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님의 열두번째 이야기 2 (사진 주의)
상준이가 알겠다는 듯 내뱉더군요.
"저기. 흔들리는 거 뭐야?"
"내가 아노."
저 또한, 무언가가 빠르게 이어서 좌우로 왕복하는 것을 보았죠.
어느새, 밥은 모두 먹고 식판을 가져가야하는데.
이 매점 아줌마는 뭘 하는지 도데체가 불이 다시 들어오질 않더군요.
상준이가 어느새 경비에게 건의를 하고 나왔는데. 경비 말이
"아 - 저거 고쳐도 소용없어. 자주 정전되니께. 그냥 상관하지 말고 할일 혀"
라는 겁니다. 나 참..
"어쩔 수 없네."
제가 말했습니다.
"그냥 가자"
또다시 제가 제의했지요.
"너는 눈이 장식이가?"
친구 놈이 절 다그치더군요.
"그렇다고 여기서 뭐하게?"
"……."
침묵. 이후
"터벅 - 터벅"
하고 친구 놈이 앞장서 계단을 내려가더군요.
곧, 매점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문 가까이 왔을 때 친구 놈이 말했습니다.
"식판만 두고 나오는 기다."
아이들 모두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거렸고,
잠시 후. 달려가듯 친구 놈이 매점 안으로 들어가고. 그 뒤를 빠르게 쫓아갔습니다.
"탕 -"
하고 던지듯 주문 대에 식판을 내려놓고 빠르게, 뒤로돌아 출입문을 향해 나갈 때.
"쿵 - "
하고 무언가 강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뭐야."
준호가 달리다말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더군요.
"아 ! - 빨리나와 !"
라고 제가 다그쳤고. 그제야 준호가 걸어서 출입문 쪽으로 걸어오더군요.
그때였습니다.
"위 - 이 - 잉"
하고, 자동 유리문이 닫히더군요.
매점의 문은 이중적으로 되어있습니다.
한개는 안쪽의 유리자동문과, 한개는 맨 밖에서 닫는. 철문으로 돼 있지요.
저희는 철문이 열리고 유리 막을 경계로 준호와 마주보고 서있는데.
또다시.
"쿵 -"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되는지, 준호는 열고 싶어서 유리를 계속해서 주먹으로 쳐댔고.
저희도 열기위해 애를썻지만. 이게 꿈쩍을 하질 않더군요.
잠시 후,
"어 - 거기 학생 !"
하고 반갑게도 1층으로 올라가는 지하계단에 경비아저씨가 내려오더군요.
"예비 형광등 켰어 !"
하고. 다시금 계단을 올라가시더군요.
"경비 아저씨! 여기 친구가 갇혔어요!"
라고 소리를 질렀건만. 경비아저씨는 들리지 않는 듯. 유유히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시더군요.
그때 - 빠르게 머릿속을 스치는 한 단어.
"예비 형광등"
"불 켜졌다."
친구 놈이 씁쓸하게 말하더군요.
곧, 유리 경계. 아니, 준호의 뒤에 흔들리는 것의 정체가 나타났습니다.
빠르게. 좌우로 흔들리는. 이루,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행동.
공중에.물체가.
아니.사람이.
아니.귀신이.
무언가에.매달려.
줄에.매달려.
끝까지.
좌우 천장에.
부딪혀.
다시금.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것에. 황당해서인지.
두려워서인지. 말을 하지 못하고 준호와 눈을 마주친 뒤.
그저.
"털썩"
하고.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쿵 -"
"쿵 -"
"쿠웅.―"
소리의 낌새가 달라지더군요.
"……."
말없이 제 어깨를 잡아주던 상준이가, 급하게 간식실로 달려가 사람을 부르려했습니다만,
"없어."
"아무도 없다고!!"
라고. 불 꺼진 간식실 입구에서 저희를 보며 소리치고. 복도에 울려 퍼지는 부르짖음.
"저거. 움직인다."
하고 친구 놈이.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
"……."
말없이 저희와 마주보고 있던 준호가. 결국.
뒤로
돌아버렸습니다.
"으 - 아아아아아아악 !!!"
미친 듯이 소리치며 유리문을 긁어대던 준호가 쓰러져 뒤로 기어가듯. 유리에 계속해서 박치기 하더군요.
그것은.
이후. 슬며시, 흔들림을 멈추고.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더군요.
"안 된다.."
친구 놈이 어이없게 쳐다보며 멍하니 말했습니다.
"불. 불이 켜져야 한다 아이가.."
친구 놈이 이리 당황하고 아무 짓도 하지 못했던 건 처음인지라. 저 또한 당황할수밖에없었죠.
무턱대고 생각나는 대로,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를 준호 뒤쪽으로 비추자.
그것이 멈칫 하듯, 잠시 움직이지 않더군요.
그때였습니다.
아주. 정말 감사하게, 유리문이
"위 - 이 - 잉"
하고 열리더군요.
말 할꺼없이. 준호, 저 , 친구 놈 , 상준이 또한.
문 열리는 순간. 소리를 지르며 출입 문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이후.
차가운 밤공기에 안정감을 되찾은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열람실에 가서, 가방을 꾸리는데.
문득 주의의 정적이 소름을 돋우더군요.
어느새 시간은 2 : 00(am).
널찍한 열람실에. 저희만이 열람실 중간에 서 있다는 것이. 멋모를 느낌의 공포감을 주더군요.
"가자."
상준이가 말했고. 눈물로 범벅된 준호도 얼굴을 닦으며. 가방을 싸매고 도서관을 나왔습니다.
싫지만, 도서관의 출입문으로 내려가야 하기에. 계단을 밟았고. 어김없이 매점의 철장창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불은 들어와 있지 않더군요.
그렇게, 친구들과 말없이 도서관을 나오는 때.
친구들이 보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보았습니다.
그저.
하염없이.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하게.
흔들리고 있는.
그. 물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