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츄잉 문학 - 수열 풀던 사수생
?儀式 | L:4/A:541
36/530
LV26 | Exp.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119 | 작성일 2015-08-10 20:07:09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츄잉 문학 - 수열 풀던 사수생

 벌써 2-3년 전이다. 내가 독학재수를 하느라 샘물독서실에 다닐 적 일이다.아침부터 부시시한 머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독서실에 도착했다.신발장 건너편 카운터에서 알바생이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고있었다. 생김세를 보아하니 최소4수생은 되어보였다. 흘깃 쳐다본 기출에서 어제 막혔던 수열문제 여럿을 기발한 풀이로 푸는 것을 보았다.그에게 풀이법을 물어보자 대꾸도 하지않은채 음료수 자판기를 가르켰다.


"그냥 해줄 수 없나요?" 했더니 "풀이 하나가지고 에누리 하겠소? 맘에 안 들거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슈"


대단히 무섭게 말을 했다.딱히 음료수가 비싼것도 아니니 2프로 한캔을 뽑아 그에게 가져다주고 풀이나 잘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연필을 끄적였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궁시렁 거리더니, 저물도록 이리보고 저리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됐는데,자꾸만 문제에 밑줄을 긋고 수능특강 기초개념에나 있을법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었다. 인제 그냥 이 기발한 풀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아침공부를 꾸준히 해왔던 나는 시간이 점점 빠듯해 왔다.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였다.


"기본적인 것은 나도 아니 이제 그만 풀이를 알려주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되나."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그저 그 풀이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데 왜 딴것을 그리 오래 설명한다 말이오? 외고집이시구먼, 나도 공부해야 한다니까요."


사수생은 퉁명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우, 난 안 풀겠소."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어차피 아침공부 할 시간은 지났고 해서,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해 보시오."


"글쎄,재촉을 하면 풀이가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풀이란 무릇 기초에 충실해야지,그걸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쓰던 연필을 내려놓고 태연스럽게 연필을 깎고 있지 않은가.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깎은 연필을 끄적끄적 거리더니 이리저리 돌려 보기 시작했다. 여간 짜증이 났던 나는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그의 발밑에 있던 책한권을 보았다.


"저 책은 뭐요?"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아 저책은 한준호의 사회문화 1등급의 법칙이오"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가 연필을 깍던 커터칼을 뺏어들어 사회문화 책을 갈기갈기 찢어 독서실 사방으로 뿌렸다.사회문화 책이 흩어져 나뒹구는 뽐새가 나름 볼만했지만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의 인중에 주먹을 대고 말았다.계속해서 그의 인중만을 강타했다. 문돌이 사수생의 정신이 나가 눈동자 대신 흰자위만 보이기 시작할때쯤 그의 인중을 놓아주었다.


"문돌이가 감히..."

 

문돌이한테 가르침을 받으려 했던 나자신에게 화가났고 화가 치밀어 오르자 그 화는 이내 슬픔이 되었고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 한두방울이 흘러내렸다. 공부 할 기분이 영 안나서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너 왜 공부 안하고 이제와?"어머니의 목소리가 따갑게 귀를 울린다. "오늘 문돌이가 나 가르치려 했다."

 

어머니는 그 말을 듣자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들어가 쉬라고 하셨고 나는 배게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울었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신볼매
개인게시판 꿀잼
2015-08-10 20:09:20
추천0
방가운얼굴
와ㅋㅋㅋㄱㅋㅋㅋㅋ
이과라기엔 필력이 너무 좋음!
잘 보고 갑니다ㅎㅎ
2015-09-07 01:27:11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0319 시 문학  
이별노래 - 정호승
조커
2021-10-03 0-0 326
10318 시 문학  
왕십리(往十里) - 김소월
크리스
2021-10-03 0-0 247
10317 시 문학  
완화삼(玩花衫) - 조지훈
크리스
2021-10-03 0-0 332
10316 시 문학  
와사등 - 김광균
크리스
2021-10-03 0-0 414
10315 시 문학  
이 가문 날에 비구름 - 김지하
조커
2021-10-02 0-0 233
10314 시 문학  
은수저 - 김광균
조커
2021-10-02 0-0 227
10313 시 문학  
윤사월(閏四月) - 박목월
조커
2021-10-02 0-0 207
10312 시 문학  
옹기전에서 - 정희성
크리스
2021-10-02 0-0 181
10311 시 문학  
옮겨 앉지 않는 새 - 이 탄
크리스
2021-10-02 0-0 231
10310 시 문학  
오후의 마천령(摩天嶺) - 박세영
크리스
2021-10-02 0-0 245
10309 시 문학  
유리창 1 - 정지용
조커
2021-09-26 1-0 402
10308 시 문학  
위독 - 이승훈
조커
2021-09-26 0-0 195
10307 시 문학  
월훈(月暈) - 박용래
조커
2021-09-26 0-0 251
10306 시 문학  
오줌싸개 지도 - 윤동주
크리스
2021-09-26 0-0 281
10305 시 문학  
오월 - 김영랑
크리스
2021-09-26 0-0 451
10304 시 문학  
오셔요 - 한용운
크리스
2021-09-26 0-0 223
10303 시 문학  
월명(月明) - 박제천
조커
2021-09-25 0-0 201
10302 시 문학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조커
2021-09-25 0-0 248
10301 시 문학  
운동(運動) - 이상
조커
2021-09-25 0-0 183
10300 시 문학  
오렌지 - 신동집
크리스
2021-09-25 0-0 248
10299 시 문학  
오랑캐꽃 - 이용악
크리스
2021-09-25 0-0 238
10298 시 문학  
오다 가다 - 김 억
크리스
2021-09-25 0-0 203
10297 시 문학  
오늘 하루 집에 있었다 - 김용택
크리스
2021-09-19 0-0 323
10296 시 문학  
오늘 밤 비 내리고 - 도종환
크리스
2021-09-19 0-0 280
10295 시 문학  
오감도(烏瞰圖) - 이 상
크리스
2021-09-19 0-0 307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