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S/F이지만 판타지가 아니다. ㅡ 알게이드 1화
AcceIerator | L:2/A:178
60/230
LV11 | Exp.2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3-0 | 조회 695 | 작성일 2012-10-03 00:47:10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S/F이지만 판타지가 아니다. ㅡ 알게이드 1화

잘써진것... 같네요..?

하지만 3시간 보다도 훨씬 넘게 걸렸다는게 흠이지만..

오히려 전 모든 스토리를 알고있으니 재밌는 걸까요.. 읽으면서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자화자찬? ㄷ)

그래서 하나 힌트를 드립니다.

아.. 이미 하나 드렸군요.

1.S/F물이지만 F는 아닙니다.(제복)

2.자주 언급하는 '위화감' 절대 가볍게 넘어가지 마세요 ^^

그리고 쪽지로 모든이야기를 예상해서 보내주신 분께~~~

추첨을 통해 선물(?) 드리겠습니다.

아니 없어요 사실. 그래도 보내주시면 감사하구요 ㅇㅅㅇ..

솔직히 어느 누구도 생각 못할 반전이라고 전 자신합니다 ㅇㅇ..

그럼 스타트!

 

 

 

 

 


1.앨리스.

 

 

 

 


고요하고 어두운 하늘에서 수직으로 하나의 빛이 떨어진다.

회오리 치는 빛의 무리.

그 기다란 빛의 기둥 속에서 한 소년이 천천히 내려온다.

무게감 없이 천천히, 하나의 깃털과도 같이 유유히 내려오는 하나의 실루엣.

그 실루엣이 점점 하강하면서 땅에 가까워지자, 밑에서 무언가가 받히고 있는 듯이 공중에서 멈추었다.

그것도 잠깐, 다시 천천히 하강하여 땅에 눕혀진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소년을 감싸던 회색의 빛의 기둥은 상공으로 나선으로 말려 올라가며 이내 공중에서 흔적도 없이 흩어져 나갔다.

ㅡ고요한 남색 하늘 아래 남겨진 하나의 소년은, 정신을 잃은 듯 조그마한 미동 조차 없었다.

 

*****

 

짹, 째짹.

참새의 우는 소리가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 고요한 산속을 울린다.

"으...으으..."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 소년.

오랫동안 미동조차도 없었던, 그 소년은 울려퍼지는 참새소리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으.. 아.. 머리야.."

살며시 눈을 뜬 소년은 머리가 아픈지 살짝 찡그린 얼굴로 한 손으로 자신의 관자머리를 지긋이 눌렀고, 또 다른 한손으로는 천천히 자신의 상체를 지탱하며 일으켜 세웠다.

흐릿흐릿한 시야속에서 머리를 좌우로 새차게 몇번 흔들어주는 소년.

그리고는 시야가 돌아온듯 주위를 천천히 둘러본다.

"여긴..."

본 적도 없는 엄청난 크기의 나무들과, 그 사이로 보이는 엄청난 절경의 풍경들에 당혹감에 휩싸인다.

그 당혹감 속에서 소년의 머리를 빠르게 지나간 하나의 사실.

그 순간, 소년은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숲을 가로질러 밝게 빛이 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제발ㅡ.. 제발ㅡ 제발,제발제발제발!'

간절히 외친다.

그리고ㅡ 그 외침속에서 자신을 둘러싸고있는 끝없이 이어진 커다란 나무들의 사이를 지나 탁 트인 밝은 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공간에 발을 들였다.

한순간 새하얗게 변해버린 소년의 시야.

하지만 이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소녀의 눈동자에 하나의 풍경이 눈에 들어 온다.

푸르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 아래, 넓게 펼쳐진 푸르른 초원.

현실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너무나도 넓게 펼쳐진 초원.

소년이 살던 곳에 있던 높은 빌딩도, 아스팔트로 깔린 길도, 자동차의 시끄러운 시동 소리도 없었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조용한, 넓은 초원이 있을 뿐.

소년이 원한 것.

