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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소아온 단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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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 | 조회 176 | 작성일 2019-11-24 00: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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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소아온 단편 1)

 

 

"후..."

 

 

 

 

 

 

 

자신의 방문을 세게 힘을 주어 닫아버린 아스나는

모든 불을 끄고

그대로 침대 위로 다이브했다.


착잡했다.


아까 전에 그런 소리를 들어서 인지

자신의 마음은 좀처럼 흥분된 상태에서 가라앉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전에 들은 말이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그딴 애,

 그딴 학교의 학생은 포합되지 않아.'


'... 키리토에 대해 알아본거야?'

 

 

 

 

 

 

 

 

 


울고싶었다.


이대로 베개에 얼굴을 깊게 파 묻은 채로

밤새 울어버리고 싶었다.


어느새

시계가 12시를 가리켰지만..


내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가 멤돌고 있었다.


내가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키리토를......

이대로는 헤어져야 할 것만 같았다.


엄마의 강요대로 전학을 가버린다면

분명 자주 만나기 힘믈 것이다.


입시니 뭐니 신경쓰느라

어뮤스피어도 거의 쓰지 못할테니...


거의 만나지 못해서

서로 어색한 사이가 되버리고 말겠지.


학교를 졸업해도

곧바로 대학을 진학해야 하니까..


그 이후로도..

 

 

 

 

 

 

 

 


"싫어..

 그런건..

 차라리 죽어버릴거야."

 

 

 

 

 

 

 

 

 


무엇보다도

얼마 전에 본가에서 선을 보게 된게 마음에 걸렸다.


분명히 거절하고 싶다고 몆번이나 말해도

억지로 참석하게 해서는..


게다가

선에 나온 남자도 가관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도쿄..."

 

 

 

 

 

 

 

 

 

대게 어디의 대기업이나 은행으로 시작하는 곳에 다니며

자신의 장래가 얼마나 유망한지를 자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SAO 시절을 겪은 나는

그 사람들의 부드러운 미소에서 나오는 것들이 전부 거짓이라는 것을

그 표정을 보면서부터

이미 감지했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친절해보이지만,

속으로는 그저 나를 어떻게든 차지해서

자신의 사회적 자위를 높히려는 자들 뿐이었다.


그 시절을 겪기 전에도

충분히 경멸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도저히 같은 자리에 있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혐오감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으니..

 

 

 

 

 

 

 

 

 

"여 유우야씨.

 선 본건 어떻게 잘 된거 같아?"


"누군가 했더니 자네였나..

 아니.

 전혀."


"의외네.

 그 아가씨 지금까지 꽤 내성적이라

 유우야씨가 조금만 입을 털어주면 넘어올거라고 장담했잖아?"


"내 말에 집중을 하는 듯 하면서도

 딴 생각을 하는게 얼굴에 보이더라.

 몆번 시도하다가 그냥 나왔다.

 쳇. 지까짓 게 뭐라고.. 

 그 년이 말이지.."

 

 

 

 

 

 

 

 

 

여자 화장실에서 막 나오려다

화장실 문 밖에서 우연히 듣게 된 거지만

그 대화는 도저히 입에 담을 만 한 것이 아니었다.


이 사람들은

역시 자기 만을 위하는 위선자이자 구토가 나올 만큼 역겨운 사람이었다.


그에 비해 SAO 시절은 어땠을까.


그저 기계적으로 미궁에서 사냥을 하다 쓰러진 나를 구해준 적이 있는

키리토에게 나는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어째서 날 구한거야?

 왜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어?"

 

 

 

 

 

 

 

 

기껏 구해준 은인에게 할수 있는 선택은 절대 아니지만

그 때의 나는 물어봐야만 했다.


SAO에선 여성 유저가 비교적 적은 것도 있지만

대게 과잉 친절을 베풀어 무언가를 얻으려는

남자들이 제법 있기에

목숨을 구해졌어도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온갖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할 때

눈 하나 꿈쩍 안하면서

키리토는 내게 짦게 설명했다.

 

 

 

 

 

 

 

 

 

"네가 죽으면 맵핑 데이터를 못얻거든.

 꽤 깊숙한 곳까지 갔던거 아냐?"


"... 뭐야 겨우 맵 데이터?"


"너를 구한 것도 다 그런 이유에 부차적이었을 뿐이야."


"... 너 말야."

 

 

 

 

 

 

 

 

 

무시당한 것 같아서 살짝 화가 나려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키리토의 말이 진실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이 없을정도로 효율만 따지는 진실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에

그와 동행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그 인간들처럼 자신을 숨기진 않으니까.


사실 그 뒤로

키리토와 파티를 맺어도

어딘가 그에게 상처가 될만한 농담을 조금 하고는 했다.


그건 뭐랄까..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만난 인간들을 상대해온 사고방식과는 달라서

정말로 단순한 키리토였기에

조금 애먹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이제까지

거짓으로 자신의 단점을 감추어 왔던 인간들만을 상대해오다

그제서야 자신을 숨기지 않는

사람을 만났기에..

