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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꽃 보다 아름다워 - 1
위위윙 | L:15/A:189
54/70
LV3 | Exp.77%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3-1 | 조회 1,679 | 작성일 2015-04-14 0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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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꽃 보다 아름다워 - 1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 문을 활짝 열어놓은 우리 꽃 가게 밖에서는 잊을만 하면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의 물줄기처럼 잊을만하면 에리아가 손에 꽃 바구니를 들고서 모르는 남자와 함께 순정 만화 주인공들 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걸 볼 수 있었는데 그게 마침 오늘인 모양이었다. 그들이 하하 호호 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가볍게 밟힌 지렁이처럼 몸에 경련이 올라오기 충분했지만 나는 재미없는 아침 연극 보러온 아줌마 마냥 무표정하게 의자에 앉아서 내다팔 장미를 한 송이 한 송이 손질하고 있는 중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밀가루처럼 고운 흰색 드레스위에 밝은 갈색실로 뜨게질한 가디건을 걸친 에리아가 금빛보다 더 화사한 머리카락을 귀 뒤로 살며시 넘기자 설탕처럼 때없는 흰 목덜미가 드러나고 턱선위로 이슬을 머금은 앵두 같이 붉은 입술과 오똑한 코, 청녹색의 눈동자와 살짝 내려간 눈꼬리는 갸날픔을 더해서 남자라면 내제되어있는 보호본능을 한껏 끌어올리게 만들었다.
 
 
 "잭슈어님 자주와 주시니 에리아는 기뻐요"
 
 
 천사 같은 모습으로 살랑살랑 눈웃음을 짓고 봄향기처럼 달콤하고 친근한 말을 사근사근 읊어 내니 꽃 바구니를 건내 받는 인간 남자의 입꼬리는 귀족의 자존심으로도 찍어누르지 못 하고 천국으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옆에 시종 쯤 되어보이는 하인은 주인이 짐을 드는 모습에도 먹이를 눈 앞에 둔 카멜레온 마냥 눈짓만 흘깃거리며 꼼짝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하니 아마도 에리아가 건내주는 꽃 바구니는 직접 받겠다는 언질을 받은 모양이었다.
 
자기 돈 주고 사는 꽃이지만 자신에게 에리아가 꽃을 내밀며 고백이라도 하는 상상의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있는건 아닐까?
 
 
 "가게가 언제나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하니 저도 그냥 지나칠수 없더군요 하하"
 
 
 "잭슈어님은 꽃을 정말 좋아하시네요"
 
 
 "길거리의 꽃들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인데, 최근에는 에리아 양이 가꾸는 아름다운 꽃들을 보게 되어 더욱더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그가 말한 대사에서 '꽃'이라는 단어를 '여자'라고 바꿔줘야 그의 이목구비에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말 할수 있을 정도로 그의 얼굴은 바람기가 가득했지만 에리아는 느긋하게 손을 움직여서 건내준 꽃 바구니 안에 어우려져있는 백합의 잎파리를 살짝 매만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꽃을 가꾸면 꽃도 그 마음을 알고서 애틋해지고 아름다워져요."
 
 
 잭슈어보다 키가작은 에리아가 살짝 허리를 숙여 꽃 바구니를 어루만지자 절묘한 각도에서 내려다보게된 잭슈어는 일순간 세상이 정지하는 느낌에 침을 꼴깍 삼켰고 나는 입술에 침도 바르지않고 기름처럼 술술 흘러내리는 말에 기가 막혀서 궁시렁 거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에리아야, 내가 너 일하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꽃을 가꾸니 꽃이 그 마음을 알고 애틋해지는 것 같구나"
 
 
 에리아 가게의 꽃들을 혼자 기른다는 듯이 표현하는 말을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그녀가 가꾸는 꽃들의 출처는, 그녀가 가게 2층 휴게실에서 데굴데굴 놀다가 적당히 사람이 많아질 시간대에 '유약한 여자가 열심히 일하는' 코스플레이 꽃으로써 그 숫자도 가게 밖에 진열 되어있는 많은 화분들 중에 '몇개의 화분'밖에 되질 않는것은 물론이요. 보는 사람 눈이 없어지면 평상시의 그녀를 보는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귀찮다는 표정으로 바뀌어서 적선하듯 물한번씩 던져준다.
 