스승님한테 조차도 배우지 않았던, 아니 오히려 다가가지도 못하게 했던 '태극훈열장만상공'을 사용하면서 까지 소년이 원했던 것.

그것은 이곳에 없었다.

분명 과거는 과거일 것이다.

현재에는ㅡ

이렇게 평화로운 공간은 이제 없으니까.

'실패 였어.'

마음속으로 내뱉는다.

'나의 의지는 이정도 밖에 안되는 거였겠지.'

쓴웃음이 얼굴에 서린다.

털석.

무릎을 꿇고 주저 앉으며 자신의 머리를 바닥에 모아진 두 팔의 사이에 박는다.

"흐..흐윽..흐으으아.. 으아아아아아아..!"

괴로워 하는 절망의 목소리가 고요하고도 조용한 하늘에 울려퍼진다.

그 시간, 소년의 속에 있던 모든 응어리는 녹아내렸다.

'포기'라는, 최악의 형태로.

그리고 마지막 모든 원념을 한 주먹에 모아, 그 모든 것을 땅으로 흡수시키려하듯, 모든힘을 담아 강하게 내려쳤다.

'쿠웅'

소년의 그 얇은 라인에서 나온 힘이라고는 도저히 생각 할 수 없는 강한 힘이 땅을 울렸다.

직경 5km 의 모든 나무들이 울부 짖었다.

ㅡ온갖가지 동물들의 울음소리.

모든 동물들이 소년을 중심으로 멀리 퍼져 나간다.

푸드드드드득.

작은 새들이 푸른 하늘로 도피했다.

요란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고요함.

그 속에서 소녀의 몸이 조금씩 일으켜진다.

'어차피.. 이미 알고 있었는걸... 1%의 벽을 뚫는다니.. 무리지.'

되찾은 냉정함 속에서 소년은 좌우로 고개를 내젓는다.

'그것보다 지금은, 이 곳이 어딘지 부터ㅡ'

ㅡ펄러억. 펄러억.

뒤 늦게 울려퍼지는 커다란 날갯소리에 소년의 목소리가 삼켜졌다.

'펄러억...?'

소년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커다란 날갯소리에 주위를 크게 비잉 둘러 보았다.

하지만 소년에 비치는 것중에 그런 소리를 낼만한것은 없었다.

'뭐지, 이 위화감은.'

그 순간, 소년이 앉아있는 절벽의 밑에서 수직으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생물체.

ㅡ거대한 새.

'아...아니야! 저건.. 드...드래곤?!'

그 거대한 물체는 수직으로 날아오르던 몸을 뒤로 한바퀴를 크게 돌리더니 소년의 앞에 얼굴을 맞추어 공중에서 멈추어 섰다.

ㅡ은색의 빛을 발하는 비늘.

ㅡ붉게 빛나는 두 개의 눈.

ㅡ그 사이에 날카롭게 튀어나온 거대한 뿔.

영락없는 드래곤의 모습이였다.

소년은 너무나도 놀라운 상황에 정지된 사고 속에서 그저 입을 위 아래로 빠르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런 소년을 두눈으로 무섭게 바라보는 드래곤의 다물어진 기다란 입속에서 하나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고, 높으면서도 낮은 듯한, 이질적인 목소리.

그 목소리에, 소년의 사고가 조금씩 돌아온다.

'드...드래곤이 말을 해?!'

경악하는 소년.

그러나, 배려없는 드래곤은 그럴 시간을 소년에게 주지 않았다.

다시 깊게 울려퍼지는 목소리.

그렇지만서도, 소년은 너무나도 이질적인 그 목소리에 두려움보다 오히려 정겨움이 느꼈다.

마치 어려서부터 읽어온 수 많은 판타지 소설 같이.

게다가 소설과는 조금은 다르게 드래곤이라는 괴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괴물 답지 않은 침착함과 고요함이 느껴지는 붉게 빛나는 두 눈에 안도감을 느끼는 소년이였다.