 

 

 

 

 

 

 

 


"그렇지만..

 그렇기에.. 이게 옳은 선택일까.."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와중에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켜서

주소록에 있던 키리토를 클릭할 뻔 했다.


당장 전화하고 싶다.


그의 바이크를 타고..

이 울적한 기분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겨울이지만

그의 체온만 있다면,

그의 바이크만 있다면 전혀 춥지 않을테니까..

 

 

 

 

 

 

 

 

 

 

"보고싶어.."

 

 

 

 

 

 

 

 

 


하지만

차마 전화를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간절히 만나길 원하지만..


그에게..

이런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다른 고집이 들어났다.


키리토에게 있어

나는 항상 감싸주는 타입.


약해진다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늘 키리토의 곁을 지키며..

응원해주어야 할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분명 슬퍼할 텐데..

 

 

 

 

 

 

 

 


- 위이이이잉 -

 

 

 

 

 

 

 


상냥했었지만 도움은 되지 않았어


너를 만나는 그 날까지는


계속 찾고있었던 따뜻한 그 손을


막고 있던 마음은 지금 해방되어져가


언제나 곁에 있어줘


둘의 미래를 상상하며


행복함에 웃고 있어 믿고 있어


언제나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어


막다른 길이 아닌 내일을 향해


계속되는 오늘이 있으니까

 


더 이상 지지 않아


언제나 곁에 있어줘


둘의 미래를 상상하며


행복함에 웃고 있어 믿고 있어


언제나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어


막다른 길이 아닌 내일을 향해


계속되는 오늘이 있으니까


응 너와 함께 미래로 나아갈래

 

 

 

 

 

 

 

 

 

 


"키리토..?"

 

 

 

 

 

 

 

 

 

 


"지금 전화하면 받으려나..

 근처에 심부름 왔다가 잠깐 보려고 하는데.."

 

 

 

 

 

 

 

 


밖은 겨울인데다 밤이라 상당히 추운 상황이었다.

하늘도 구름이 제법 낀 것이 눈이 금방이라도 올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공원 앞에 바이크를 세우고

잠시 전화기를 이리저리 만지더니

전화를 걸었다.

 

 

 

 

 

 

 

 


"..받아야 하는데..

 왜 망설이는거야."

 

 

 

 

 

 

 

 


한심할 정도로 내 자신이 바보같았다.


평소에 키리토의 전화가 오면 3초 이상은 안끌면서..

오늘은 벌써 통화음의 반이 지나가고 있는걸.. 보니..

 

 

 

 

 

 

 

 

 

"아냐.. 받아야 해!"

 

 

 

 

 

 

 

 

 

 

그렇지만 신의 장난일까.


녹색의 통화버튼을 터치하려는 순간에 끊어지고 말았디.

 

 

 

 

 

 

 

 


"... 바보.. 바보 바보 바보!"

 

 

 

 

 

 

 

 

 

양 손으로 머리를 여러번 쥐어박으며 후회해봤지만

이미 상황은 지나갔다.


이제와서..

 

 

 

 

 

 

 

 


"하아.."

 

 

 

 

 

 

 

 

 

 

'통화가 되지 않아 음성445음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왠일로 전화를 안받다니..

 무슨 일이 있나?"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걸고

자신이 원래 하고 있던 일을 하려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당황한 적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의외로 길어지더니

결국 뚝 하고 끊어졌다.

 

 

 

 

 

 

 

 

 

 

"아니면 벌서 자... 전화다."

 

 

 

 

 

 

 

 

 


그러면 그렇지 하고

바로 터치해서 그녀의 통화를 연결했다.

 

 

 

 

 

 

 

 

 

"키리토군."


"여 아스나.

 혹시 자다 깬거야?"


"아, 아니.. 그러니까. .

 막 잘려고 준비하고 있었달까.."


"음.. 그럼 잠깐 나올 수 있어?

 근처를 지나가는 길이라서 말야."


"지. 지금?"


"아.. 혹시 안돼?"


"아, 아니야 지금 갈게 근처면.. 공원이지?

 바로 갈게!"

 

 

 

 

 

 

 

 

 

 

 

 

 


"왠지 어딘가 급해 보였는데..

 역시.. 자다 일어난 건가?"

 

 

 

 

 

 

 

 

 

 

 

어쩜 좋아..


얼떨결에 나간다고 해버렸어..


지금 만나면 분명...

다짜고짜 키리토한테 안겨서 울어버릴 텐데..


게다가

그게 베스트라고 생각까지 하구...


어쩌면 좋아!


.. 이렇게 된 이상 나가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지만..

 

 

 

 

 

 

 

 

 

 

'아스나는 강하구나.

 나보다 훨씬 강해.'


'에..?

 무슨 소리야?'


'그냥 이것 저것.

 사람들을 이끄는 힘이라던가

 타인이 힘들때 곁에서 위로해주는 상냥함이랄까..

 무엇보다...'


'뭐야 그게.

 뒤죽 박죽이네!'


'나름 진지하게 말한건데..

 그래서 난 그런 아스나가 너무 좋아.

