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 김승기
새파란 색종이 위에
노란 점 하나
콕
찍었다
하늘 속으로
확
번져 나가는 물감
한 방울
깊은 수렁이다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간다
소용돌이친다
이윽고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물소리 바람소리가 난다
새소리도 나고
구름도 흘러간다
가끔 비도 내리더니
이 풀잎 저 나뭇가지 위에서
햇살 튀어 오른다
우주 속
한 가운데에 결가부좌하고 앉은
그분이 연주하는
해금 소리
하늘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