 하지만 그 빛나는 외적인 모습에 낚인 생선같은 남자들은 무슨 근거로 우리 가게의 꽃들은 모두 에리아가 기른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는지 '여기 꽃들은 주인이 마음으로 길러서 그런지 모두 아름답군요'라는 말을 징그럽게 내밷는데 실질적으로 이 가게를 관리 하는 내 입장에선 소름 좌악 올라올 뿐더러 내가 기른거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도 끔찍하다.
 
 
 "에리아 양, 오늘 밤 저희 저택에서 열리는 연회에 참석해 주시겠습니까?"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한 잭슈어가 당당하게 말을 꺼내자 에리아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잭슈어님이 저 같은 평민을 존중해 주시는 것 만으로도 과분한 영광이에요. 하지만 이 이상으로 저 같은 평민이 잭슈어님의 연회에 참가한다면 가진것도 없고 못난 평민이 초대되었다고 잭슈어님의 명예에 누를 끼칠 일이 분명해요 감사하지만 그 마음만 받겠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른 가문과 연계해서 치러지는 행사가 아니라 저희 가문에서 열리는 연회이니 개인적인 친분으로 초대 되는 에리아 양이 명예 먹칠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잭슈어님의 친분으로 연회에 참석 할 수 있다면 영광이에요. 근데 잭슈어님의 은총으로 신데렐라 같이 짧은 시간 즐겁게 보낸다고 해도 저. 같.은 평.민.이 잭슈어님의 은총을 받아 연회를 즐겼다는 소문이 퍼진후에 무슨일이 일어난다면 전 그 일을 감당해낼 힘이 없어요. 아쉽지만 저는 가지 않.."
 
 
 "그, 그럼 그때를 대비해서 제 호휘들을 에리아 양에게 붙여두겠습니다."
 
 
 "..."
 
 
 "그래도 안심하지 못한다면 저의 가문의 사병을 동원해서 제 명예를 걸고 에리아 양을 지켜드리겠습니다."
 
 
 "..."
 
 
 본업에 충실한 에리아의 눈과 입술은 평범하게 보면 순도 높은 영업용 미소를 띄고 있어서 포근하고 친근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미소 속에는 백전불패의 여우급인 에리아가 '잭슈어'라는 복병에게 붙잡히는 통에 나에게 지원요청을 하고는 있는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휘~♪ 휘휘 호호호 휘휘 호호호"
 
 
 그 표정을 구분해 내는것은 암컷 병아리와 수컷 병아리를 구분해 내는 수준이라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에리아가 백전불패의 여우급이라면 내 스팩은 '영웅의 설명충 동료1'정도 되기 때문에 '분간 할 수 없는 에리아의 표정'을 알아 볼 수 있었지만, 보긴 봤지만 봤다고 도와준다는 말은 안했다.
 
 놀고 먹던 에리아를 내가 왜 도와줘? 모처럼 신바람이나서 느긋하게 장미를 포장하고 있자 생각없이 연 쨈통에 머리카락이 묻은것 마냥 짜증치가 올라 폭발할것 같은 표정의 에리아가, 가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잭슈어를 의식하고  태도만은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그맣게 입술을 달싹였다.
 
 
 [빨랑 와서 저 것좀 떨쳐내봐 저녁내내 파티에 같이 있을거 생각하면 토나온단 말이야]
 
 
 [내가 왜]
 
 
 [동생이 위기에 빠지면 도와줘야 하는게 이 세상 오빠들의 의무 아니야?]
 
 
 [옷빠는 소리하고있네, 남자라는 남자는 다 후려치면서 놀고먹으면 이렇게 되는 일도 자업자득이지]
 
 
 [실례네, 어디까지나 나는 순수한 사기꾼의 마음으로 남성 손님들의 기분을 업 시켜서 우리 가게 매출을 올릴수 있게 힘쓴거지, 남자들은 다른 의미는 파악하지 못할꺼라구]
 
 
 [너 방금한 말 여러군데가 이상한거 알고 있냐]
 
 
 [도.와.줄.꺼.지?]
 