 나를 위해 주는 것도.

몆번이나 목숨을 구해진 것도 전부.

 그래서 결혼하게 된 걸지도 몰라.

 아스나의 진실된 마음.

 거짓된 게 아니었어.

 네 감정 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것.

 그게 나를 이끈 거라 생각해.

 그러니까 이 세계를 꼭 탈출해서 다시 만나자.

 그 세계에선 아스나를 절대 고생시키지 않을테니까.'

 

 

 

 

 

 

 

 

 

 


75층 보스공략이 있기 몆시간 전

내게 보스 공략에 참가하지 말아달라는 억지를 부린 키리토를 설득하고 나서

몆분 후였다.


서로 안겨 있는 손을 풀지 않은채로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서로 위로의 말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키리토가 아는 아스나는.. 강했던 아스나는..

 


내가 강했던 이유는..


아니 강해보였던 이유는..


그렇게 척이라도 할 수 있던 건

모두 네가 있어서야.


키리토.


나는 너가 곁에 있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울보일 뿐인걸..


SAO에서 부터.. ALO까지

난 항상 네게 도움을 받았을 뿐..

 

 

 

 

 

 

 

 

 

"여 아스나.

 미안해.

 이런 늦은 시간에 불러서."


".. 아니야.

 나도 잠이 오지 않아서 그런거니까.."


"그럼.. 좀 걸을래?"


"... 아니."


"그럼..?"


"나.. 바.. 바.."


"바..?"

 

 

 

 

 

 

 

 

왜 말이 안나오는 거야.


바이크에 태워 달라고.


지금 시간에 텅 비었을 도로를 달리자고


왜.. 말을 못하는..건데..


이렇게나.. 약한거야?

 

 

 

 

 

 

 

 

 

 

"아스나 어디 아픈거야?

 아까 ALO에서 봤을 때보다 상태가.."


"아..나.. 괜찮.."


"우왓! 아스나! 갑자기.."


"키.. 키.. 리토!.."

 

 

 

 

 

 

 

 

 


역시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갑자기 안겨서는 그대로 울음을 터트리다니.


그녀에게 무슨 안 좋은 소식이 있을거라는 지금까지의 짐작이

역시 맞아 떨어졌네.


그렇지만 무슨 일인지는 알 수가 없으니 답답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감정적으로 이렇게까지 몰린 그녀를 위로하는 수 밖에 없었다.

 

 

시점은 위에 간략하게 있지만 마더즈 로자리오에서 그녀의 어머니에게 강제 전학을 통고받은 날 밤입니다.

 

 

 

 

 

 

 

 

 

 

 

 

 

 

 


하..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어.


이렇게 될 것을 예상 했으면서도

그걸 피해가지 못하다니..


바보같아..


이렇게 늘 키리토에게 의지하다니..


물론 그게 나쁜건 절대 절대 아니지만..


키리토가 원하는 나는.. 절대로 이런 모습이 아닐텐데..

 

 

 

 

 

 

 

 

 

 


'키리토..'

 

 

 

 

 

 

 

 

 


내게 안겨있는 채로 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로 울먹이는 아스나를 보고 있자니

왠지 착잡했다.


평소에 우는 소리, 걱정을 만드는 일을 전혀 안할 정도로 밝은 그녀가

지금은 왠지 엄청나게 약해져 있었다.


전화를 할때부터 이미 눈치 챈 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주어야 히는지를 모르겠다.


대게 약한 소리를 하는 것은 내 쪽이었다.


예를 들자면..

 

 

 

 

 

 

 

 

 

 

'오늘의 보스 공략전. 아스나는 참가하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주면 안될까?'

 

 

 

 

 

 

 

 


같은 말이 좋은 예시였다.


그녀가 내 앞에서 죽는걸 두려워 한 나머지

뻔히 반대할 걸 알면서도

내 안에서 커트하지 못한채로 내 뱉은 무책임한 발언.

 

 

 

 

 

 

 

 

 

 


'만약 그랬다가 키리토가 돌아오지 않으면

 난.. 자살할거야!

 키리토가 없는 이 세계에는 미련도 없고

 무엇보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한 나를 용서할 수 없으니까!'

 

 

 

 

 

 

 

 

 

자살.

게임에서 목숨을 잃게 되면

정말로 죽어버리는 이 세계에서

타인을 위해,

보잘 것 없는 내가 죽으면

함께 죽겠다는

그녀의 굳세고 강한 의지를 봐온 나였기에

이런 상황에선 도저히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내 목 바로 아랫부분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갖다대어

천천히 쓰다듬어 주거나

등을 토닥여 주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고 있었다.

 

 

 

 

 

 

 

 


'아스나..'

 

 

 

 

 

 

 

 

 

이렇게 된 이상.. 말해야 할까?


그에게 어쩌면 다음학기에 바로 전학을 가게 될지 모른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건.. 그저 이별선언일 뿐인데..

지금 말하게 되서. .

정말로 전학을 가버리면..


그때는..

감당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의 슬픈 표정을 보기가 힘들었다.