하지만 느껴지는 안도감에도, 소년이 살던세계의 언어가 아니면, 소년이 알아들을리 만무했다.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드래곤의 두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ㅡ

다시 울려퍼지는, 그러나 한층 높아진 톤의 목소리가 강하게 소년의 피부를 때린다.

전율하는 소년의 몸.

'화...화났나...?'

그렇게 생각하며 눈치를 살피려 다시 드래곤의 두 눈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려는 순간ㅡ

ㅡ드래곤의 눈 주위를 뒤덮은 은색의 비늘이 구겨지며 위로 올라간다.

'화..화났다!!!!!'

소년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드래곤에게 등을 보이며 눈앞에 보이는 빽빽히 모인, 거대한 나무들을 향해 자리를 박찼다.

'이..이럴땐 써도 스승님한테 안혼날꺼야아!'

갑자기 소년의 발쪽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그와 동시에 땅을 밟고 띄어진 뒷발이, 부스터를 단 듯, 앞으로 빠르게ㅡ

가려 했지만ㅡ

소년은 바로 옆에서 지나간 '그것'을 보고, 달리기를 멈추었다.

천천히 돌아가는 고개.

ㅡ두발 째.

소년의 눈동자에 은빛의 드래곤의 크게 벌려진 입 안에 모이는 수수께끼의 붉은 집합체가 비추어 졌다.

점점 푸른색으로 변질해 가는 소년의 얼굴.

그리고ㅡ 무자비하게도 그 붉은 집합체는 소년을 향해 쏘아졌다.

"으아아아아악"

왼쪽으로 뛰어든 소년은, 간발의 차로 드래곤의 입에서 뿜어나오는 수수께끼의 집합체를 피했다.

푸쉬익ㅡ 거리며 탄 냄새가 나는 구두의 밑판.

소년의 얼굴은 더더욱 새파래 진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 도망치려했지만ㅡ

이미 두 발째로 불바다가 되어버린 울창한 숲이 소년의 눈에 들어왔다.

'그럼 반대쪽으로 라도..!'

쿠웅

불바다가 된 곳과 반대 방향으로, 한 발짝 내딛으려 하는 순간, 소녀의 앞에, 위에서부터 내려앉는 거대한 물체.

순식간에 주위가 어두운 그림자에 침식되어 갔다.

ㅡ은색 비늘의 드래곤.

다시 마주쳐지는 붉은 눈과 소년의 칠흑색의 눈.

그리고ㅡ 다시 울려 퍼지는 드래곤의 목소리.

소년은 조금 전과는 다른 위압감에 뒷 걸음질을 친다.

'이 생물체에도 통할까..?'

갑자기 드는 하나의 의문.

그런 소년의 의문이 드래곤에게 들렸는지, 더욱 높은 목소리로 드래곤은 울부 짖었다.

그 반응에, 소년은 자신의 의문을 곧바로 부정하고는 하나 밖에 남지않은 도피로로 향해 발을 움직였다.

'확실치도 않은데 해봤다가 안돼면 죽는거아냐!'

이번엔 수수께끼 집합체가 아닌, 물어서 죽일 생각인지, 날개를 펄럭이며 소년의 뒤를 바짝 따라오는 드래곤.

소년도 그에 지지않는 스피드로, 아까와 같이 두 발에 아지랑이를 피우며 빠른 속도로 드래곤으로 부터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초ㅡ

겨우 몇초 만에 되돌아온 절벽.

그 앞에 멈춰 설수 밖에없었다.

'... 어쩌냐 이걸...'

소년의 뒤에는 은빛깔의 드래곤이 뜨거운 콧김을 뿜으며 소년을 무섭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공공상도'로...는 절대 안돼. 이 높이는 무리!'

고개를 좌우로 젓는 소년의 눈에 조그마한 눈물이 맺힌다.

그리고 그 소년을, 마치 비웃듯이 드래곤은 기다란 입의 꼬리를 살짝 들어올린다.

'그...그래도 먹히는 것보단..!!'

그대로 절벽을 향해 뛰어내린 소년.

그 높이는 소년이 살던 왠만히 높은 빌딩보다 높아보였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악!!!"

