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합 웹소설 - 돼지인간(2)
“아!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세요!” 라는 말과 함께 종업원은 어디론가 뛰어 갔다.
종업원이 자리를 비운 지금 이곳에는 사장이라는 녀석과 몇몇 손님이 있을 뿐이다.
사장은 내가 그 이벤트를 성공 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으며 구경을 하던 다른 손님들 또한 자기들끼리 웅성거렸다.
그들이 뭐라고 지껄이는지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흠....... 집에서는 조금 먼 거리지만 맛은 괜찮았으니 자주 이용 해야겠어’ 라고 생각하며 나만의 애용 리스트에 이 음식점을 새겨 놓을 뿐.
찰칵!
몇 분 뒤에 다시 돌아온 종업원이 웃으면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는다.
아마 이것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던 것 같다. 그녀는 웃으면서 사진을 내 앞으로 들이밀었고 사진 속에는 나의 모습과 그 앞에 다 비어진 큰 그릇이 놓여 있었다.
“여기 사진 밑에 손님의 성함과 성공 날짜를 써주시면 됩니다!”
마치 본인이 이 이벤트를 성공한 것 마냥 종업원은 매우 들뜬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 네 그러죠.”
사진 아래에 내 이름을 적는다.
김 한 나
2010.05.23 이벤트 성공 ‘-‘v
나의 이벤트 성공을 기념함과 동시에 1년간의 식사 무료 쿠폰이 될 그 사진은 명예의 전당이라는 게시판에 붙여졌다. 다소 과장된 타이틀인 느낌이 있었지만 뭐 나쁘진 않았다.
나 말고도 대략 스무 명 정도 성공한 사람들의 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여성분이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정말 대단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자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손님같이 멋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네 그럴게요.......”
이쯤 되면 나도 조금 민망해지기 시작한다. 돼지같이 먹는 것이 그렇게 칭찬받을 일이라고는 생각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가게의 종업원은 참 말이 많은 여자다. 귀찮은 대화가 길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황급히 가게를 나서기로 했다.
“그럼 수업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그렇군요. 저희 가게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아 잘~먹었다!”
그렇게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내가 봐도 나의 식사량은 정말 대단하다. 기이할 정도이다.
‘돼지인간’ 이라는 단어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식성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