아니 싫었다.

항상 웃는 얼굴만 보고 싶은 것이 연인의 욕심이라지만

이미 그의 표정변화를 수 없이 겪어온 나였기에

그 주체가

내가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주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 하다는게 정답이겠지.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말해야 하는 걸까?'

 

 

 

 

 

 

 

 

 

 

 

 

 

 

 


망설임 따위는..


이 상황을 벗어나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안다.


모든 것을 털어놓고 그에게 위로를 받자.


그리고 대책을 강구해보자.


그게 정상적인 대처이자

키리토와 나를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비정상적으로 굳게 닫힌 입은 좀 처럼 열리지가 않았다.


망설이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지.

 

 

 

 

 

 

 

 

 

 

 

"아스나.

 일단 바람이라도 쐬지 않을래?"


",,, 응?"


"산책이라도 하면 조금이나마 나아질거야.

 그렇게 하자.

 괜찮지?"


".. 응. 그렇게 할게."


"그럼 잠깐만 기다려줘.

 바이크 금방 가지고 올게."

 

 

 

 

 

 

 

 

 

 

 


바이크를 가지러 간다는 핑계로 공원에서 나오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녀의 고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게 분명 했기에

보통의 방법으로 달래기는 쉽지 않을 듯한 생각이 들었다.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기에

곧 마음 한 구석으로 몰아넣어버렸지만..


그래도 그녀를 달래줄 수 있는 건

지금 시점에서 내가 유일했기에

그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졌다.

 

잠시 후

바이크의 시동이 걸리면서

구식인 연식 답게 시끄럽지만 우렁찬 괴음과 함께

그녀가 서 있을 공원 입구로 향했다.

 

 

 

 

 

 

 

 

 

 

 

"자 아스나. 어서 타!"


"아.. 응!"


"헬멧은 써야지. 자 이리 와."

 

 

 

 

 

 

 

 

 

 

 


바이크 용 헬멧을 그녀에게 손수 씌어주며

내 뒤에 앉도록 해주었다.


그녀에게 툭 던져 주는 선택지도 생각해봤지만

일단 그녀에게 쓴소리를 듣는 건 물론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만 같아서..


다행히도 무사히 올라탄 그녀가

내 허리를 두 손으로 힘껏 감싸게 한 후

바이크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10분동안 아무도 없는 거리를 질주했다.


한 겨울의 찬바람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가고 있으나

춥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걱정해야 하는게 아닐까.

 

 

 

 

 

 

 

 

 

 

 

'아스나. 기분은 좀 어때?"


"글쎄.. 모르겠어."


"그래? 그럼 좀 멀리 까지 갈테니 한숨 자둬."


"응.."

 

 

 

 

 

 

 

 

 

 

엄마의 외출 허락을 받지 않은채로 뛰쳐나온 이 상황.


분명 나중에 크게 꾸중을 듣게 되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순간이라도 즐겨야 할텐데..


키리토의 등에 헬멧을 쓴채로,

그의 몸에 두 손을 감은채로 있으면

왠지 잠이 솔솔 오게 되서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되고 말아..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지..

 


그렇게 키리토는

한참을 달려

한 시간을 달렸을 시점에서야 바이크의 시동을 꺼트렸다.

 

 

 

 

 

 

 

 

 

 

 

"다 왔어 아스나."


"응.. 내릴게."


"아냐. 잠시만."

 

 

 

 

 

 

 

 

 

 

아까처럼

헬멧을 손수 벗긴 후에

그녀가 눈을 뜨지 못하게 한 상황에서

키리토는 아스나를 그대로 안고서 어디론가로 향했다.


이미 시간은 새벽 한시를 넘었으며,

주위에는 가로등 조차 빛추지 않은 지역이었으나..

키리토는 이미 몆번 와본 곳인듯

불빛이 거의 없음에도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키리토. 여기는 어디야?"


"조금만 더 가면 되니까 쉬고 있어."

 

 

 

 

 

 

 

 

 


말로는 좀 더 자두라는 의미인 듯 했지만

그에게 안겨진 채로 이동하고 있는 이상

잘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


가끔 흔들리는 진동.


나를 안은 그의 손이 느껴지는 촉감.


긴장되서라도 잘 수는 없었다.

 


그리고

비록 눈을 뜨진 못해도

이미 귓가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크게 전해져 왔다.

정확히 얼마나 지난 건지는 알 수 없어도

어딘가의 강변인듯 했다.

 

파도 소리 같은 것이 점점 가까이..


잠깐 파도 소리?


강에서 그런 소리가 날리는 없을텐데.


그럼 여기는 바다?


바다인거야?

 

 

 

 

 

 

 

 

 

 

"자 다 왔으니까 내려줄게."

 

 

 

 

 

 

 

 

 

 

조심스레 그녀를 서게 한 뒤 안대를 풀어주었다.


밤이라 바로 눈을 떠도 눈이 부시진 않을 터 였지만

자연스럽게 눈을 몆번 깜빡이면서

주위 시야에 적응하고 있었다.