강한 바람의 저항과, 자신을 지상으로 끌어 당기는 악마의 힘에,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감을 느끼는 소년이였다.

'나...이대로 죽는건가...?'

하지만, 그 혼미해지는 의식속에서 보였던 넓고 넓은 초원들은 부자연스럽게 끊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더니, 다시 푸른빛으로 바뀌어 소년의 가느다랗게 떠진 눈 속에 비추어졌다.

투우우우우웅...

쏴아아아아..

푸른빛에 싸인 공간에 울려 퍼지는 물소리.

그러나, 소년에게는 그저 고요함 만이 남았다.

ㅡ피부를 건드리는 기분 좋은 차가움.

ㅡ포근하게 느껴지는 굴절되어 들어오는 햇살.

'...여기는... 물속...?'

높은곳에서 물속으로 처 박혀진 소년은 그대로 가운데 우뚝 서있는 절벽을 감싸는 호수의 밑바닥으로 떨어졌다.

점점 사라지는 중력이라는 악마의 힘ㅡ

그대신 기분좋은 부유감이 소년의 몸을 감쌌다.

차가운 물로 인해 조금 맑아진 정신 속에서 소년은 하나의 커다란 비석을 눈에 담았다.

'수상견명'

마음속으로 조그맣게 외치며, 두 손을 들어 자신의 관자머리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준다.

물로 인해 흐릿했던 소년의 시야가 마치 물안경을 낀 것같이 맑아졌다.

소년은 입에서 공기를 조금씩 빼내며 커다란 비석을 향해 더 안쪽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자신보다 5배나 큰 비석을 앞에두고 소년은 호수의 바닥을 밟는다.

그 커다란 비석에는 알수없는 언어들이, 그것도 모양을 보니 10개가 넘는, 서로 다른 언어들로 빽빽히 체워져 있었다.

소년은 무슨수를 써도 자신은 읽지 못한 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고개를 돌리ㅡ

려다, 자신의 눈에 포착된 익숙한 모양의 언어에 두는을 크게 뜨는 소년.

이끼에 가려져 확실하진 않지만 문뜩 스쳐지나가는 위화감에 서둘러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이끼 때문에 안보이잖아..'

살짝 찡그린 얼굴로 자유로운 두 손을 움직여 이끼를 긁어낸다.

하지만, 긁어내면 긁어낼수록, 주위의 물을 빨아드리며 더 더욱 커져가는 이끼.

결국엔 비석의 하단을 전부 덮어 버렸다.

ㅡ웃는다.

소년은 웃었다.

이마에 피어오르는 빠직 모양의 아지랑이.

하지만 눈은, 무섭게 이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년의 눈에 포착되는 또 하나의 진기한 물체.

ㅡ검.

비석의 앞에 더러워진 천으로 가리워진 하나의 장검.

눈을 반짝이며 그 검에 향해 손을 뻗는다.

소년은 살짝 긴듯한 검을 들고 이리저리 훑어 본 후, 검을 감싸던 더러운 천을 벗겨 내더니, 소년의 키의 4분의 3이나 되는 장검의 손잡이를 두손으로 고쳐잡아본다.

장검이라는 카테고리에 비해 얇은 너비, 우아함을 자아내는 날의 곡선, 그리고 손잡이와 날의 경계부분에 새겨진 하얀 장미꽃이 인상적이다.

'카타나 밖에 써보지 못했지만... 다르지 않겠지..?'

소년은 고쳐잡은 장검을 수직으로 들어올리더니 손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품은체 이끼를 향해 그대로 내리치려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울리는 검의 동체 때문에, 살짝 빗나가 비석을ㅡ

부쉈다.

'아..아아아아?!'

물속에서 입을 벌리며 모든 공기를 폐 밖으로 쏟아내는 드문 광경.

비석은 밑동은, 이끼와 함께 거하게 부숴지며 떨어졌다.

하지만, 하나의 의문을 품는다.

'안돼....!...? 그런데... 뭣 때문에 내가...?'

소년은 목적을 잊어 버린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자신의 손 안에 있는 비석에 박힌 검을 내려다 보았다.

