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松齋) - 백거이
非老亦非少 (비로역비소) 늙지도 어리지도 않아
年過三紀餘 (연과삼기여) 나이 삼십 넘었네
非賤亦非貴 (비천역비귀) 천하지도 귀하지도 않아
朝登一命初 (조등일명초) 조정에 등용되어 벼슬을 받았네
才小分易足 (재소분이족) 재능 적으니 분수에 만족하고
心寬體長舒 (심관체장서) 마음 넓으니 몸이 편안하네
充腸皆美食 (충장개미식) 배불리면 그것이 맛있는 음식이고
容膝卽安居 (용슬즉안거) 무릎 드리니 편안한 집이네
況此松齋下 (황차송재하) 더욱이 서재 송재에는
一琴數秩書 (일금수질서) 거문고와 몇 권의 책 있으니
書不求甚解 (서불구심해) 책을 깊게 읽으려 않고
琴聊以自娛 (금료이자오) 거문고는 적당히 타며 즐기네
夜直入君門 (야직입군문) 밤에는 대궐에 숙직도 하고
晩歸臥吾廬 (만귀와오려) 늦게 돌아와 오두막에서 자네
形骸委順動 (형해위순동) 몸은 순리에 따라 움직이고
方寸付空虛 (방촌부공허) 마음은 텅 비워 놓았네
持此將過日 (지차장과일) 내내 이렇게 살아가리라
自然多晏如 (자연다안여) 자연에 맡겨 편안하리라
昏昏復黙黙 (혼혼부묵묵) 차분하고도 말없이
非智亦非愚 (비지역비우) 지혜도 슬기도 가지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