 

 

 

 

 

 

 

 

 

 


"갑자기 바다라니.. 좀 추운걸.."


"하하.."


"뭐야. 왜 웃어?"


"이 곳이라면 안심하고 고민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겨울 바다는 어딘가 쓸쓸한 구석이 있잖아?

 그리고 이런 곳은 주변에 아무도 오지 않으니까.

 아스나 혼자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나는 그저 주위의 배경인 거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분명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했어."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이야.

 정말.. "

 

 

 

 

 

 

 

 

 

 

 

지금 내 앞에 너가 있는데

어떻게 모른 척을 하고 내 마음을 털어놓겠어?


네거 있기에 가능한 건데.


네가 들어줘야 가능한 일.


한 때

최전선에서 내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친구이며,

전우,

그리고 남편으로 발전한 우리인데.


내 한심한 고민을 털어놔도 웃어줄 사람은

오직 너 하나 뿐인데.


네가 없으면 소용이 없잖아


바보.


후.. 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배려해서 하는 말이기에 군말 없이 따르겠지만.

끝나고 확실히 지적해야지.

옛날처럼..

 

 

 

 

 

 

 

 

 


"아스나. 너무 긴장하지마. 그냥 기분을 풀어주려고 한거니까."


"알..ㅇ!"

 

 

 

 

 

 

 

 

 

 


정말이지 아스나는 이렇게 안하면 솔직해지질 않네.


이렇게 입을 맞춰주지 않으면.


이렇게 안아주지 않으면..


도저히 솔직해지질 않는구나.

 

그정도로 심각한 고민인 건가 싶지만.


더는 괴로워 하는 걸 보고싶진 않아.


아스나가 어서 텐션을 내가 아는 그녀로 업했으면 좋겠네.

 

 

 

 

 

 

 

 

 

 

 

 

 

 

 

갑작스런 키스에

몸이 살짝 떨게 될 정도로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조급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단지 서로의 입술을 맞대어 포갰을 뿐인데도

불안했던 감정들이 녹아들어 가는 느낌.


첫 키스는 아니지만

내 안의 불안한 감정을 없애는 데에는 충분했다.


몆 초간의 짦은 키스였지만 말이다.

 

 

 

 

 

 

 

 

 

 

"후... 자꾸 질질 끌어서 미안해.

 나 때문에 이렇게 멀리 나왔는데.."

 

 

 

 

 

 

 

 

 

그 에게 폐를 끼치고 만 것에 사과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라 저 멀리 까지 보지는 못해도

내가 서 있는 바로 이곳까지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바다는 끝을 알 수 없다.


이 세게 전체에 퍼져였는 바다이기에..


내가 품고 있는 고민들을 그곳에 풀어놓는다 해도

절대로 줄어들지 않을테지.


그 넒은 바다 만큼이나

넒고 따뜻하며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키리토에게도.


지금은 말해야만 하는 순긴아다.

나를 위해서 이렇게 먼 곳까지 데려다 준 그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후우.. 하고 깊게  심호흡을 한 차례 한뒤

정면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꺼낼 이야기를 모두 전달했을때.

그의 반응이 솔직히 무섭다.


여기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나처럼 고민에 빠져버릴 지도 모른다.

 

 

 

 

 

 

 

 

 

 


"나.. 사실 지금 다니는 학교 그만둬야 할지도 몰라."


"..."

 

 

 

 

 

 

 

 

 

 

잠시 말을 끊고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


불편한 기색.


직접 말은 하지 않았어도

키리토의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고 있었다.


내 말이 계속 되길 기다리는 눈치였지만..


역시나 이미 짐작하고 있겠지..

 

 

 

 

 

 

 

 

 

 

 

".. 엄마가 그 학교에 다니는 거 엄청 싫어하셔서..

 그런 학교는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다면서..

 억지로 일반 학교에 전학가라고

 아까 집에서 전입 신청서까지 내밀었어.

 만약.. 정말로 전학가게 되면..

 나.. 나.. 더는 만날 수 없을 지도 몰라.

 입시니 뭐니 해서 대학을 가서도..

 어쩌면.."


"...."


"미안해.. 괜히 걱정하게 해서..

 하지만.. 하아.. 왜 이리 눈물이 나오는 걸까?

 바보 같지?

 이렇게 횡설수설하기나 하고.."


"아냐.

 내가 지금 가만히 있는건..

 아스나가 스스로 털어놓길 바래서야."


"털어 놓는다니..?"


"그야 지금의 아스나는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이니까.

 본격적인 태풍이 있기 얼마 전이란 느낌.

 모든 감정이 쏟아져서 자신을 망가트릴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럴 바에는 이렇게..

 누가 들어주는 상황에서 폭발시키는게 나으니까."

 

 

 

 

 

 

 

 

 

 

그게 최선이야 아스나. 라고 생각했다.


아까 전에 공원에서 부터 느꼈지만

자칫하면 어두운 길로 빠지기 직전인 아스나였다.


이 후에 전학을 가게 된 뒤의 상황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이 문제였다.