'뭐 어때, 좋은 검도 얻었고~♪'

이내 밝은 웃음으로 의문을 지우고는 검을 빼내려ㅡ 한 순간, 검과 비석이 붉은 빛을 발하며 강하게 진동했다.

그와 동시에 비석에 그려진 모든 문자들이 하얀 빛을 내뿜으며 강하게 반짝이더니, 비석에 박힌 부분을 타고, 소년의 손에 쥐어진 검으로 흡수 되어갔다.

빛을 발하는 글자들을 흡수할수록 점점 흰 빛을 발하는 검 속에서, 다시 위화감을 느끼는 소년.

모든 글자를 흡수한 검은 어두운 호수의 밑바닥을 밝힐 정도로 밝았다.

꿈틀

'어..?'

조금씩 움직이는 검을 감싸던 하얀 빛의 무리.

그리고 점점 커지면서 하나의 실루엣을 만들어 냈다.

'사...사람?!'

단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마네킹의 실루엣이던 빛의 무리는, 점점 모양이 변해가더니, 한 여성의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기에 차마 반응하지 못했던 소년은, 놀란 나머지 그대로 손을 장검에서 떼어냈지만ㅡ

그 장검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듯, 검 신을 밑으로, 손잡이를 위로 하여 수직으로 떠있었다.

그 여성의 실루엣은 점점, 색을 더하며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 내었다.

ㅡ느껴지는 또 하나의 위화감.

하지만 이번에도 가볍게 떨쳐내고는 자신의 앞에서 창조되는 아름다운 여성을 멍하니 바라본다.

소년은 벌려진 입에서 빠져나가는 공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져 멍하니 올려다볼 뿐이였다.

허리까지 오는 강렬한 붉은 머리카락, 찬란한 빛속에서도 뒤지지 않는 뽀얀 피부,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으며 빛을 발하는 실루엣.

소년의 앞에서 순식간에 '창조'된 이 소녀는, 굳게 감긴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했다.

서로를 서로의 눈동자에 담는다.

ㅡ빨려들어가듯.

ㅡ강력하게 느껴지는 서로간의 인력.

어느새 소년의 발은 한발짝 내딛어 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기다란 장검의 위에 홀로그램 같이 나타난 소녀는 천천히 앞으로 하강해갔다.

뻗어진 소녀의 손ㅡ

ㅡ그것을 붙잡는 소년의 손.

그 순간, 기계와도 같은 느낌의 표정을 얼굴에 담은 소녀는, 굳게 닫힌 입을 열었다.

[이 앨리스와 계약하시겠습니까.]

기계같이 차가운 목소리.

하지만 그것은, 강인하게 불타오르는 붉은 눈동자에 스며들어간다.

그 모습에, 소년은 놀라는 것도 잊은 채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이 시간 부로. 앨리스는 ----님의 소유물이 되었습니다.]

다시 울려 퍼지는 기계와도 같은 차가운 목소리.

그리고 그것과 함께, 붉은 소녀ㅡ 앨리스는 붉은 빛을 발하며 소년의 몸에 스며 들어가듯, 동화된다.

"으으으으으으윽...!!"

조금씩 뜨거워지며 빛을 발하는 소년의 몸.

그런 소년의 왼손에 더욱 강한 붉은 빛이 난다.

장미의 모습과 흡사한, 그러면서도 소녀의 붉게 타오르는 강렬한 빛이 서려 있는, 그 인장이 소년의 손등을 덮었다.

소년은 그 빛과 함께 느껴지는 타오르는 듯한 아픔에 몸속에서 공기를 토해 낸다.

'이..이게 무슨..!'

소년의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의 목소리.

[앨리스. 데..터 접... 완료.]

다시 느껴지는 위화감.

하지만ㅡ 그것도, 흐려지는 의식과 함께 사라져 간다.

 

.
.
.
.
.
.
.
.
.
.
.
.
.
.
.

