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허망한 첫사랑은 진실게임 때문에 망함
아까 진실게임 연장선인데
일본 있을 때 살던 집 근처 애들하고 친하게 지냈는데 걔들 중에 여자애 한 명이 있었음 성씨 이니셜에 따라 H라 하겠음
머리도 좋았고, 일본인 치고 영어도 잘했고, 성격도 좋고, 운동도 평타 이상이라 싫어하는 사람 아무도 없었는데 동네 라인 잘 타서 저는 걔들 그룹에 껴서 놀았고, 저도 외국인 특수 덕분에 관심 많이 받음
진실은 저 멀리이긴 한데 유독 둘이 잘 놀았고 얼레리꼴레리 놀림도 많이 받음
초5 때 임간학교(대충 캠핑이라 생각하면 됨)가서 반 애들이랑 진실게임하는데 N이 저보고, 너 H좋아하냐 라고 물어서 좋아한다 어쩔래라고 답하니까 그게 다음날 소문 쫙 퍼지고 서먹서먹해짐 시발놈들 진짜...
그리고 그 서먹한 상태가 제가 귀국할 때까지 이어지고 5학년 종업식 때까지 좋아한다는 소리 못해 보고 마지막으로 한 소리가 아마 "(집에)잘가라"일거임
당연히 저 시대니까 국제 연락 수단이라고는 편지 밖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김
아마 이 시대에 SNS나 메신저 시스템이 있었더라면 연락이 끊이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함
시간이 한참 지나서 군대 전역하고 일본에서 만악의 근원인 N이랑 같이 식사한 적 있는데 그 때 얘기 꺼내다가 문뜩 H가 생각나서 걔 소식 아냐고 물어봤는데 N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기도 잘 모르는데 고등학생 때 도쿄인가 요코하마였나 거기로 이사가고 거기서 친구 잘못 사귀어서 그 머리 좋던 애가 인생 망했다는 소문은 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정확한 사실인지는 모른다고 함
N이 정확히 아는 애 있으면 물어봐줄까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게 사실이면 그 때 그 시절 순수했던 H의 모습과 전혀 다르게 변한 모습과, 그 추억들이 변질될 것 같아서 첫사랑은 그저 첫사랑으로 남기기로 하고 그 후 소식은 전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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