어떻게든 풀어줘야 할 상황이니까.


지나친 강박증과 프레셔 (중압감)는 독이 될 뿐이다.

 

 

 

 

 

 

 

 

 

 

"어쩜 좋아 키리토.. 이대로 라면.."

 

 

 

 

 

 

 

 

 

안절부절 몸을 가만히 두질 못하는 그녀를 보자니..


역시 이대로는 불안하다.

 

 

 

 

 

 

 

 

 

"아, 앗.. 키리토? "

 

 

 

 

 

 

 

 

 

 

다시 한번 아스나를 내 품 속으로 깊게 끌여들었댜.


이미 말을 이어가는데도 힘겨워 하는 그녀가

어느새 불안증세까지 보인 시점에서..

방치할 수는 없다.

 

 

 

 

 

 

 

 

 

 


"나는 아스나가 어디로 가도,

 해외로 떠나도 기다릴거야."


"키리토.."

 

 

 

 

 

 

 

 

 

 

 

그 아름다운 개암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앞으로 꺼낼 이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자신을 구원해주길 바라는 눈빛.


어쩌면 단순히 위로를 얻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아스나가 불행해 하는 모습보단 나아질 것이다.


품에 안겨진 채로 조금씩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는 아마..

 

 

 

 

 

 

 

 

 

 

 

"아스나. 이 파도를, 이 바다를 봐줘."


"바다를..?"

 

 

 

 

 

 

 

 

 

 

그녀에게 바다롤 봐달라고 부탁한 뒤에

자신도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향했다.


그리고 파도가 미치는 곳까지 걸어가 두손을 뻗어 바닷물을 조금 담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조명이라곤 바이크의 헤드 라이트밖에 없어

주변은 완전히 어둠에 잠겼으나

내가 그녀에게 보여줄 것에는 지장이 없었다.


조금씩 담았던 내 손에서 줄줄 새어 모래속으로 사라지는 바닷물을

그녀에게 보여주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내 이야기를 계속 전하기 시작했다.

 

 

 

 

 

 

 

 

 

 

"아스나.

 우리 그 동안 겨울에 바다를 가본 적은 없었지?"


"응. 서로 현실에선 바쁘기도 했고

 바다라면 알브 헤임에도 있었으니까."


"그래. 알브헤임에도 바다가 있는 맵이 있었지. 

 그리고 그 곳의 바다와 이쪽의 바다에는 한가지 차이가 있어.

 뭔지 예상이 가지 않아?"


"차이.. 라고?"


"알브헤임은 맵마다 계절이 정해져 있어도

 전체적으로는 항상 봄 날씨잖아?

 SAO때는 해가 바뀔때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었지만.

 그리고 그곳의 바다는 항상 따뜻했지.

 뜨거운 햇살 아래 여름 날씨니까 당연 하겠지만.

 그에 비해 이쪽의 바다는.."

 

 

 

 

 

 

 

 

 


담았던 바닷물을 모두 모래에 뿌리고 나서 손가락으로 바다쪽을 가리켰다.

 

 

 

 

 

 

 

 

 


"차가워. 그냥 차가운 것도 아니고,

 잠시 손을 담았을 뿐인데 벌써 얼어붙을 것만 같아.

 날씨의 탓도 있겠지만..

 이곳은.. 아무것도 담지 않고 있어."


"담고 있지 않다니..? 무슨 뜻이야?"


"이 바다,

 여름이라면 많은 걸 품고 있을 거야.

 바닷가로 놀러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일테지.

 그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어딘가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은

그 안에 행복의 감정이 생성된다.


대게 혼자 가는 경우는 드물고

가족, 연인, 친한 친구들끼리 놀러 가는게 흔하며


대게는 하루 당일치기도 많지만

여름 휴가 계획 하에서 온 것이라면 못해도

하루 정도는 바닷가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여름의 바다는

그런 사람들을 모두 제 품에 모두 수용한다.


인원이 얼마나 많던,

자신의 파도로 무엇을 하건 개의치 않은채로

그저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게

자신의 보금자리를 댓가 없이 내놓는다.


자기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에 반해 지금의 겨울 바다는 다르다.


날씨는 얼어붙을듯 하게 추우며

사람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


하지만

겨울 바다는 여름과 다를건 없다.


오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마음이 열려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찾지 않는다.


찾아도

한 명 한 명


그것도 아주 가끔씩 찾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바다에서 조금 떨어져 파도를 감상 할 뿐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겨울 바다는 여전히 자신을 찾아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에 그런 해석이 가능하구나. 신기한걸."


"바다는 가능성을 뜻하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에 비유할 수도 있으니까... 

 계속 해도 괜찮아?"


"상관없어.

 나를 위하려는 말인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아스나는

자기를 위해 필사적인 소년의 말을 끊을 수 없었다.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그게 자신을 위한 것임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무엇보다

이 소년을 믿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아스나를 이 바다와 비교 한다면..

 겨울바다와 공통점이 많아.

 하지면 평소의 아스나라면

 여름 바다가 더 공통점이 많지."


"겨울 바다라..

