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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txt
경단먹을래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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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510 | 작성일 2016-02-22 00: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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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txt

 "오, 이거 네가 쓴거야?"

"예. 제가 쓴거에요."

 

사이타마는 소년이 쓴 시를 읽고 그답지 않게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반색했다. 인간성을 잃어가던 사이타마에게 '동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의 시는 어둠 속에서 밝혀진 촛불빛처럼 은은하게 그의 마음을 덥히워준 고마운 것이었다.

 

"멋있네~ 시라는거 한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너 생각보다 감수성이 엄청나구나?"

"예... 뭐... 하핫."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짧게 자른 머리를 긁적이던 동주는 사이타마를 바라보며 밝은 눈망울을 깜빡였다.

 

"그런데 한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뭔데?"

"그... 옷차림. 요즘 유행하는 옷인지 궁금합니다."

"......"

 

노란색 쫄쫄이에 하얀 망토, 게다가 빨간색 장갑과 부츠까지. 모든 것이 흑백으로 물들여진 어둠과 전란의 시대에서 사이타마의 복장은 마치 글 속에서 툭 튀어나온 것처럼 별나고 괴상망측하기 그지없었으니까. 그것은 예의 바르고 조심성 많은 동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동주의 예상치못한 질문에 잠시 빛나는 대머리를 긁적인 사이타마는 '하하' 하고 작게 웃으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나는 취미로 히어로를 하는 사람이야. 이 옷은 내가 입는 수트고."

"...취미로... 히어...로요? 히어로가, '영웅'이라는 영어단어 아닌가요?"

"맞아."

 

그답게 짧고 간결한 단답으로 마무리 지은 사이타마가 뒤로 숨가쁘게 달려가는 순사들을 짙게 물들여진 눈동자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 계속 시 쓰고 싶은 거지?"

"네? 갑자기 무슨..."

"자기만족. 내가 하는 일이 날 만족시킨다면, 어떠한 것도 날 방해할 수 없는거잖아."

 

동주는 정의감을 넘어선 초월적인 무엇인가로 빛나는 사이타마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목울대를 출렁였다. 별 볼일 없어보이는 대머리 청년에게, 이렇게 끌려도 되는 것일까? 숱한 의문이 동주의 머릿속을 가득 메워나갔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깨달을 수 있었다.

 

"제가 계속 시를 쓸 수 있게... 도와주실건가요?"

 

동주의 질문에 대답 대신 뒤돌아 가게 안을 걸어나가는 사이타마. 거짓말처럼 인파 속으로 홀연히 사라져 버린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동주에게, 그의 고종사촌인 '몽규'가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너 뭐하네? 왜 그리 허공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어?"

"몽규야."

"왜?"

 

동주는 고개를 돌려 몽규와 담담히 눈을 맞추었다. 몽규는 그 담담한 눈망울 너머로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결연한 의지를, 동주가 품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몽규는 동주의 말을 듣고 깨닫게 됐다.

 

"시는... 틀리지 않았어."

 

 

바로 그 날 밤. 일제는 갑자기 왕성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한의 공격으로 수도의 절반 이상이 파괴 되었고, '취미로 히어로를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칭하는 정체불명의 괴인의 요구에 따라 모든 제국주의적 침략 행위를 접고 평화시대를 열겠다는 성명을 전세계에 발표했다. 마침내 촛불이 환한 햇빛이 되는 순간이었다.

 

 

 

*

 

 

"선생님. 뭐 찾으시는 책이라도 있으신겁니까? 갑자기 서점에는 왜..."

"좀 찾을 시집이 있어서."

"...시집...이요?"

"응... 여기엔 없는 것 같네."

 

 

 

----

 

 

 

영화 '동주' 예고편 보고 삘받아서 썼다. 윤동주 시인의 시가 넘넘 예쁘고 아름답고 마음을 울려서 그의 시가 좀 더 세상 밖으로 나왔더라면... 하고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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