 

 

 

 

 

 

개추
|
추천
3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L:5/A:45]
아르크
장르 혼합인가요? 이런 류는 오랜만에 보는것같아 신선하네요 ㅋ
2012-10-03 00:58:24
추천0
[L:2/A:178]
AcceIerator
혼합이라면 혼합이라고도 할수있겠군요..
아 잘못적은게 있습니다.
판타지는 맞습니다만..
본질 자체가 다릅니다 .. 바탕이랄까 ㅎ.. 저의 필력만 따라준다면 좋은 작품이 될꺼같네요.
부디 충고를!
2012-10-03 01:08:16
추천0
[L:20/A:169]
KirigayaKazto
오오오옷
드래곤입니까! 에르곤이 생각이 나네요.
읽는데 라노벨읽는듯한 느낌이 물씬.. 필력이 점점 좋아지시는것 같아요 ㄷㄷ
2012-10-03 16:05:53
추천0
[L:2/A:178]
AcceIerator
캄...캄사합니다!
그보다 재미있어야할텐데 ㅠㅠ
2012-10-03 16:13:00
추천0
KlRITO
무진장 재밌네요.
앨리스란 이름도 맘에들고!
그런데 소년의 이름이 자꾸 안나오는데..?
무튼 재밌게 읽었어요!
묘사가 정말 깔끔하고 생생해요!
2012-10-03 16:18:54
추천0
[L:2/A:178]
AcceIerator
소년의 이름이 안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_+~!
재밌다니 ㅠㅠ 감사합니다 !!
2012-10-03 16:47:10
추천0
[L:23/A:416]
종이
짤브다ㅜ 그래도 재밌으니까 추천ㅋ
2012-10-04 18:42:29
추천0
[L:2/A:178]
AcceIerator
짤븐가요?? 추..추천이라니!! 감사하오외다!
2012-10-04 19:16:38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0219 시 문학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조커
2021-08-25 0-0 228
10218 시 문학  
상리과원 - 서정주
조커
2021-08-24 0-0 343
10217 시 문학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 - 황동규
조커
2021-08-24 0-0 269
10216 시 문학  
살구꽃 핀 마을 - 이호우
조커
2021-08-24 0-0 248
10215 시 문학  
산 1번지 - 신경림
조커
2021-08-23 0-0 336
10214 시 문학  
산유화 - 김소월
조커
2021-08-23 0-0 297
10213 시 문학  
산에 언덕에 - 신동엽
조커
2021-08-23 0-0 278
10212 시 문학  
산에 대하여 - 신경림
조커
2021-08-22 0-0 247
10211 시 문학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수권
조커
2021-08-22 0-0 226
10210 시 문학  
삭주 구성 - 김소월
조커
2021-08-22 0-0 262
10209 시 문학  
어느 것이 참이냐 - 한용운
크리스
2021-08-22 0-0 279
10208 시 문학  
앵두꽃이 피면 - 곽재구
크리스
2021-08-22 0-0 264
10207 시 문학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크리스
2021-08-22 0-0 458
10206 시 문학  
사향(思鄕) - 김상옥
조커
2021-08-21 0-0 213
10205 시 문학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재구
조커
2021-08-21 0-0 167
10204 시 문학  
사월 - 김현승
조커
2021-08-21 0-0 182
10203 시 문학  
아침 이미지 - 박남수
크리스
2021-08-21 0-0 228
10202 시 문학  
아직도 - 박노해
크리스
2021-08-21 0-0 183
10201 시 문학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신석정
크리스
2021-08-21 0-0 389
10200 시 문학  
사슴 - 노천명
조커
2021-08-20 0-0 241
10199 시 문학  
사물의 꿈1 - 정현종
조커
2021-08-20 0-0 186
10198 시 문학  
사리(舍利) - 유안진
조커
2021-08-20 0-0 219
10197 시 문학  
사령(死靈) - 김수영
조커
2021-08-19 0-0 180
10196 시 문학  
뿌리에게 - 나희덕
조커
2021-08-19 0-0 198
10195 시 문학  
비에 대하여 - 신경림
조커
2021-08-19 0-0 184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