 이 공허함 때문이야?"


"아스나는 항상 남을 이끌어주고 포용하고 싶어해.

 무엇보다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목숨까지 내놓으려 해왔어."


".. 그건.. 네가 없었으면 절대로 시도조차 못했을거야. 네가.."


"물론 처음 만났을때의 아스나는 그랬을지 몰라.

 하지만 아스나는

 그 이후로

 SAO에 익숙해졌고

 정신적으로 남을 포용할 만큼 성장했잖아.
 
 한 길드의 서브 리더라는 것은

 졀대 아무나 할 수는 없는일이었어.

 특히 혈맹기사단이라는 최강 길드라면 더욱."


"아.. 아니야.

 나는.. 약해..

 그저 도망쳤을 뿐인걸.

 최강 길드니 섬광이니 해도 네가 없었을 때의 난..

 남들에게 게임 공략만을 강요한 채로 억압했을 뿐이야.

 내 약함에는 멀리 도망치면서..

 남에게는 강해지라고 소리를 질러댔어.

 그 후에 너를 만나서.. 간신히 바뀌었을 뿐..

 그마저도 지금은..

 SAO 이전의 나약한 내가 되고 말았어."

 

 

 

 

 

 

 

 

 

 

울면 안되는데,


이렇게 울면 더 약해질텐데.


내가 평소처럼 강한 모습으로 있어주길 바랄텐데


그렇지만 이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쏟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던 아스나였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적이 있는 키리토는

대화를 중단한채로 아스나를 껴 안아 주었다.


한 겨울.


그것도 바닷가인지라

찬 바람과 함께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치고 있었지만


서로 안긴 상태로 체온이 상대방에게 옮겨가고 있던 탓인지

아니면 대화의 주제가 워낙 심오한 것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스나는 지금 누군가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바라고 있어.

 이 바다처럼 말이야.

 겨울 바다의 상징은

 대체로 고독함, 외로움을 뜻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여름보다 따뜻해 질 수도 있어.

 그게 어떤 건지 혹시 짐작이 가?"


"미안. 전혀 모르겠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라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아"


"누구보다도 차갑고 외로워 보이는 사람이지만

 누구보다도 남을 원하지.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줄,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을 이끌어줄 사람을 원해.

 바다는 흔히 풍요의 상징이라고 하지.

 수많은 자원들과 생명들이 숨쉬는 곳.

 다른 말로는 가능성을 뜻하기도 해.

 이렇게 끝 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바로 그 증거야.

 그리고 그건 아스나도 마찬가지.

 지금은 이렇게 약해져 있어도

 원래는 강한 사람이잖아.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강하지만,

 그 속은 어느 소녀나 다름 없을 정도로 여린 마음씨를 가졌지.

 그렇지만

 남의 시선에 너무 휘둘리는 경향이 있어. 

 남에게 보여질 자신을.. 너무 강박증 처럼 압박한 거야.


"키리토.."

 

 

 

 

 

 

 

 

 

 


이렇게나 나를 꿰고 있다니..


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비록 그와 지낸 기간은 결코 짦다고 할 수 없지만..


같이 지내온 가족들보다도..

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아스나.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아스나는 내가 어떻게 봐주었으면 좋겠어?"


"어떻게.. 라니?"


"섬광 처럼 강한 모습의 아스나인지,

 지금의 여린 아스나인지 어느 쪽이 좋아?

 어느 쪽이던 나는 아스나를 계속 사랑할거야.

 둘 다 모두 내가 봐왔던 아스나고

 앞으로도 함께할 아스나니까.

 원하는 쪽을 말해줘."

 

 

 

 

 

 

 

 

 

 

 

이 사람..


내가 듣고 싶은게 뭔지 정확히..


너무나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나와 함께할 거라며 안심시키는 그 모습은..


믿을 수 밖에 없게 했다.


내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인간들과는..


사고방식부터 이미 완전히 틀렸다.

 

나는..

이제까지 나를 혹독하게 채찍질을 하며 살아왔기에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갔다.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의지의 부족도 있지만

내가 너무 내성적이었다.


부모의 명령을 거역하지 못한채로 15년 동안..

그저 인형처럼 살아왔다.

 

 

 

 

 

 

 

 

 

 

 


"아스나. 이 엄마는 그저 1등을 원한다. 알기 쉽지?"

 

 

 

 

 

 

 

 

 

 

.. 너무나 비참했다.


매번 학교 내 시험, 모의고사, 입시시험으로 시달렸다.


항상 최 상위권을 달리는 성적따위는

내게 있어 부모님을 안심시키는,


다른 사람에게

내 위치를 알리는 도구일 뿐이다.


스스로의 만족감이니 성취감이니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성적의 하락이 진행되면

그 날은 지옥이었다.


부모님에게 들을 꾸중과 정신적인 체벌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무의미한 삶을 살던 와중에

지금까지의 삶에 지대한 변화를 얻게 해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아는 상식을 한참 벗어난 사람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행동과 언행이 진실되었고,

거기에 감화된 나는..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는 너도 여기 누워보라고. 꽤 상쾌하니까."


