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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박목월
사쿠야 | L:97/A:61
1,430/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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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64 | 작성일 2020-04-06 0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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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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