나르베르베르에 <고양이>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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