"뭐?"

 

 

 

 

 

 

 

 

 


모든 것이 느긋하고 여유가 있게 행동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나조차 뛰어넘는 진지함을 보여주는

그 사람에게 나는 점점 더 빠져들었다.


그 사람과 있으면

왠지 마음이 안심되고

중압감에 쌓였던 몸의 긴장상태가 완화되는 듯 한 기분까지..


그런 것에 이끌려 지내다 보니..

어느새 같은 집에서 까지 살게 되었다.

 

 

그때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최고로 즐거웠던 추억이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행복한 것이란걸 깨달았다.


그와 꼭 안겼을 때 느껴지는

그의 몸의 체온. 따듯함, 심장이 뛰는 소리..


모든게 사랑스러웠다.


어쩌면 악몽만이 남았을 수도 있었던 그 세계.


나는 그 사람,


키리토에게 구원을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준 것,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의지를 보여준 그 사람.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비록 지금에 와서 폐를 끼치게 되었지만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를 보듬어 주고 있었다.


남의, 특히 가문의 커리어를 위해 나를 혹사 시켜야 했던 것을 해방시켜준 키리토.


어딘가 멍해보이지만 자기만의 신념이 확고한 키리토.

 

 

 

 

 

 

 

 

 


"나, 나는 나는! 나는!"

 

 

 

 

 

 

 

 

 

 

그렇다면 이미 아스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키리토라면 내가 약한 모습으로 매달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내 마음 속에 깊이 각안되었다.


가끔이라면,

정말 힘들어서 지칠때라면

키리토에게 몸을 맡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에게 안긴 몸을 더욱 깊이 묻으면서

간신히 할 말을 떠올렸다.

 

 

 

 

 

 

 

 

 


"어, 어느쪽이던 상관없어.

 키리토만 싫지 않으면 강한 나, 약한 나 어느쪽이든..

 키리토가 좋아해 준다면.. 나는 싫지 않아!"

 

 

 

 

 

 

 

 

 

 


씨익.


그의 몸에 밀착해 있어

키리토의 얼굴을 볼 수 없을 아스나도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미소를 지었다.


그 증거로

키리토의 등에 닿아 있던 손에 힘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아스나를 믿어.

 얼마동안 떨어진다 해도 나를 잊지 않을 거라고 믿어.

 그렇기에 기다릴거야.

 어떤 결과가 기다리더라도 반드시."

 

"나, 최선을 다할게.

 부모님을 설득해서 전학가지 않게 해볼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그러니까.. 그러니까!"


"알고 있어.

 말했잖아.

 믿는다고.

 지금은 그저 실컷 울어.

 그럼 집으로 돌아가도 우울해지지 않을거야."


"키리토.. 흐.. 으.. 흐윽.. 흐아, 아.. 아.."

 

 

 

 

 

 

 

 

 

 

 


그 말이 기화제가 된 건지


지금까지보다도 더 큰 소리로,

더 많이 눈물을 쏟아내었다.


내게 안긴채로 내 옷깃을 붙잡고 오랫동안 눈물을 쏟아내었다.


그동안 쌓였던 것을 모두 푸는 과정이었기에

오래걸리기는 했어도

결국에는 평소대로 돌아올 그녀를 상상하니

이제서야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


바다를 등지며 찬 바람을 맞아가며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서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그녀는 내게 어깨를 기댄채로 깊게 잠이 들었다.


차량 안의 히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방금 전에 힘을 다 쏟아 부은 탓이리라.


가져갔던 바이크는

나중에 클라인의 밴을 타고 회수할 예정이었다.


이 날씨에 옷이 젖은 채로 타기엔

너무 추운 것도 있고

아스나가 바이크에 의지할 힘이 남아있을지 미지수인게 컸다.

 

 

 

 

 

 

 

 

 

 

"키.. 리토."

 

 

 

 

 

 

 

 

 

이 와중에 잠꼬대라니.


정말 피곤했구나.


하긴 이럴때는 그저 자는게 최고지.

 

 

 

 

 

 

 

 

 

 

 

"사랑해."


"물론이야. 나도 마찬가지로."

 

 

 

 

 

 

 

 

 

 

 


그녀의 입에 어느새 맺친 침을 손으로 닦아주며

나도 잠시 잠에 빠지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종결되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베스트니까.

 

 

 

 

 

 

 

 

 

 

 

 

 


이 이야기는 마더즈 로자리오 초반부에 아스나와 그의 어머니의 저녁식사 이후 이야기를 상상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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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EYGR
2019-11-16 1 744
19770 일반  
아스나는 빠르면 다음 화 막바지나 2화 뒤에 나오려나...
토키사키
2019-11-16 1 587
19769 일반  
이번화의 앨리스 [3]
아기만들기
2019-11-13 1 671
19768 일반  
얘네들 이런거만 연출 열심히 하는거 같아 [4]
암컷
2019-11-07 1 1897
19767 일반  
궁둥이 턱 [4]
암컷
2019-11-04 1 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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