 
 말 끝나기 무섭게, 얇은 오른손목을 이마에 대며 스르르 쓰러지는 모습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뭐라도 하고 쓰러지던가 해야지 수도꼭지에서 개구리 튀어나오듯한 황당한 행동으로 대책없이 뒷 전개를 나에게 떠맏기는 에리아는 연극 배우로는 수석이었지만 각본가로서는 지하로 끝도 없이 떨어질 낙제점 이었다. 하는 짓을 보면 의욕이라는 단어의 횃불을 호수로 쳐박아버리는 행동거지에 도와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는게 내 마음이지만 징징대는꼴 보기 싫어서라도 이번한번만 눈 딱 감고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어.이.쿠 에.리.아 무.리.하.지 말.아.야.지 괜.찮.니?"
 
 
 [제발!!]
 
 
 각목으로 만들어진 사람처럼 딱딱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조종당하는 인형처럼 내가 말을 걸자 에리아는 실눈을 뜨고 모기만한 소리로 화냈다. 내 행동을 보고 어색하다고 말하기 전에, 쓰러진 사람이 독사과먹은 백설공주마냥 다소곳히 두손모아 배에 살포시 모여있는 너도 웃기거든
 
 
 "에리아 양!"
 
 
 쓰러지는 모습에 손에든 바구니를 재빨리 하인에게 맡기고 가게안으로 뛰어오는 잭슈어의 표정은 쥐를 처음 본 코끼리처럼 몹시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에리아를 들쳐 업었는데 이 녀석 아예 작정을 했는지 힘이란 힘은 다 빼고 있어서 진짜로 기절한 사람 옮기는 것 마냥 무거워 죽겠다.
 
 
 "제 동생이 약해지는 병이 있어서 말입니다. 집에서 좀만 쉬면 괜찮아 질겁니다."
 
 
 항상 있는 일인것 처럼 태연하게 말하는 내 말투가 잭슈어에게는 어느정도 진정제로 작용이 된건지 잠자코 내 행동을 내버려 두었다. 어찌어찌 가게 2층 휴게실 침대로 옮겨서 이불까지 곤히 덮어줬는데 멀쩡한 사람가지고 무슨 쇼를 하는건지 모르겠네, 잠 자는듯 숨소리까지 고르게 색색 거리는게 연기라면 정말 소름돋을 정도의 연기력이고 진짜로 자는거면 소름돋을 정도로 때려주고 싶었다. 힘겹게 옮긴 내가 나무의자에 앉아 한숨을 돌리자 잭슈어는 노역장의 간부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추궁하려했다.
 
 
 "에리아 양이 도대체 무슨 병에 걸렸길래 이렇단 말인가!"
 
 
 글쎄 나도 알고 싶지만 정작 병을 만들어서 스스로 쓰러진 배우님이 아무말도 하지 않고 열연을 펼치고 있는덕에 프로 연기자를 모시고 있는 신인 작가가된 심정으로 배우의 성격과 작품의 특색에 맞게 내 나름대로의 질병를 창조해 내야했다.
 
 
 "어, 그게 심신 안정의 이유로 하루 24시간중 20시간을 방안에서 지내야 하는 병이지 말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방금 나리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오늘치 4시간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쇼크로 기력이 쇠한 모양인데 흔히 있는 일이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말입니다."
 
 
 "그런 증상의 병은 처음 듣는군 에리아 양이 걸린 병명이 뭔가?"
 
 
 내가 만들었지만 개복치가 죽는 101가지 이유중 하나같은 증상의 병을 잘도 속아넘어 가줘서 다행이다. 아니 혹시 나도 에리아 처럼 연기를 실감나게 잘해서 이 녀석이 속아넘어든건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도 연기에 재능이 있다는거고 그렇다면 나도 여자를 공략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는거 아니야 후흣 설레는 마음으로 약간의 오버 설정을 추가하고 그에 맞춰 배우도 놀랄만한 피지컬의 연기를 더했다.
 
 
 "'홈 스테이'라고 하는데 슬프게도 이대로 쇠약해 지다가 결국 죽..."
 
 
 "어째서 에리아 양에게 이런 병에 걸리게 된건가 그대가 에리아 양의 친오빠이면 당연히 에리아 양에게 걸릴 병을 막아야할 의무가 있는거 아닌가!!"
 
 
 너무 잘해도 문제인 모양이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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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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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7/A:482]
익스플
오 좋네요 ㅎ
2015-04-16 22:16:55
추천0
[L:15/A:189]
위위윙
감사합니다 ^^
2015-04-17 01:21:19
추천0
[L:35/A:321]
호프
묘사실력이 좋아보이세요 ~
2015-04-25 17:29:35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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